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분야 기후대응 성적 2년 연속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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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삼성전자, 반도체 분야 기후대응 성적 2년 연속 D+ 그린피스, 동아시아 전자제품 공급 11개사 기후대응 성과 평가

기사입력2023-11-21 16:33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기업별 기후위기 대응 점수 변화

동아시아 전자제품 공급업체 11개사의 기후위기 대응 성과 평가결과 <자료=그린피스>

삼성전자가 글로벌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기후변화 대응 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D+를 받았다.

21일 그린피스는 전 세계 주요 전자 브랜드에 납품하는 동아시아 전자제품 공급업체 11개사의 기후위기 대응 성과를 분석하고 평가한 ‘2023 공급망의 변화’ 보고서를 공개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최종 조립 부문 주요 11곳 공급업체의 1년전 대비 기후대응 진전 사항을 ▲기후위기 대응 목표 수립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 증감 및 조달 방식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및 온실가스 배출량 ▲정책 옹호 활동 등의 항목으로 평가했다.

그린피스는 “평가 대상 11개 업체 가운데 8곳은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도,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한 업체는 한곳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2022년 기준으로 삼성전자·인텔·TSMC·폭스콘·입신정밀 등 5개사는 2020년 보다 오히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다고 밝혔다.

일부 진전도 있었다. 평가 대상 11개 업체의 재생에너지 전력 조달비율 중간값은 20%로, 1년전의 10%에 비해 두 배 늘었다. 또 정책 옹호 활동에서도 진전을 보였다. TSMC는 대만 정부와 해상풍력 발전 용량 확대, 태양광 인프라 확충 등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입신정밀은 중국 전력 거래기관과 협력해 녹색 전력 거래 시스템 및 녹색 전력 인증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s) 구매처럼 재생에너지 전환에 효과가 작은 조달방식에 대부분 의존하는 한계를 보였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입신정밀과 인텔이 C+로 가장 높은 성적을 받았다. 반도체 제조기업 인텔은 주요 전자 공급업체 가운데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력을 조달하겠다고 약속한 유일한 기업이다. 인텔의 2022년 재생에너지 전력 비율은 93%에 달했다.

C를 받은 대만의 반도체 제조업체 TSMC는 2030년까지 전력의 6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기존보다 10년을 당겨 2040년에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최근 발표했다. 또한, 2022년도에는 전체 재생에너지 전력소비 중 재생에너지 확대에 효과가 큰 조달방식을 44.1%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2년째 D+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그린피스는, 삼성전자의 경우 2021년보다 2022년 재생에너지 전력 비율이 11%p 늘어났지만, “전력 사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국 내 재생에너지 100% 전환 일정이 2050년으로 매우 늦고, 재생에너지 전력 조달방식 역시 효과가 작은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s) 구매나 녹색프리미엄 제도에 99% 가까이 의존하고 있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 “2030년 배출량 감축 목표가 없을 뿐만 아니라, 202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늘어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국 기업 가운데 SK하이닉스는 C를,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C-를 기록해 지난해 대비 모두 한 두 단계 이상 상승한 성적을 받았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재생에너지 전력 비율이 1년 전보다 25.6%p 상승해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LG디스플레이는 온실가스를 2030년까지 53% 감축할 것을 약속했으며, 2022년 배출량을 2020년보다 15.6% 감축하는 성과를 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배출량을 24.7% 감축했으며, 재생에너지 전력 비율이 16%p 증가했다.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비록 현재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량은 TSMC보다 많지만, 상황이 역전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TSMC는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를 2030년까지 60%로 늘리고 RE100 달성도 2040년으로 10년 앞당기겠다고 선언했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중간 로드맵도 없이 2050년 RE100 목표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기후 대응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기후공시가 코앞에 다가온 만큼, 삼성전자가 진전된 리더십을 보이지 않는다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는 상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