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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근로 2년↑…‘기간 정함이 없는’ 고용해야

사용사업주에 직접고용의무 부과…근로자파견 상용·장기화 방지 

기사입력2022-04-15 00:00
이동철 객원 기자 (leeseyha@inochong.org) 다른기사보기

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근로자파견이라 함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채용한 다음에 사용사업주라고 해 다른 사업장에 근로자를 파견시킨 후 그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때문에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파견법)’에는 파견 근로형태가 장기화·상용화 하는 것을 억제하고 파견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파견법은 제6조의2 1항에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등에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규정해 고용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그렇다면 파견근로기간 2년을 초과해 파견근로자를 사용한 사용사업주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어떤 형태로 고용해야 할까?

 

노동현장에서는 2년 미만의 기간제로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하고는 그 의무를 이행했다 주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은가? 파견법에서 파견근로자와 같은 간접고용을 2년을 한도로 해 제한을 둔 이유가 무엇인가? 고용불안이 장기화 되고 정규직 근로자와 차별이 일상화 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최근 대법원 1부는 파견근로자를 2년을 초과해 사용하여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하게 된 대전 MBC에 기간제 근로형태로 해당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행위는 위법하다고 판결했다(대법 2018207847, 선고일자 2022.1.27.). 즉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취지상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자로 고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사건의 경위=피고는 대전MBC로 상시근로자 100여명을 고용해 방송사업을 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방송운행 업무를 담당하는 파견근로자로 피고와 사이에 20147월 직접고용 되기 이전 약 8년간 아르바이트나 파견근로 형태로 피고의 방송운행 업무를 담당했다.

 

피고는 원고를 파견근로자로 2년을 초과해 사용한 바 2014714일 원고와 사이에 기간을 1년으로 정해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그 후 2016714일까지 1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했다. 그러나 피고는 2016714일 이후 원고에 대해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 했다. 그 무렵 원고와 비슷한 형태로 기간을 정해 일하던 근로자들 중 대부분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원고는 피고의 이 사건 갱신거절이 원고의 계약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합리적 이유 없이 침해한 행위로 실질적 해고에 해당한다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고는 원고와의 근로계약이 2014714일에 시작되어 20157월경 1회 갱신 되었다가 2016713일에 기간 만료로 종료된 바,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만료에 따른 정당한 근로계약 종료라고 반박했다.

 

이 사건을 먼저 다룬 원심(대전고등법원 제2민사부)은 판결(대전고법 2018.1.11. 선고 201712910)을 통해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기간을 2014.7.14.부터 1차례 갱신을 거쳐 2016.7.13.까지로 정하였는 바,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이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취지상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자로 고용해야 한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대법원의 판단=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1부는 지난 127일 판결(대법 2018207847)을 통해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하는 경우, 그 근로계약에서 기간을 정하였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무효가 될 수 있다고 원심의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2년을 초과해 파견근로자를 사용한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간주 규정과 직접고용의무를 둔 파견법의 입법취지를 강조하며, 2008년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전합 선고 200722320)을 법리로 제시했다. 해당 판결은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해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2년의 기간 만료일 다음 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고 직접고용간주 규정을 뒀던 구 파견법에 따라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 직접근로관계 성립시 그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것으로 볼만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시했다.

 

이후 개정된 현행 파견법은 직접고용간주 규정을 대체해 제6조의2 1항에서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등에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직접고용의무 규정을 뒀다.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의하면, 종전의 직접고용간주 규정과 달리 파견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하였다는 등 일정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직접고용관계가 간주되지는 않고,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하고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고용 의사표시를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사법상의 권리를 가지게 된다(대법원 2015.11.26. 선고 201314965 판결 참조).

 

재판부는 파견법의 해당 규정이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함으로써 근로자파견의 상용화·장기화를 방지하면서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할 목적이라 밝히며, “이러한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취지와 입법목적에 비춰 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사업주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할 경우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을 체결해야 함이 원칙이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와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 특별한 사정의 예로 파견법 제6조의2 2항에서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와 직접고용의무가 적용되는 파견근로자와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업무 수행 근로자 대부분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정규직 근로자로 근로계약 체결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경우를 들었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가 원고에 대해 갱신거절을 했을 당시를 기준으로 원고는 파견근로자로 약 2년을 초과해 일했다. 파견회사 소속으로 2010712일부터 피고의 회사에서 방송 운행일을 했으므로 피고는 2년을 초과해 파견근로자를 사용할 수 없도록 정한 파견법에 따라 정상적이라면 2012712일에 원고를 직접 고용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는 위 의무를 이행하지 않다가 2014712일에 이르러 기간제로 원고를 직접고용 했다.

 

또한 피고 회사 기간제근로자로 근무하던 근로자들 중 원고와 같은 편성팀 소속 근로자들 일부는 원고보다 업무 수행기간이 더 짧았음에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사정 등을 고려해, 대법원 재판부는 원심이 피고가 원고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직접고용해야 할 원칙에도 특별한 사정으로 이를 지키지 않았는지를 살피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하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판결의 의의=근로자파견과 같은 간접고용은 사용자에게 노무관리의 편의성을 높이고 인건비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 정규직 근로자인 경우 회사의 임금체계에 따라 호봉승급 등 비용의 지출 부담이 발생하는데, 간접고용에서는 이러한 부담을 덜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파견근로자로서는 사용사업주의 정규직 근로자와 동일한 일을 함에도 낮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받거나 신분이 불안정하게 되는 등 여러 가지 불이익과 차별에 노출된다.

 

이에 따라 파견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할 경우 곧바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직접고용관계가 간주되지는 않지만,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한다. 앞서 재판부가 제시한 판례에 따라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고용 의사표시를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사법상의 권리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이러한 파견근로자의 권리 실현에 충실한 판결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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