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된 의류 30%가 그냥 소각·매립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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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생산된 의류 30%가 그냥 소각·매립되고 있다 의류 폐기물 줄이기 위해 재사용할 수 있는 생산시스템 구축 시급

기사입력2023-07-17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영국 자원순환단체 엘런 맥아더 재단의 자료를 토대로, 전 세계적으로 매 초마다 쓰레기 트럭 한대(2.6t) 분량의 옷이 소각되거나 매립된다고 한다. 섬유패션 산업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영역 중 약 10%를 차지하고 있는데 미세플라스틱의 배출, 수질오염 등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특히 기업이 판매하지 못한 멀쩡한 옷(재고)을 소각·매립하고, 의류 폐기물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정주연 (사)다시입다연구소 대표는 정의당 심상정·강은미·장혜영·류호정 의원 등과 다시입다연구소가 최근 개최한 ‘순환경제사회 전환을 위한 패션재고 폐기 금지방안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의류 재고량을 최소화하는 의류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재고 폐기행위를 멈춰 순환경제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재고 소각 처리방식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멀쩡한 제품을 버리는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말했다.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된 모든 에너지와 자원을 낭비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플라스틱의 일종인 합성섬유가 전세계 60% 이상을 차지하는 오늘날의 옷들을 감안했을 때 소각시 배출되는 유독가스를 포함한 엄청난 온실가스를 발생시켜 인체건강과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의류 30%가 판매되지 않고 폐기=ACTA(Austrailian Circular Textile Association)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만들어진 모든 의류의 약 30%가 판매되지 않으며, 이러한 재고 폐기비용은 약 2100억 달러로 추산된다.

통계청 서비스업동향조사에 따르면, 국내 의류소매 판매액은 2020년 51조7982억원, 2021년 60조1835억원, 2022년 64조2361억원으로 매해 증가하고 있는데, 재고 폐기량도 매년 늘고 있다.

의류기업들이 의류 재고를 폐기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브랜드 희소성을 지키려는 이미지 관리 ▲재고 소각 후 회계상 손실로 처리해 세금을 절감하려는 이유 ▲재고를 창고에 보관하며 관리하는 비용 대비 소각처리가 더 저렴하다는 이유 등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선진국의 경우 의류 재고폐기 규제를 통해 의류 폐기물을 관리하고 있다. EU에코디자인규정에서는 ‘무분별한 재고처리 규제’ 조항을 통해 판매되지 않는 제품을 폐기하는 기업은 연간 폐기제품의 양을 공개하고 폐기에 대한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의류 재고폐기를 규제하기 위해 재고 의류 처리보고 공개를 의무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의류 폐기물 전반의 처리과정에 대한 통계를 공개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연 12만톤이 의류폐기물로 버려져=패스트패션 등과 같이 쉽게 옷을 사고 버리는 문화도 개선돼야 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에서 발생한 의류 폐기물은 연간 11만8386톤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의류수거함 시스템이 있는데, 소비자들은 의류수거함 등을 통해 배출되는 의류가 재사용될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나노플라스틱에 대한 문제의식은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의류 폐기물 해외 수출이 중단됐는데, 안정적인 국내 의류 폐기물 관리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의류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재사용이 우선될 수 있는 의류생산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시급하다.

의류 재활용에 있어서는 화학적 재활용보다 건축자재로의 활용 등 물질 재활용을 우선하고, 재활용 제품 공공구매 확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도입 및 적용범위와 공공구매 확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플라스틱…의류폐기물 규제 강화해야=지난해 케냐에서 열린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서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협약을 2024년까지 제정하기로 합의했다. 협약의 목적과 핵심의무에는 의도적으로 사용된 미세플라스틱 규제 및 비의도적으로 발생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연구개발 논의도 함께 진행중이다.

의류 폐기물은 플라스틱 오염문제 해결을 위해 필수적으로 규제해야 할 대상이다. 의류 폐기물이 순환자원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의류 재고를 자원순환기본법 상 폐기물로 포함시켜야 한다. 또한 자원순환기본법에서 사업자의 책무에 재고폐기 금지를 포함함으로써 사업자가 생산량을 더 엄격하게 관리하고, 재고폐기물을 재사용·재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