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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아니다…법·제도 사각지대 ‘가맹지사’

가맹본부와 가맹점 사이 중간관리…가맹사업법상 가맹점 해당 안돼 

기사입력2023-05-22 10:40

쎈수학 본사가 전국 40여개의 지사 및 500여개 학원가맹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지난 2021년 2월 쎈수학 가맹지사와 가맹점주들이 기자회견을 했다. <사진=전국가맹점주협의회>
#1. 20여 년간 학원을 운영해오던 A씨는 2017년 한 영어학원과 오산·평택·안성 지역 지사계약을 체결했다. 본사의 홍보비 등 지원없이 A씨는 해당 지역에서 홍보영업을 통해 40여개의 지사를 모집했다. ‘가맹지사는 학원에서의 교재 판매수익의 일부를 수수료로 지급받는 구조다. A씨의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화될 무렵 코로나19가 발생했고, 본사는 A씨에게 평소 250여개 정도였던 교재 판매목표를 500개로 요구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했을 시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A씨는 목표를 채우지 못해 결국 계약이 해지됐으며, 투자금을 회수하지도 못한 채 빚만 떠안게 됐다고 한다. A씨는 공정거래조정원에 조정을 신청했지만, 가맹본부의 거부로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가맹점 계약이 아니라는 이유로 조사가 어렵다는 답변을 해왔다. A씨는 본사와 민사소송을 하고 있다.

 

#2. 수학학원 브랜드의 ‘가맹지사를 운영했던 B씨는 대기업 퇴직 후 퇴직금을 투자해 가맹지사를 시작했다. 수원·안양 지역에서 가맹점을 모집·운영하는 한편, 본사에서 모델학원이 필요하다는 요구로 인해 수원에 직영점을 오픈해 운영하게 됐다. 지사사무실과 학원을 동시에 운영하며 비용이 불어났고 결국 학원을 정리해야 했지만, 본사의 양수도 거절로 학원 정리과정에서 손해를 봤다. 그러던 중 2020년 본사는 일방적으로 사업종료를 선언하고, 신규가맹점 계약을 하지 않고 지사들과의 계약도 해지했다고 한다. B씨는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하고 퇴직금마저 모두 잃게 됐다.

 

#3. C씨는 2014년부터 세탁전문 프랜차이즈 ‘가맹지사를 운영했다. 본사는 옷걸이, 포장비닐, 세탁용제 등 자재들을 시중가보다 과다한 가격으로 가맹지사에 강매하고, 로열티와 광고비 또한 과다하게 부담시켰다고 한다. C씨는 본사의 횡포와 불합리한 점 등의 개선을 요구하다가 본사로부터 형사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C씨는 본사와 지사와의 계약은 6개월 단위로 체결하고 있어, 지사 창업을 위해 시설장비 등 최소 4억원에서 9억원까지 투자를 한 지사들은 본사에 제대로된 대항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4. D씨는 2012년 부산에서 소멸성 가맹비 3600만원을 지급하고 영어교실 ‘가맹지사를 계약했다. 이후 5년간 가맹점 모집을 위해 우편물발송, 야외홍보 등 약 1억원의 홍보비를 들여 활동을 했지만 본사는 2016년 말, 다음 해 계약 연장을 해줄 수 없다는 통보를 했다고 한다. D씨는 본사는 정확한 기준과 근거없이 해마다 많은 지사들과 계약을 종료했다며, 그럼에도 지사들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근거가 없다고 호소했다.

 

‘가맹지사’(가맹지역본부)는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에서 가맹본부와 가맹점 사이 중간관리자 역할을 한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의해 계약기간과 거래행태 등의 보호를 받는 가맹점과 다르게, 가맹지사의 경우 보호하는 법·제도가 미비해 가맹본사로부터 불공정 피해를 입고 있다.

 

◇창업 초기 ‘가맹지사 통해 가맹점 모집=가맹본사는 초기 투자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접 가맹점을 모집·관리하지 않고, 영업지사를 통해 가맹점을 모집·관리하고 있다. 본사는 영업지사들로부터 보증금이나 가맹비를 받고 지역을 할당함으로써 초기 영업비용을 줄이고 사업자금을 모을 수 있다. 보다 쉽게 가맹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가맹지사들은 할당받은 지역에서 수 년 동안 영업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가맹점을 모집한다. 그러나 일부 가맹본사들은 영업지사의 노력으로 시장점유율이 어느 정도 도달하면, 영업지사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가맹점을 직접 관리하는 행태를 취하고 있다.

 

<자료=경기도 공정경제과>

 

가맹지사에게 계약해지는 사업종료에 해당한다. 가맹계약 10년을 보장받는 가맹점과 달리, 본사와 가맹지사는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본사의 불공정한 거래 행태나 불합리한 요구에도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영어학원 가맹지사를 운영중인 한 가맹지사 대표는 가맹본사가 사업초기 가맹지사로부터 가맹비나 보증금을 받고 가맹점을 모집하게 한 후, 어느 정도 가맹점이 모집되면 수수료를 아끼려고 영업지사 계약해지를 한다며, 한마디로 토사구팽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업지사들은 지금은 힘들어도 앞으로 가맹점이 늘어나면 삶이 나아지리라는 희망 때문에 고생을 하며 가맹점을 모집을 하고 있다, “가맹본부는 영업지사가 제대로 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을 악용해 가맹지사의 생존권을 박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맹지사 10곳중 8곳 불공정 행위 경험=경기도 공정경제과의 2021가맹지사 불공정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맹지사 10곳중 8곳은 물품 강매, 계약해지 통보 등 가맹본부의 불공정 행위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본부의 가맹지사에 대한 불공정 행위는 주로 교과, 외국어, 세탁업종에서 나타난다. 가맹본부의 불공정 행위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세탁업종에서 95.9%였으며, 교과는 78.8%, 외국어는 62.2%였다.

 

가맹본부로부터 계약해지, 갱신거절, 사업포기 등 계약종료 언급을 받은 경험이 있는 가맹지사는 47.1%에 달했다. 가맹지사와 가맹본부 간 계약유지 보장 규정이 없어 일방적 계약해지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기 때문에 불공정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심지어 가맹지사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스스로 가맹지사라는 것을 인식하는 가맹지사는 38.7%에 불과했다. 이들은 창업시 가맹금 명목의 금액을 가맹본부에 지급하다보니 스스로를 가맹점·대리점 등으로 알고 있었다. 이렇다보니 불공정 피해를 당한 후에야 가맹지사가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가맹지사의 20.2%만이 본인들이 가맹사업법, 공정거래법, 대리점법 등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규모도 파악 안돼…법·제도적 보호 필요=전국적으로 가맹지사의 규모가 어느정도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가맹지사가 가맹사업법에서 보호하는 사업형태가 아니라는 이유로 따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 경기도 공정경제과의 2021년 가맹지사 불공정행위 조사는 당시 문제가 불거졌던 세탁, 교육업종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2020년 가맹정보공개서 기준으로 세탁·교육업종 416개 중 68개 브랜드가 가맹지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경기도 공정경제과 한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교육사업의 대부분이 가맹지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세탁·치킨·자동차 세차·청소 업종 등에서 일부 가맹지사가 운영되고 있다, “전체적인 가맹지사 현황은 파악되지 않고 이를 조사할 근거도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가맹지사가 자기 지위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불공정 거래에 노출되기 쉬운데,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승미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책위원장은 가맹지사들은 가맹본사가 제시하는 조건과 기준을 준수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을 투자하지만, 가맹계약이 종료되면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없어 상당한 손실을 입게 된다, “계약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중기이코노미에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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