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증명서비스’ 활용해 영업비밀 보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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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원본증명서비스’ 활용해 영업비밀 보호하라 비공지성·경제적 유용성·비밀관리성 갖춰야 영업비밀로 법적 보호

기사입력2024-01-16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수년간 공들여 개발한 영업비밀이 경쟁사에 의해 침해되거나 또는 임직원에 의해 외부로 유출될 경우, 기업은 금전적 손해와 함께 영업의 지속성에도 위협을 받게 된다. 영업비밀을 보호받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미리 해둬 혹시 모를 영업비밀 유출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

영업비밀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써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뜻한다. 2016년 특허청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영업비밀 보유기업의 14%가 영업비밀 유출 피해를 경험했고, 평균 피해금액은 21억원 수준이다.

엄승찬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특허청 산하기관인 영업비밀보호센터가 최근 진행한 ‘영업비밀 보호제도 교육’에서 “영업비밀은 특정하게 어떤 종류에 대한 제한은 없다”면서도, “영업비밀 보호를 위해서는 부정경쟁방지법이 정하고 있는 영업비밀의 요건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업비밀 요건 구비해야 보호 가능=부정경쟁방지법이 정하고 있는 영업비밀 요건은 비공지성, 경제적 유용성, 비밀관리성 등이다. 이 세가지 요건이 다 구비돼야 법으로 보호되는 영업비밀이 될 수 있다.

엄 변호사는 세가지 영업비밀 요건 중에서도 비밀관리성이라는 요건을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 영업비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그 정보가 외부로 새어나갈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영업비밀의 비공지성 요건도 깨지기 때문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대법원에서 비밀관리성을 판단할때는 기업의 규모, 업종 등 기업 사정을 고려해 판단을 한다. 그리고 ▲영업비밀보호 서약서를 주기적으로 지급했는지 ▲영업비밀을 등급 형태로 분류하고 ▲등급에 따라서 접근권한을 차등으로 부여했는지 ▲영업비밀로 정한 문서에 영업비밀 마크를 표시하고 ▲임직원들에 대해 주기적으로 영업비밀 또는 정보 보완에 관한 교육을 하고 있는지 ▲영업비밀 보호가 필요한 곳에 출입제한 등의 조치를 하고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해 관리하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또, 영업비밀보호 서약서를 받았다고 해서 비밀관리성이 온전히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외에 여러가기 기술적·물리적인 조치들이 병행돼야 한다.

◇퇴사자가 경업금지 약정을 거부하면=그렇다면 근로자가 회사에 근무하면서 개발한 정보는 회사의 소유일까, 개인의 소유일까.

엄 변호사는 회사와 근로자 간에 협의를 통해 정하면 되지만, 통상 입사시 근로계약서 뿐만 아니라 보안서약 등의 문서에 회사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개발된 성과물 등은 회사에 소유권이 귀속된다는 약정이 있어 통상의 경우 회사의 소유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퇴사 예정자가 겸업금지 약정 등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회사가 퇴사를 앞둔 직원에게 회사에서의 정보에 대한 비밀 유지와 경쟁업체에 취업을 하지 말아달라는 경업금지 약정서를 요구해도 당사자가 거부를 하면 강제할 수는 없다.

엄 변호사는 “퇴직하는 직원에게 경업금지 약정 등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회사가 합리적인 요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사자가 거부를 했다면 그런 내용을 당사자와 인터뷰한 내용과 거부한 과정 등의 내용을 상세하게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고 했다. 회사로서 매우 중요한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합리적인 요청을 했음에도 퇴사자가 합리적 이유없이 거절했다는 내용을 기록해두면 추후에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영업비밀 보호하고, 분쟁 대비하려면=영업비밀보호센터에서는 원본증명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원본증명서비스는 부정경쟁방지법 제9조에 따라 영업비밀 내용이 기재된 전자문서를 원본증명기관에 등록해 분쟁 발생 시 해당 영업비밀의 존재, 원본 보유자 및 보유시점을 입증하는 제도다.

원본증명서비스를 활용하면 일반정보와 영업비밀을 구분해 관리한 사실과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의지 표시를 입증할 수 있으며, 분쟁에 대비한 영업비밀 관리 증거를 확보할 수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납품협상, 기술제휴, 기술이전, 공동 연구개발 등을 위한 사전 협상과정에서 자사 영업비밀을 제공해야 하는 경우 원본등록 사실을 상대방에게 고지함으로써 기술탈취 방지가 가능하다.

원본증명서비스는 직원 이직시 영업비밀 보호에도 활용된다. 연구개발 정보, 기술 노하우 및 고객정보 등 자사 영업비밀을 취급하던 직원이 퇴사하는 경우 겸업금지약정 체결과 함께 현실적인 영업비밀 유출 방지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사내외 원본증명 등록 사실 고지를 통해 자사 영업비밀 유출 시 형사처벌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임직원의 영업보호 인식을 제고할 수 있다.

법적분쟁에도 유용하다. 자사에서 영업비밀로 관리하고 있는 기술에 대해 타사에서 특허 침해소송 등을 제기할 경우 특허법 제103조 선사용에 의한 통상실시권에 따른 무상통상실시권을 주장하는 증빙자료로 활용 가능하다.

자사에서 연구개발 중인 기술이 제3자에게 유출돼 횡령 특허출원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특허법 제34조 및 제35조에 따른 정당한 권리자 주장을 위한 입증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정부부처, 지자체, 공공기관 및 사기업 등에서 주최하는 아이디어 공모전에 응모하는 경우 제안 아이디어 또는 출품작의 권리자임을 입증하는 장치가 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