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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선플’ 한마디가 소상공인과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오산고 선플동아리인 ‘선플누리단’이 불러온 나비효과
- 기사입력2023-12-26 14:24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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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선정한 선플친절가게를 방문한 오산고 학생들 <사진=오산고>학교 현장의 한 편에서 훈훈한 소식이 들려와 우리 사회에 잔잔한 미소를 안겨준다. 경기도 오산시 청학로에 위치한 오산고등학교의 한 작은 동아리가 그 주인공이다. 오산고 선플동아리인 ‘선플누리단’이 학교 인근에 위치한 가게 중 친절한 가게를 선정해 스티커를 수여하고 응원의 ‘말’을 해줬다는 내용이다. 착한 말 한마디가 학생에게 감명을 주고, 그 감명을 다시 가게로 돌려주는 순간이다.오산고 선플동아리 한규천 지도교사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유명 연예인들이 악플로 인해 죽음에 이르는 사건들을 보고 선플 운동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규천 지도교사는 “2015년 당시에 악플로 인한 사회적인 문제가 심각했다. 그래서 찾아보니 선플달기운동본부라는 곳이 있었다. 그곳에 연락해 참여의사를 밝혔고, 서울의 본부에까지 찾아가서 우리의 취지를 설명했다”고 선플동아리를 시작하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한규천 지도교사는 선플운동을 시작하면서 실제로 학교폭력도 줄어들고, 아이들 스스로 경각심을 갖고 한번 더 생각하고 말을 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봤다고 한다. 그는 “코로나 이전인 2018~2019년도에 설문조사를 했었다”며, “3월 초만 하더라도 820명의 학생 중 4.8%가 학교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고 답했는데, 학기가 끝날 때는 3.6%로 줄었다”고 했다.선플 운동이 오프라인으로까지 번지게 된 계기는 코로나19였다. 한규천 교사는 “코로나19로 인해 몇 년 사이 지역상권이 위축됐다. 학생들과 함께 지역사회에 관심을 갖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다가 ‘선플 친절가게’ 선정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선플 운동이 ‘지역경제 살리기’ 일환으로 확장되는 순간이다. 한 교사는 재작년에 기획하고, 작년에 처음 시행했고, 올해 두번째 ‘선플 친절가게’를 선정했다고 전했다. 선정기준은 투표다. 학교 주변에 위치한 가게들 중, 어디가 친절한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투표했고, 그 결과 이삭토스트, 주먹밥하우스, 드림디포가 뽑혔다.학생들 반응도 긍정적이다. 한규천 지도교사는 “평소에는 그냥 애용하던 가게였는데, 이렇게 칭찬하는 마음을 갖다 보니 거기에서 주변 상인들에 대한 또 다른 감사한 마음이 생겨났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번 일을 시작으로 학교 주변 바깥으로도 눈을 돌려 지역사회의 좋은 가게들을 선정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그래서 내년에는 오산 지역으로 확대해 좀 더 다양한 가게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선플’ 운동이 지역 소상공인과 상생의 길로 나가는 시작점이 됐고, 학생들은 칭찬이라는 ‘선플’을 통해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가지게 됐다. ‘선플’이 긍정적인 사회를 만드는 포문이 된 것이다.나비의 작은 날갯짓처럼 미세한 변화가 추후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는 ‘나비 효과’처럼 착한 글, 선한 글을 일컫는 ‘선플’은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상생과 공존을 위한 길이 될 수 있다. 둘 이상이 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 살아가자는 뜻을 지닌 이 두 단어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말이기도 하다. 세대, 청년실업과 같은 거창한 사회 갈등을 말하지 않더라도 우리네 일상에서 이런 상생의 가치는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오산고의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