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인 태도 중요”…반려인으로서의 내 점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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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포토·인포그래픽 “반려인 태도 중요”…반려인으로서의 내 점수는 서울시·동그람이, 반려인 능력시험(실기) 개최…“반려견을 편안하게”

기사입력2023-11-13 12:03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집사 합격시키러 왔다”

일요일 오전 9시부터 진행한 반려인 능력시험 실기시험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반려인과 반려견이 시험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개가 외부 자극요소에 반응을 했을 때, 보호자가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중점으로 봅니다.”

지난 12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어울림 광장에서 진행한 ‘반려인 능력시험’에서 만난 김민희 심사위원장이 강조한 말이다.

반려인구 1000만 시대, 반려동물 시장이 급속히 커지는 만큼 ‘펫티켓’도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서울시와 ㈜동그람이는 지난 10월15일 개최한 필기시험에서 성적 우수자 80팀을 대상으로 실기시험을 진행했다.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 동물보호과 윤민 주무관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매너 있는 반려인들을 육성하자는 취지에서 기획했는데, 시민들의 호응이 좋다. 작년 실기시험에는 40팀 정도가 실내에서 봤는데, 올해는 80팀이 야외에서 본다”며, “시험코스가 반려견과 산책을 하거나 타인과 만날 때 통제를 어떻게 하는지를 보게 돼 있는데,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의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반려인들이 미리 연습해 보길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하는 반려견도 두근두근”

전국에서 몰려든 반려견과 반려인들이 실기시험을 앞두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시험코스는 독일의 ‘반려견 면허시험’과 미국의 ‘착한 시민견 시험’을 참고로 설계됐다. 참고로 실기시험은 총 6코스로 ▲줄 당기지 않고 걷기 ▲낯선 타인과 보호자 인사하기 ▲자극요소 있는 카페 지나가기 ▲횡단보도 앞에서 대기하기 ▲자전거가 지나가는 상황에서 반려견의 행동 통제하기 ▲좌우 방향 전환하기 등이다.

하지만, 이번 시험 명칭이 ‘반려인 능력시험’인 만큼 반려인의 태도가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

시험장에서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김민희 심사위원장은 “반려인 능력시험은 평가대상이 개가 아니고, 보호자다. 개는 짖거나 흥분해도 감점 요소가 없다”며, “작년에는 실내에서 진행해 자극요소가 한정돼 있었는데, 올해는 실외로 바뀌어서 주변의 여러 환경적인 요소들이 많이 추가됐다. 특히 이곳은 비둘기가 꽤 많이 날아다닌다. 이외에도 대기하는 강아지와의 여러 요소도 다 자극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개가 비둘기를 보고 흥분했다면 간식 보상으로 불러서 이동하면 된다. 만약 보호자가 당황해 줄을 강압적으로 끌면 감점요소”라며, “시험장이 반려견에게는 낯선 공간이다 보니 동네 산책보다는 어려워한다. 이럴 때 칭찬이 적어도 감점된다”고 설명했다. 즉, 반려견을 편안하게 하는 것도 보호자의 역할이라는 뜻이다.

“빨간불에서는 멈춤! 파란불에서 건너요”

반려인과 호흡을 맞춰 코스별로 걷고 있는 반려견이 횡단보도를 차분히 건너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시험 참가자들도 주최 측의 기획의도에 공감했다. 경기도 광주시에서 온 노연지 씨는 해피라는 이름의 비글과 참가했다. 노 씨는 “15년 동안 강아지를 키우면서 든 생각은 반려인들의 강아지를 키우는 문화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험에 응시했다”며, “비글이라는 견종 특성상 고집이 엄청나게 세다. 호흡을 잘 맞춰 합격하는 것이 목표”라고 중기이코노미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