도시와 호수를 한눈에 즐기는 고성에서 산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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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가족여행 도시와 호수를 한눈에 즐기는 고성에서 산책을 유철상의 가족여행…<116>스위스 ⑳툰, 오버호펜, 휘네크 성

기사입력2018-01-05 11:14

유철상 객원 기자 (poetry77@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모라 호숫가에 자리잡은 중세풍의 마을 무어텐/모라(Murten/Morat)는 독일어권과 프랑스어권의 경계선 상에 있다. 이 때문에 시내 쪽은 독일어권, 호수 서쪽은 프랑스어권으로 나뉘는 독특한 풍경이 연출된다.

이곳은 스위스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숨은 명소로, 진정한 스위스의 여유를 맛볼 수 있다. 베른과 마찬가지로 체링엔 가문이 세운 마을이라 그 구조가 베른과 많이 닮아 있다. 그런 이유로 ‘작은 베른’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아담한 마을의 석조 아케이드에 늘어선 상점들을 구경하며 산책을 즐기기에 최고다.

인터라켄의 서쪽, 툰 호수의 최서단에 위치하는 호반의 도시 툰 역시 베른과 마찬가지로 체링엔 가문이 세운 아름다운 중세 도시다. 구시가지의 거리에는 중세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상하 2단으로 된 길이 보존돼 있다.

툰 성(Schloss Thun)에 오르면, 도시와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사진=스위스관광청>

툰은 유명인사들이 사랑했던 호반의 피서지로, 브람스는 이곳에서 자주 산책을 즐겼고 파울 클레는 니센 산 등을 자주 찾았다. 호반에는 언덕 위 툰 성을 비롯해 여러 고성들이 흩어져 있어, 호수에서 크루즈를 즐기면서 유명한 성을 둘러볼 수 있다.

툰 성(Schloss Thun)에 오르면, 도시와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베른을 건설한 체링엔 공이 12세기 말 성새로 지은 성이라고 한다. 호숫가에 자리한 고성인 오버호펜 성(Schloss Oberhofen)의 경우 탑은 12세기경 제작됐으며 15세기 들어 거기에 작은 교회와 주거용 성이 추가로 지어졌다.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가 반영된 건물과 실내 장식 등은 그 가치가 대단하다. 휘네크 성(Schloss Hunegg)은 19세기에 프러시아 남작의 저택으로 지어졌는데, 네오 르네상스와 아르누보 양식의 실내 장식이 아름답다.

베른 동쪽에 펼쳐진 구릉지대이며, 스위스를 대표하는 ‘구멍 난 치즈’의 고장으로 유명한 에멘탈(Emmental)은 베른에서 기차와 버스로 약 1시간50분 거리에 있지만, 빼놓을 수 없는 곳. 커다란 지붕,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된 작은 창 등 에멘탈 특유의 농가 건축물이 인상적이다.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등 베르너 알프스의 산들이 늘어서 있다.[유철상 상상출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