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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악화시 韓 화장품·車부품 타격 우려

“달러화 결제 중단 대응책 필요…수출기업은 외상거래 축소해야” 

기사입력2022-02-21 14:57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발발 시 한국의 수출입이 적지않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우크라이나 인근 러시아 공군기지의 전투기 모습. <사진=AP/뉴시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전면전이 벌어질 것이란 외신의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정부의 대응 역시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확신한다고 발언한데 이어, 최근 러시아 주재 미 대사관이 러시아의 미국 국민들에게 대피 계획을 세우라는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지역에서는 이미 철수 권고를 내렸다. 한국 역시 우크라이나 현지 교민들에게 철수 권고를 내린데 이어, 2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철수계획을 점검했다.

이처럼 러시아와 우크라니아 위기가 실제 전쟁으로 이어질 경우를 대비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가운데, 전쟁 발발 시 한국의 수출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현황 및 우리 기업 영향’ 보고서를 보면, 러·우 사태가 전면전 등으로 악화될 경우, 우리 수출입 거래에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한 이후 한국의 러시아 수출이 크게 줄어든 것이 근거다. 

2014년 당시 우리나라의 러시아 수출규모는 101억 달러였으나 크림반도 합병 후 1년이 지난 2015년에는 53.7% 급감하면서 47억 달러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승용차(-62.1%), 칼라TV(-55.0%), 타이어(-55.9%) 등 당시 주력품목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바 있다. 당시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의 영향이 컸다. 

◇화장품·자동차 부품 등 타격 확산 우려=2021년 기준으로 러시아는 한국의 10위 교역대상국이다. 수출 순위도 높지만, 대러시아 수출 상위권 품목들은 기업수도 많다. 러시아에 수출하는 화장품 기업은 444개사에 달한다. 기타플라스틱(239개사)과 자동차부품(201개사)도 기업수가 많은 품목들이다. 

보고서는 또 러시아가 2014년 이후 탈달러화를 계속 추진해왔지만, 여전히 달러화 결제비중이 50%를 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번 사태로 향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러시아가 배제되는 경우, 한국 기업들이 대금결제 지연이나 중단에 따른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입 측면에서는 우크라이나에서 수입 중인 일부 희귀 광물류에 대해 거래처 다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교역규모는 연간 9억 달러(교역대상국 68위)로 크지 않지만, 네온·크립톤·크세논 등 품목의 우크라이나 수입의존도는 각각 23%, 30.7%, 17.8% 등으로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번 사태가 악화될 경우 수입 원자재들의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수입단가 상승으로 국내 제조 기업들의 수입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의 수입의존도가 70%를 넘는 품목은 러시아 43개, 우크라이나 4개로 양국 전체 수입품 2418개 중 1.9%에 불과해 수입단절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이 또한 순조롭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가 2월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등 동유럽권 수출입 기업 86개사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 4개사 중 1개사(23.2%)는 특별한 대응 없이 사태를 관망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응에 나선 기업들은 ‘공급선 다변화’(30.5%), ‘무역보험 강화’(17.1%), ‘결제대금 선물환 채결’(6.1%) 등을 추진 중이었다. 

기업들은 이번 사태 악화 시 ‘거래위축’(22.7%), ‘루블화 환리스크’(21%), ‘물류난’(20.2%) 등을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필요한 정책 지원으로는 ‘무역보험 지원’(25.4%), ‘신속한 정보제공’(21.3%), ‘거래선 다변화 지원’(17.2%)을 꼽았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들이 다각적 대응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기업의 경우 달러화 결제 중단에 대비한 대응책(유로, 엔화 등 여타 통화 결제, 물물교환 방식의 현물거래)을 마련하고 향후 수출통제에 대비해 주요 부품의 재고 확충, 부품 공급처 다양화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수출기업의 경우 현지 바이어 신용조사를 강화하고 외상·추심거래를 축소해야 하며, 현지 진출기업은 루블화 표시 자산을 축소하고 자금경색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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