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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판매업자, 소비자피해 예방의무 부담해야

중개업자 책임범위 과도해, 중개업이 사라질 것이란 반론도 있어 

기사입력2019-01-23 16:34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과 한국소비자연맹은 23일 ‘진화를 거듭하는 전자상거래, 관건은 소비자 보호 강화’ 토론회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2002년 전자상거래법 제정 이래 17차례 개정을 거쳤지만, 변화하는 전자상거래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소비자보호 강화라는 입법취지에 맞춰 전부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뒤따른다. 전부개정안 내용을 둘러싸고 전자상거래 사업자 범위와 책임·의무에 대한 견해가 대립된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과 한국소비자연맹이 23일 개최한 ‘진화를 거듭하는 전자상거래, 관건은 소비자보호 강화’ 토론회에서 전재수 의원은 “전자상거래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팽창했고 PC·스마트폰을 통한 온라인쇼핑은 주요 소비형태의 하나로 자리잡았지만, 현행 전자상거래법은 2000년대 초 카탈로그·우편 등 전통적 통신판매 개념을 위주로 한 체계 그대로”라며 “오픈마켓을 위시해 다양한 유형의 온라인플랫폼 기반 거래가 속속 등장하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던 통신판매중개자 관련 문제에 대해 현행법이 그 한계를 뚜렷하게 보여줘, 사업자간 혼란과 소비자피해만 날로 가중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전재수 의원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 발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7년 91조3000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사상 최초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온라인쇼핑 비중 역시 2017년 20.7%에서 지난해 11월기준 26%까지 확대됐다. 이처럼 변화된 21세기 전자상거래시장의 현실을 담아내기에 현행 전자상거래법은 한계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전 의원은 지난해 11월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은 전자상거래 사업자에 대한 규제체계를 정비하는 내용을 담았다. 개정안에 따르면 전자적 방식으로 사업자의 상품정보 제공과 소비자의 청약이 이뤄지는 비대면 거래를 ‘전자상거래’로 정의하고, 그 외 우편 등 방식의 비대면 거래는 ‘통신상거래’로 구분했다.


또 전자상거래업무를 하는 자는 전자상거래업무와 관련된 책임과 의무를 지고, 순수하게 사업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인 사이버몰 운영자는 사이버몰 운영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부담하도록 했다.


통신판매중개업자 책임·의무 강화, 소비자피해 예방


현행법상 통신판매중개업자가 재화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청약을 받는 전자상거래업무를 수행하더라도, 자신은 중개자이며 책임지는 자가 따로 있음을 고지하면 면책되는 구조다. 이에따라 통신판매중개업자가 소비자피해의 예방·구제와 관련한 책임은 회피하고, 소비자불만과 분쟁이 계속되는 현실을 반영한 개정안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소비자는 전자상거래업무를 수행하는 자에게 그 행위 및 역할에 상응하는 의무를 이행하고 책임을 지도록 해, 소비자편의가 증진되는 효과가 예상된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은 배달앱 등 음식료의 인접지역 판매를 중개하는 사이버몰 운영자에게 적용되지 않았다. 이에따라 배달앱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음식판매업자의 신원정보를 알 수 없었다. 개정안은 음식료판매를 중개하는 사이버몰 운영자에게 법을 적용해, 소비자에게는 음식판매업자이 신원정보를 제공토록하고 사이버몰 운영자로서의 책임을 부과했다. 


통신판매업 신고제도·영업정지제도 폐지


전재수 의원은 지난해 11월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통신판매업을 관계관청에 신고하는 통신판매업 신고제도를 폐지했다. 전자상거래 사업자등록 및 관련 인·허가 이외 별도의 신고를 하도록 함으로써, 사업자들이 마치 관계 행정관청에서 인증을 받은 듯이 소비자를 오인시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정위나 지자체가 법위반 사업자의 신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세청이나 사이버몰 운영자 혹은 호스팅서비스 사업자 등에게 자신의 신원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근거규정을 마련했다. 


영업정지제도 폐지하는 등 법위반행위에 대한 제재규정 개선안도 포함됐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은 시정명령, 임시중지명령, 과태료, 영업정지, 영업정지에 갈음하는 과징금, 벌금 등의 제재수단을 규정하고 있다. 이들 제재수단 중 영업정지제도는 쇼핑몰 개설이나 폐쇄가 용이하고 비용부담이 크지 않은 온라인 거래의 특성상 제재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사업자의 영업정지로 해당업체를 이용하는 다수 소비자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에 영업정지 대신 과징금 또는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소비자 관련 기관·단체 개정안에 대체적으로 동의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에 대해 소비자관련 단체·기관 등은 대체적으로 시의적절하다는 평을 내놨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거래형태의 다양화와 전자상거래의 비대면·선불거래 특성으로 나타나는 소비자의 문제와 피해에 대해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해 소비자보호를 하겠다는 의지와 방향성에 대체적으로 동의한다”며 “SNS를 기반으로 점차 늘어나는 C2C거래에 대해 소비자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개정안에 담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동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선임연구원은 “오늘날 많은 대형 거래플랫폼 사업자들이 정보제공·청약접수·대금결재 등 플랫폼 내에서 이뤄지는 거래에 적극 관여하고 있고, 플랫폼 내에 이뤄지는 거래관련 데이터들을 수집·처리하는 등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정안의 입법취지는 매우 공감된다”며 “이처럼 거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거래플랫폼에 당사자에 준하는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유럽연합 권역에서도 적지않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쇼핑협회, “시장참여자들과 거래 전반에 일대 혼란을 초래할 것”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전자상거래법 전면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전자상거래 당사자들의 불만도 제기됐다. 김윤태 한국온라인쇼핑협회 부회장은 “전자상거래법은 단지 소비자만 보호하기 위한 법률이라기보다는 국내 온라인시장에 있어 가장 큰 기준이 되는 법안”이라며 “개정안이 전자상거래를 중개하는 자와 전자상거래 사업자 사이에 책임을 구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개하는 사업자가 부담하는 책임의 범위가 과도해 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로 인해 국내 온라인시장 내에서는 통신판매중개자가 통신판매업자와의 동일한 거래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어 중개사업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 부회장 판단이다.


김 부회장은 “개정안이 기존 오픈마켓을 통해 활동하던 소상공인들을 시장에서 축출하고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하려는 청년 등의 창업기회를 실질적으로 박탈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시장참여자들과 거래 전반에 일대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개정안은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글로벌기업에는 적용되지 않아 역차별적 규제라며, 학계·법조계·소비자·사업자 등이 참여하는 별도 TF를 구성해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법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전자상거래법 제정 이후 지금까지 변화하는 전자상거래 환경을 반영하고 소비자피해를 줄이기 위해 여러차례 개정이 이뤄졌으나, 법의 범위가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새로운 형태의 소비자피해가 생겨나는 등 여전히 부족한 부분들이 존재한다”며 “전자상거래법 전면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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