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력한데다 본회의조차 참석 않는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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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무능력한데다 본회의조차 참석 않는 국회의원 세비삭감 청와대 청원은 당연…4·15 총선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기사입력2020-03-18 09:5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직장인 평균연봉 3600만원 vs 국회의원 1억5200만원…. 국민의 심부름꾼, 시민의 대변인, 서민의 동반자. 국회의원들의 이런 구호에 대한 신뢰가 사라진지 오래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국회의원 연봉삭감 및 각종 특혜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국회의원 세비를 삭감해야한다는 내용의 청원, 이 달에만 8개다.

국민이 국회의원을 뽑고 국민세금으로 월급을 주지만, 지난해 몇 달간 국회는 문을 열지 않았다. 그럼에도 월급은 다 받아갔다며, 국민청원을 통해 국회의원의 세비 자진삭감을 요구했다. 노사관계의 ‘무노동·무임금 원칙’ 개념을 국회와 국회의원에게도 적용해, ‘무출석·무세비’·‘무국회·무세비’ 원칙을 도입해야한다는 국민여론이 반영된 청원이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국회의원 연봉삭감 및 각종 특혜 폐지 청원이 올라왔다. 이달에만 국회의원 세비를 삭감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8개다. <자료=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국회의원 보수의 명칭은 노동의 대가로 지불되는 ‘임금’ 대신, 수당 성격의 ‘세비’라는 개념이 사용된다. 국회의원 세비는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과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정한다. ▲일반수당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관리업무수당 ▲직급보조비 ▲정액급식비 ▲정근수당 ▲명절휴가비 ▲가족수당 ▲자녀학비보조수당 등이 있다. 국회의원의 세비 인상은 국회의원 스스로 결정한다. 올해도 2.1% 인상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세비 총액은 세계 10위, GDP기준 세계 5위, 구매력 기준으론 세계 2위 상위권이다. 그러나 세비의 수준에 합당할 만큼의 자격과 전문성을 갖추고 실제 일하는가라고 묻는다면, 100명 중 90명 이상은 아니라 답할 것이다. 그 이유는 의원들 스스로가 누구보다 잘안다.

이유가 어찌됐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20대 국회,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얻었다. 법률소비자연맹에 따르면, 20대 국회에서 의원발의 법률안은 총 2만1349개다. 이중 통과된 법률안은 5231개, 발의된 법안의 24%에 불과하다. 나머지 1만6118개 통과되지 못한 법안 중에는 민생을 위해 시급하게 처리했어야 할 법안이 적지 않다. 이들 민생법안이 국회의원의 무관심 속에서 회기만료와 함께 폐기된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20대 국회는 4번의 정기국회와 28번의 임시회 등 총 32차례 집회가 있었다. 이들 집회에서 출석체크만 하고 ‘도망가는’ 국회의원의 고질병은 여전했다. 국회의원의 본회의 출석률은 90%였지만, 재석률은 68%에 불과했다. 회의 개의·속개·산회 시점 등 3회에 걸쳐 재석여부를 조사하면, 3회 중 1회 가량은 국회의원이 자리를 지키지 않았다는 말이다.

몇 해 전 한 초선의원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 말미에 “국회에 들어와 보니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일을 안 하는지 알겠다”며 자조 섞인 말을 던졌다. 국회 내에서도 국회의원 세비가 과도하다는 의견이 다수 있고, 일부 의원들은 세비를 감축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국회의원 세비삭감 여론은 단순히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비용을 줄이자는 것은 아니다.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자리다툼, 당리당략에 매몰된 무책임·무능력한 이들을 국회에서 퇴출시켜야한다는 심리가 내포돼 있다.

국회의원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국민청원의 한 청원자는 “국회의원들이 일 잘하는 능력자로 서민들과 동고동락하는 철학, 국가위기에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을 보여주면, 세비인상 청원도 알아서 하겠다”고 적었다. 사회와 국가를 위해 국회의원이 응당해야 할 일이 무엇이며, 이를 잘 수행할 인물이 누가 될 것인지, 이제 국민들의 지혜로운 판단이 절실하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