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경기반등 어려워져” 공공 “부진 완화”

프린트

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민간 “경기반등 어려워져” 공공 “부진 완화” 한경연·KDI, 엇갈린 경기전망

기사입력2023-08-12 00:00

민간 경제연구기관인 한경연은 하반기 경기반등이 어려워졌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반면 국책 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는 경기부진이 완화됐다며 올해 주요 경제지표 전망치를 긍정적으로 수정했다. 민간과 공공의 경기판단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전경련 산하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은 11일 ‘KERI 경제동향과 전망’ 3분기 보고서를 통해 내수·수출의 동반 부진으로 인해 올해 성장률이 1.3%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경연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1.3%로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2009~2011)나 코로나19(2020~2021) 등의 대대적인 경제위기 기간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경제가 올해 안에 경기 부진 흐름을 반전시키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했다.

내수 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2.1% 성장에 그치며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물가로 인한 실질구매력 감소 및 금리인상,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을 이유로 들었다. 소득기반이 약화되는 와중에 “금리인상으로 인한 원리금상환 부담 증가”가 겹쳤다는 설명이다.

◇한경연, 올해 수출 0.1% 성장 전망…경상수지 흑자도 경기부진 탓=한경연은 올해 수출이 0.1% 성장에 그치고, 경상수지는 흑자가 유지되겠지만 경기부진에 따른 수입감소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올해 수출에 대해서는 “반도체 수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가운데 주요국 경기부진 및 중국경기 둔화 의 영향으로 수입수요가 위축”하게 돼 낮은 성장에 그칠 것으로 봤다. 특히, “하반기 이후에도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 역시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경연은 하반기 경기반등이 어려워졌다고 본 반면, 국책 연구기관인 KDI는 경기부진이 완화됐다며 올해 경제 전망을 긍정적으로 수정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올해 설비투자는 -2.3%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둔화 심화에 따라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금리인상으로 인한 자본조달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반도체부문의 설비투자 위축은 전체 설비투자의 규모를 줄이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투자는 –0.7%의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건축부문의 공사차질과 부동산PF 부실 등 불안요인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중국의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가 올해 안에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 상황”이라며, “중국의 경기반등 무산으로 인한 영향이 미국 등 주요 교역국으로 파급된다면 성장률은 더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또 최근 연체율 급등 및 금융기관 부실화 우려가 현실화되기 시작했다며, “불안감을 더해가고 있는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예기치 못한 금융시장의 충격이 경제시스템 전체의 위기로 확대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DI “경기부진 완화”…경상수지 흑자폭·취업자수 전망치 높여=이같은 민간의 부정적인 전망과 달리, KDI는 10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경상수지 흑자폭과 취업자수 전망치 등을 기존보다 높이며 낙관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며, “정부부문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민간부문의 성장세가 확대됨에 따라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0.6%증가하며 경기 부진이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또 “경기 부진 완화와 함께 고용시장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한 가운데, 물가상승세가 둔화됨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세계경제에 대해서도, 중국경제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 유입도 지연되는 등 “우리 경제에 대한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의 긍정적 파급은 아직까지 제한적”이라면서도, 미국과 유로존의 물가승상세 둔화로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약화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완화됐다고 봤다.

이에 따라 올해 민간소비는 기존 전망(3.0%)보다 낮은 2.5% 증가할 것으로 수정했지만, 건설투자는 부동산PF 등 건설사 관련 금융시장 불안의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는 이유로 기존 전망(0.4%)보다 높은 1.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의 상반기 실적치가 높게 나타났다며 기존 164억달러 흑자에서 313억달러 흑자로 전망치를 높였다.

취업자수 증가폭 역시 기존 27만명에서 30만명으로 전망치를 확대했다. 제조업 고용 실적이 기존 전망을 상회한 점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KDI 역시 “중국의 경기 부진이 심화되거나, 글로벌 물가상승세 확대로 주요국의 금리인상이 지속될 경우 우리 경제의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인식을 같이 했다. 특히 원유와 곡물가격이 급등할 경우 세계경제 성장세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