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 콜렉터 소비줄고 온라인시장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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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미술시장, 콜렉터 소비줄고 온라인시장 위축” 불안정한 세계정세 영향…“활용측면에서 온라인 시장은 주목해야”

기사입력2024-01-25 13:33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전세계적인 경제적 위축으로 미술시장에서 컬렉터들의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또한 팬데믹에서 벗어나며, 온라인 미술시장 역시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지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정책연구실 박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최근 개최한 ‘한국 미술시장 결산 및 전망’ 세미나에서 ‘해외 미술시장 동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전세계 경제성장세가 주춤하고 인플레이션 증가와 경제적 불황 분위기가 확대되며, 미술시장 전반으로의 변화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경제적인 위축은 미술 소비자에게 영향을 줘 고급 고액 소비자인 컬렉터들의 소비가 위축됐다는 것이다. 또한, 팬데믹 영향으로부터 벗어나며 아트페어 등 오프라인 행사가 활발해지면서, 온라인 미술시장은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 박사는 온라인이나 디지털 기술이 발달한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여전히 경험을 중심으로 대면 거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트페어, 미술행사, 옥션 혹은 갤러리에 직접 방문해 거래를 하는 활동들은 사람들이 다양한 관계자와 실제로 만나고 혹은 작품과 마주하고 그 안에서 활기와 정보를 교류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라인 미술시장도 프로그램이 다양화되면서 미술시장의 여러 관계자들은 경영전략 측면에서 온라인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고, 그런 점에서 온라인 시장을 주목해야 한다고 변 박사는 진단했다.

아트 바젤·UBS가 발행하는 ‘미술시장 보고서’ 설문조사에 따르면, 컬렉터의 93%는 여전히 온라인 미술시장을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으며, 그 이유로는 미술품을 사전에 확인하는 채널로서 온라인 시장이 유용한 채널로 활용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온라인 미술시장은 양적 성장 대신 활용방식의 전략적 관점으로 이동하며, 가상공간 플랫폼, 메타버스 NFT거래 플랫폼, AI기반 가상 디지털 전시 프로젝트 등이 추진되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권역별 해외 미술시장을 보면, 미국 미술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미술시장으로 딜러 의존적 경향을 지닌 시장이다. 동부의 뉴욕, 서부의 로스엔젤레스 시장이 대표적인데, 초고액 자산가들의 미술품에 대한 지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변 박사는 미국 시장의 경우 미술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규제 변화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다. 2022년 은행 비밀법 개정, 2022년 뉴욕시의 경매 운영요건에 관한 제도 폐지 등 제도 개편으로 미술거래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고액 자산가의 미술거래에도 변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유럽의 경우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유럽 컬렉터들의 핵심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 컬렉터 의존도가 60% 이상인 영국은 브렉시트로 인해 유럽내 미술펌 거래세가 발생하고, 통관 등 행정업무가 추가되거나 복잡해져 시장의 매력도가 떨어졌다.

권위있는 국제 예술박람회 아트바젤이 2023년 아트바젤 파리+라는 이름으로 파리에서 열리며, 영국 런던을 대체하는 시장으로 프랑스 파리 시장을 주목하게 됐다. 그러나 현재 5%인 프랑스의 실효세율은 2025년부터 EU의 미술품 거래세 20% 상향 조치지침에 참여하기로 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아시아 미술시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미술시장은 112억 달러 규모로 아시아 내 가장 큰 시장이며, 일본 미술시장이 1억8000만 달러로 2위, 한국시장은 7000만 달러로 3위를 차지하며 동북아시아가 아시아 미술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미술시장 성장세도 확대되고 있으며, 고액 자산가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내수 소비가 제한적인 중동 미술시장도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아트페어 간 경쟁과 협력에 주목을=변 박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초점을 둔 국제 아트페어 제휴 연합인 아트 어셈블리(Art Assembly)를 중심으로 하는 아트페어 간의 경쟁과 협력 구도가 생겨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부분이라고 했다.

도쿄 겐다이 아트페어, 타이페이 당다이 아트페어, 인도 안도 아트페어, 시드니 컨템포러리, 포토페어 상하이, 아트 싱가포르가 연합협력을 하고 있다. 개별 아트페어 개최 도시와 지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현장 기반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각기 다른 아트페어의 VIP 컬렉터 간 네트워킹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변 박사는 한국 미술시장은 여기에 포함돼 있지 않아, 아시아 아트페어에 참가하는 글로벌 컬렉터들에 대한 정보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이라고 했다.

해외 미술시장의 콘텐츠에서도 몇 가지 특이점이 나타난다. 우선 여성, 유색인종 미술에 대해 미술계가 주목하고 있다. 여성, 유색인종 미술은 2022년 경매 분야에서 최다 판매를 기록했고 그에 따른 분석들이 이뤄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신진작가 작품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구상미술에서 추상미술로의 선호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고액 자산가 컬렉터의 보수적인 작품 구매경향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