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 매체
2024/05/30(목) 00:00 편집
스마트복지포털

주요메뉴

등기데이터2
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프린트
라운지예술을 읽다

다른 예술가에게 새 이야기 담는 그릇이 되다

그림×소설×영화×패러디…‘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기사입력2022-01-19 10:55
안진국 객원 기자 (critic.levahn@gmail.com) 다른기사보기

안진국 미술비평가(‘불타는 유토피아’, ‘비평의 조건’ 저자)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미국 소설가 트레이시 슈발리에(Tracy Chevalier), 요하네스 페르메이르(Johannes Vermeer, 1632~1675)가 그린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Girl with a Pearl Earring, 1665)’의 소녀에 관한 의문에서 진주 귀고리 소녀라는 소설을 쓰게 됐다고 한다

 

그는 페르메이르에 관련된 자료를 수집해 이 소설을 썼지만, 이 소녀가 누구인지 전혀 알 길이 없었으며, 화가에 관한 자료도 풍부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상상력을 펼치기가 오히려 더 좋았다고 말했다.

 

소설과 영화, 그리고 패러디=어떤 이는 페르메이르의 딸 마리아가 죽었을 당시, 페르메이르가 지닌 소유물 중 특이한 터번이 있었기 때문에, 그 소녀는 화가의 딸인 마리아일 것이라 말하기도 하고, 다른 이는 화가의 아내였을 것으로 추측한다

 

아울 에리즈쿠, ‘대나무 귀걸이를 한 소녀’, 2009, C-print, 162.6×124.5cm.<출처=www.artsy.net>
하지만 소설가 슈발리에는 페르메이르의 하녀를 그 소녀로 설정한다. 그는 가상의 하녀 그리트(Griet)’에게 삶과 생명을 불어넣어 페르메이르와 사이에서 흐르는 미묘한 감정, 주변 인물과의 갈등을 써 내려가면서 그녀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모델이 되기까지의 상황, 그리고 그 이후의 일까지 흥미롭게 소설로 풀어낸다.

 

소설은 여러 부분에서 화가 페르메이르가 살았던 삶과 당시 상황을 토대로 서술하고 있지만, 화가의 하녀 그리트가 허구의 인물이기 때문에 소설의 이야기는 허구다. 그러므로 화가와 이 소녀와의 미묘한 관계나 감정도 재미를 위해 만들어 낸 것이라 볼 수 있다.

 

2003년에 개봉된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소설이 유명해지기 전에 그 소설을 읽은 시나리오 작가가 흥미를 보이면서 시작됐다. 슈발리에가 쓴 진주 귀고리 소녀가 출간되기 직전에 영국 시나리오 작가인 올리비아 헤트리드가 이 소설을 읽게 되었고, 주인공인 하녀 그리트에게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남편인 영화감독 앤디 패터슨에게 말했고, 패터슨은 슈발리에에게 영화저작권을 얻었다. 소설가 슈발리에는 지나치게 선정적인 할리우드 영화를 싫어해서, 영국 영화제작사에 저작권을 줬다고 한다. 이렇게 저작권을 확보해 헤트리드가 각색을 하고, 피터 웨버가 감독해 영화로 제작됐고, 76회 아카데미 시상식 미술상, 촬영상, 의상상 후보작으로 오르기도 했다. 영화는 미술작품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유명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뱅크시, ‘뚫린 귀청을 지닌 소녀’, 2014년 버전(Photo:Curmo), 2020년 버전(Bogdan Mehedenuc).
이렇게 유명해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현재의 다른 예술가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담는 그릇이 되고 있다.

 

2009년에 에티오피아계 미국인 작가인 아울 에리즈쿠(Awol Erizku)는 미술관과 박물관, 갤러리에 흑인 인물이 주인공인 작품이 적다는 것을 지적하며, 흑인 소녀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똑같은 자세로 촬영한 사진 프린트 작품을 선보였다. 이 작품은 소녀가 흑인 소녀로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진주 귀걸이 대신 하트 모양의 대나무 귀걸이를 하고 있다. 그래서 제목이 대나무 귀걸이를 한 소녀(Girl with a Bamboo Earring)’.

 

영국의 거리 예술가로 유명한 뱅크시(Banksy)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패러디해서 2014년에 선보였다. 그는 이 작품을 영국 브리스트의 한 벽에 벽화로 그렸는데, 진주 귀걸이가 있어야 할 위치에 경보 상자가 있도록 그린 게 특색이다. 그는 이 작업을 뚫린 귀청을 지닌 소녀(Girl with the Pierced Eardrum)’로 이름 붙였다. 흥미로운 것은 현재 이 벽화의 소녀가 마스크를 썼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2020년에 마치 소녀가 마스크를 쓴 것처럼 이 벽화는 연출됐다.

 

대표적으로 두 작가의 사례만 들었지만, 이외에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많은 작가가 다양한 방식으로 패러디하고 있다. 이 신비롭고 비밀스러운 작품은 앞으로도 계속 예술가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안진국 미술비평가)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top
스마트에듀센터

객원전문 기자칼럼

 
  • 부동산법
  • 상가법
  • 준법길잡이
  • IP 법정
  • 생활세무
  • 판례리뷰
  • 인사급여
  • 노동정책
  • 노동법
  • 인사노무
  • 민생희망
  • 무역실무
  • 금융경제
  • 부동산
  • 가맹거래
  • 기업법률
  • CSR·ESG
  • 예술만세
  • 작가노트
  • 예술별자리
  • 세상이야기
  • 빌딩이야기
  • 자영업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