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사각지대 자영업자 지원책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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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국민연금 사각지대 자영업자 지원책 필요하다 두루누리사업 등 대상 확대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지원을

기사입력2024-01-16 12:3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지역가입자로 국민연금에 가입해야 하는 1인 소상공인 즉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휴·폐업을 하거나 소득이 적을 경우 연금보험료를 내지 못해 노후 국민연금의 혜택에서 소외될 수있어, 이들에 대한 연금보험료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표한 ‘자영업자의 국민연금 장기가입 유도 방안’ 보고서는 국민연금제도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거나 가입했더라도 연금보험료를 내지 못해 최소 가입기간을 채우는데 어려움을 겪는 계층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기본법 제24조 제1항에서는 ‘정부는 소상공인의 사회안전망 확충에 필요한 시책을 실시’할 것을 명시하고 있어, 정부가 소상공인에 대해 고용보험료나 국민연금보험료의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제도 사각지대 지원 필요=국민연금은 국가가 가입자와 사용자로부터 정률의 보험료를 받고, 이를 재원으로 노령연금, 유족연금, 장애연금 등을 지급하는 제도다. 법령에 따라 경제활동인구 대부분은 국민연금 당연가입 대상자이고 비경제활동인구 중 일부도 임의가입 방식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2022년 기준 18세 이상 59세 이하 경제활동인구 2266만6000명 중에서 국민연금 가입자는 2199만7000명에 달한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보고서는 국민연금제도의 사각지대를 적용의 사각지대와 급여의 사각지대로 구분했다. 이에 따르면, 제도도입 이후 적용 대상을 꾸준히 확대해 국민연금제도의 적용 사각지대가 지속적으로 축소됐다. 그러나 국민연금 가입은 했지만 소득이 없어 납부예외 상태에 있거나 소득 수준이 낮아 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해 수급권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급여 사각지대가 여전히 넓게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민연금 납부예외자는 306만4000명에 달하고 장기체납자는 88만2000명이다. 국민연금 가입자 중 17.9%가 급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사업장가입자의 연금보험료는 임금에서 원천공제되므로 체납되는 경우가 드물고, 실직하지 않는 한 납부예외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따라서 납부예외자와 장기체납자는 대부분 지역가입자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2022년 지역가입자 684만6000명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즉 1인 소상공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급여 사각지대 축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납부예외나 장기체납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정부 지원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자영업자 대상 지원방안 강구해야=현재 국민연금보험료 지원사업은 소규모기업 저소득근로자의 가입 초기에 연금보험료 일부를 지원하는 두루누리사업이 있다. 또, 지역가입자인 농어업인과 지역가입자에서 임의계속가입자로 된 농어업인의 연금보험료를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에서 지원하고 있다. 이와함께 지역가입자 중 사업 중단, 실직 또는 휴직 등의 사유로 납부예외 상태에 있는 자가 납부를 재개하면 최대 12개월 동안 연금보험료를 지원하는 사업도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두루누리사업은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농어업인 연금보험료 국고보조도 농어업인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1인 소상공인을 포함한 자영업자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소득월액의 9%를 사용자와 나눠 부담하는 사업장가입자와 달리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를 비롯한 지역가입자는 9% 전부 본인이 부담하고 있음에도 연금보험료 지원사업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연금보험료 지원사업을 도입해 급여 사각지대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자영업자 연금보험료 지원방안으로 가장 먼저 고려할 수 있는 것은 두루누리사업 확대 적용이다. 신규 가입한 자영업자도 법령에 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연금보험료의 80%를 3년간 지원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지역가입자의 11.4%가 두루누리사업 확대 대상이라고 추정하면 약 38만9000명이 추가 지원대상이 되고, 이들에 대해 연간 약 2800억원 정도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고려할 수 있는 대책은 농어업인 연금보험료 국고보조와 같은 사업을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새로 도입하는 방안이다. 신규가입자만 최대 3년 지원하는 두루누리사업과 달리 이 사업은 소득기준을 충족하면 가입기간 내내 지원하므로 자영업자의 급여 사각지대 축소를 위해 효과적이라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기준소득월액이 103만원 미만인 지역가입자 중 지원을 신청한 자영업자에게 연금보험료의 50%를 지원하고, 기준소득월액이 103만원 이상인 자영업자에게 월 4만6350원을 지원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2022년 기준소득월액 구간별 지역가입자 현황자료를 토대로 단순 계산하면, 지원을 신청한 자영업자의 비율이 50%일 경우 연간 약 1조원에 달하는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국민연금은 저소득층에 최고의 금융상품이고, 고령화 시대에 노후 파산을 예방하는 가장 강력한 안전장치라며, 사회안전망 측면에서 일부 소규모 자영업자는 농어업인만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므로 ‘사회안전망 확충’이라는 기본 정책방향에 충실한 정책수단에는 재정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정확한 정책적 판단을 위해 자영업자의 국민연금 가입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