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파트매매 신고가 4% “역대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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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지난해 아파트매매 신고가 4% “역대 최저” 1년 새 7.7%p↓…글로벌 금융위기 6%대보다도 낮아

기사입력2024-01-22 14:06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지난해 아파트 매매 신고가 비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22일 직방이 2023년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해 신고가 거래 건 수와 비율을 분석했다. 신고가란 아파트 단지 내 동일 면적타입의 과거 최고가격보다 높은 매매가를 기록한 거래를 말한다. 최초거래나 동일 면적타입 과거 거래내역이 없는 경우는 제외했다.

2024년 들어 1월 14일까지의 전국 아파트 매매 신고가 거래비율은 3.9%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4%)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지난해 역시 2006년 주택 실거래 신고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2023년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계약일 집계 기준)은 37만8183건으로 2022년(25만8591건)보다 늘어났다. 하지만 신고가 거래 비율은 2022년 11.7%보다 7.7%p 낮아져 위축된 상황이다. 집값 호황기였던 2021년 신고가 비율(23.4%)에 비하면 6분의 1토막이 난 수준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중 신고가 비율 추이

전체 거래 중에서, 아파트 단지 내 동일 면적타입의 과거 최고가격보다 높은 매매가를 기록한 거래의 비중, 단위: % <이미지=직방>

역대 신고가 비중 추이를 보면 2007~2008년 구간에는 12%를 웃돌았고, 2015~2019년 구간 역시 10%를 웃돌았다.

종전까지 신고가 비율이 가장 낮았던 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6.6%)이었고, 경기위축이 영향을 미친 2013년(6.7%)이 뒤를 이었다. 이 기간의 전후로 신고가 비율이 8~9%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대 신고가 비율이 5%이하로 붕괴된 것은 2023년이 처음이다.

직방은 이에 대해 “고금리 충격과 경기위축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집값 전망에 손절우려를 불러올 수 있는 고가 매입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이 아파트 신고가 비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해 서울 신고가, 10% 밑돌아…2014년 이후 9년만에 처음

전국 집값을 주도하고 있는 서울의 2023년 아파트 매매 신고가 거래량은 3084건에 그치며 2022년(3295건)보다 211건이 감소했다. 전체 거래에서 신고가 거래비중은 2023년 9.1%를 기록해 2022년(27.5%)보다 18.4%p 줄어들었다. 2013년 3.6%로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3번째로 낮은 수치다.

서울은 2014년(5.0%) 이후 매년 신고가 거래비율이 두자릿수를 보였고, 2017년(24.7%) 20%대를 돌파한 뒤 매년 상승해 2021년에는 52.6%로 과반을 넘기기까지 했다. 이후 불과 2년만에 43.5%p가 줄어들면서 신고가 거래비중이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직방은 “낮은 조달 금리를 활용해 레버리지 효과를 노릴 수 있었던 2020년(45.2%)과 2021년(52.6%)엔 매해 2만~3만여 건씩 신고가가 거래가 속출하면서 전체 거래 중 과반 정도가 신고가 거래일만큼 활황을 나타낸 시절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 본격화 한 고금리 현상이 집값 상승의 기대를 꺾으며 신고가 거래 증가도 막을 내렸다”면서, 주택 시장 흐름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2022년과 2023년 모두 3000여 건에 머문 것을 근거로 “매수자의 보수적 가격접근이 현실화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서울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제주(19.1%), 강원(7.2%), 부산(5.0%)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신고가 비중이 4%를 밑돌았다. 특히 대구(2.3%), 울산(2.3%), 세종(2.8%), 충남(2.6%), 경남(2.6%) 등은 3%에도 미치지 못했다. 2022년에 신고가 비중이 두 자릿수였던 9개 지역 중 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비중이 1년만에 한자릿수로 내려 앉았다. 2022년에 한자릿수였던 지역들 역시 반토막이나 그 이하로 떨어졌다.

직방은 이에 대해 “전국 아파트 신고가 매매 거래가 감소한 것은 거래시장 위축으로 높은 가격에 대한 수요자 수용의사가 낮아졌음을 뜻한다”며, “전반적인 부동산 활동이 감소하며 공격적 투자수요가 줄고 향후 높은 매입가에 대한 거부감이 커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특히 “거래 활력 저하로 매도자 열위, 매수자 우위의 시장이 당분간 이어진다면 아파트 매매거래의 신고가 총량도 평년보다 낮은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