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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계약 불이행에 위약금 예정한 계약은 위법

강사 마지막 월급 위약금 상계한 학원장에 임금체불 고의성 인정 

기사입력2022-08-01 00:00
이동철 객원 기자 (leeseyha@inochong.org) 다른기사보기

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일을 시키고 임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받는다.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하거나 퇴직한 경우에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부상금 등 일체의 금품을 지급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동법 43조에서는 매월 1회 이상의 임금지급일을 정해 임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동법 제1091항의 처벌조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근로계약 위반에 해당하는 임금체불에 대해 일반적 채무 불이행과 달리 사용자에게 형사상 제재를 가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사용자에게 임금 등을 빨리 청산하도록 강제해 노동자의 생계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법원의 판례는 사용자의 금품청산 의무 위반으로 처벌하려면 사용자의 임금체불에 고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용자가 금품지급이나 청산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임금 등 지급의무에 관해 혹은 지급의 범위에 관해 노동자와 다툴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데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 고의성이 있다 보기 어렵다고 해석한다.

 

최근 대법원 제1부는 학원강사를 개인사업자로 인식해 근로기준법에 따라 금지된 위약예정의 계약을 통해 해당 학원강사들의 마지막 달 임금을 상계 처리한 사업주에 대해 근로기준법 위반의 고의를 인정했다(대법원20222188, 선고 2022.05.26.).

 

사건의 경위와 쟁점=피고인은 상시근로자 5명을 사용해 학원업을 운영하는 사용자다. 피고인은 강사들과 “(강사들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게 될 경우 피고인에게 1개월 급여에 해당하는 금액을 위약금으로 지불한다는 내용의 위약금 계약을 체결했다. 피고인은 20195월부터 20205월까지 1년 이상 피고인의 국어학원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강사 3명에게 해당 위약금 계약을 근거로, 퇴직후 14일이 지나도록 20205월 분 임금 합계 약 12115779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당사자 사이의 별도의 지급기일 연장 합의는 없었다.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해 위약금 조항을 정하고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할 경우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발생했는지 따지지 않고 곧바로 소정의 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는 약정의 효력은 인정되지 않는다.

 

피고인은 강사들과 고용계약을 통해 근로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 했고, 4대보험에 미가입 했으며, 강사들에게 업무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등 강사들을 개인사업자로 인식했다. 피고인은 학원강사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인식해 해당 위약금 계약을 체결한 만큼 해당 위약금 명목으로 마지막 달 임금을 미지급한 행위를 불법이라 인식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고의성을 부인했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이 강사들과 위약금을 예정한 계약에 따라 퇴직전 마지막 달의 임금을 미지급한 행위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위약예정의 금지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0조 위반으로 해석해 피고인의 임금체불에 고의성이 있다고 볼수 있는지 여부다.

 

대법원은 학원강사를 개인사업자로 인식해 근로기준법에 따라 금지된 위약예정의 계약을 통해 해당 학원강사들의 마지막 달 임금을 상계 처리한 사업주에 대해 근로기준법 위반의 고의를 인정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원심 판결(서울북부지방법원 선고 20211015 판결)은 강사들이 고정급이 아닌 비율제 보수를 받아 왔고, 수업 관리에 관해 상당한 자율성을 부여한 점, 그리고 강사들로부터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 한점, 출퇴근 시간을 엄격하게 통제했다는 사정이 없고 강사들에게 계약서를 통해 과외 등의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정한 점 등을 이유로 전문적인 법률지식이 없었던 피고인이 강사들을 근로자로 인식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위반의 고의가 있었다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의 판단=대법원은 앞서 판례를 통해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 그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에게 임금 지급의무가 있는지, 범위에 관해 다툴만한 근거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시했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위의 대법원 판례를 기본 법리로 해 피고인이 강사들과 작성한 계약서에 강사들을 근로자라고 명시하고 근로시간과 퇴직 및 해고에 관한 규정을 둔 점 수업에 관한 최종적 결정권이 피고인에 있으며 피고인이 강사들에게 학원생들의 학습 진도 사항 등 학원생 관리에 관한 구체적 지시를 한 점 강사들의 결근에 대해 질책한 점 등을 근거로 강사들에 대해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로 인식하지 않은데 정당한 사유가 있다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여부에 관한 앞서 제시된 대법원의 판례(대법원 200429736)에서도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 했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해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 안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피고인이 해당 강사들에 대해 근로기준법 제20조가 금지하는 위약예정 계약에 근거해 강사들의 20205월 분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이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강사들에 대해 위약금 명목으로 공제한 20205월 분 임금은 사용자가 대출금이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한 행위로 이를 부정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어긋나며 근로기준법의 임금의 전액 지급원칙에도 위반된다는 취지로 그 정당성을 부정했다.

 

피고인이 강사들을 개인사업자로 인식해 위약금 계약을 하고 그에 따라 20205월 분 임금을 위약금으로 지급하지 아니한 행위에 대해 근로기준법 위반의 고의가 있었다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결을 파기한 것이다.

 

판결의 의의=이번 판결은 근로자성을 두고 노사간 다툼이 벌어지는 학원사업장에서 사용자가 경제적 우위에서 일방적으로 설정한 고용계약관계에 따라 근로자성이 부정되는 학원 강사의 근로자성을 현실적으로 판단하고, 그에 기반해 위약금 예정 금지와 관련된 사용자의 임금체불 고의성을 제대로 판단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이번 판결로 학원강사 등 근로자성을 두고 다툼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사용자는 조금 더 세심하게 근로자와의 고용계약관계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고, 근로기준법상 책임을 다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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