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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새해엔 “수출플러스”같은 못 지킬 목표는 그만
지키지 못할 호언장담 대신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자
- 기사입력2024-01-01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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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을 맞이하면서 새해 목표를 고민하게 된다. 얼마든지 이룰 수 있는 뻔한 목표만 늘어놓는 것은 새해맞이라는 취지에 걸맞지 않고 째째해 보인다. 한해의 시작을 계기로 세우는 목표이니만큼 큰 결심이 필요한 일에 도전하고 싶다. 새해 목표는 모름지기 ‘중후장대’한 것이 제 맛이다.정부가 내놓은 경제분야의 새해 목표에서도 이런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지난 2023년을 앞두고 정부가 발표한 새해 목표 중 가장 중후장대한 것을 꼽자면, “2023년 수출 6800억불 이상 달성, 설비투자 100조원, 외투 300억불 이상 유치로 민간주도성장 견인”이 단연 첫 손가락이다.위 문장은 2022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업무보고 보도자료의 제목이다. 당시 산업부의 2023년 목표 1순위는 올해 수출을 2022년보다 더 늘리겠다는 “범정부 역량 결집을 통한 수출 플러스 달성”이었다.이 목표를 중후장대하다고 평가한 이유는, 실제로 실현하기 매우 힘들어 보였기 때문이다. 산업부 스스로도 “내년(2023년)도 반도체가격 하락 등으로 우리 수출은 4.5% 역성장이 예상”된다며, 수출플러스 목표에 대해 “도전적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한해가 저물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돌아보니, 예상대로 목표가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2023년 들어 11월25일까지의 누적 수출은 5638억 달러로, 2022년보다 9.4%가 감소했다. 2022년 연간 수출이 6836억 달러 가량이었고, 2023년 월간 수출이 가장 많았던 달이 11월(550.8억 달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 플러스” 달성은 요원해 보인다.월간 수출은 꼬박 12개월 연속으로 1년 전보다 감소하다 10월 들어서야 감소세가 멈췄다. 1월과 7월에는 수출감소가 무려 16%까지 확대됐다. 연간 수출을 2022년 보다 늘리겠다는 정부의 목표는 어느새 들리지 않고, 10월이 되자 “수출 플러스 전환”을 자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연간 수출은 여전히 감소이지만, 월간 수출감소가 중단됐으니 “수출 플러스” 아니냐는 의미인지 모르겠다.목표 달성이 어려워진 이유는 다양할 터다. 애당초 목표가 과도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경제전망과 동떨어진 수출 플러스 목표를 세운 것 자체가 문제였을 수 있다. 수출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수출금액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 적절했는지가 의문이다.정부의 수출 대책이 한계를 보였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실제로 정부는 2023년 한해 동안 “수출 플러스 달성”을 위한 각종 방안을 수십차례 내놓았지만, 반도체와 대중수출이 감소하는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존재하지 않았다. 경제 전체의 체질 전환과 같은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많았지만, 중단기적으로 수출감소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할 발빠른 대응이 있었는지는 의구심이 든다.2023년 목표가 이렇게 됐으니, 2024년 목표가 궁금해지는데 정부 발표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 경제부총리 교체에 따라 새해의 경제정책 방향을 비롯해 주요 경제정책 발표가 지연되는 분위기다.적어도 2024년에는 도무지 지킬 수 없는 헛된 목표를 다시 보지 않았으면 한다. 호언장담형 목표는 겉보기에 중후장대한 맛이 있긴 하지만, 실속이 없고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우려만 키운다.냉철한 현실인식 속에서, 반드시 이뤄낼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2024년 한해도 목표달성을 위해 꾸준히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도 개인도, 모두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꼭 달성하는 행복한 한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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