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고노동자 대부분 국민연금 지역가입인 이유

프린트

Live 중기 ㅣ 경제일반 특고노동자 대부분 국민연금 지역가입인 이유 사실상 종속적 노동을 제공해도 사업주의 가입신고 대상이 아니다

기사입력2024-01-24 12:14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 정의당 강은미 의원, 진보당 강성희 의원과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등은 23일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 노후대책 실태조사 연구결과 발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한정애 의원실>

택배, 대리운전 등 특수고용노동자가 사실상 종속적인 노동을 제공하는 경우에도 국민연금에서는 산재보험이나 고용보험과 같이 사업주가 가입신고를 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어서, 이들이 국민연금에 가입한 경우 대부분 지역가입자라는 지적이 나왔다.

주은선 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 정의당 강은미 의원, 진보당 강성희 의원과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이 23일 개최한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 노후대책 실태조사 연구결과 발표 토론회’에서, 이처럼 특고노동자에 대한 규정이 국민연금제도에서 미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 노후대책 실태조사를 보며, 특수고용노동자의 노후 불안과 사회적 책임의 실종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수형태노동자의 종속성과 그에 걸맞는 노동권과 사회권을 부여함으로써 노동자로서의 지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고노동자 10명 중 9명이 지역가입자=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서비스연맹 내 노동조합 중 특수고용 직군 118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특수(플랫폼)노동자 노후대책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특수고용노동자가 속한 업종은 ▲택배 ▲배달, 퀵서비스 ▲마트 온라인 배송 ▲대리운전 ▲학습지 ▲가전제품 방문점검원 ▲방과후강사 ▲가전제품설치수리직 등이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연금 가입률은 67.03%, 미가입은 23.33%, 납부유예는 9.64%였다. 가입형태는 지역가입자가 87.83%로 대부분이었으며, 사업장가입자는 7.22%에 불과했다. 국민연금 납부액은 평균 11만4400원으로 직장가입자의 1/3 수준이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는 ‘국민연금에 가입할 경제적 여력이 되지 않아서’(59.64%)가 가장 많았는데, 이들 가운데 77.54%는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시 가입의향이 있다고 했다. 응답자들은 노후생활에 필요한 생활비는 244만원이라 답했으며, 노후 준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국민연금(308명, 26.04%)을 선택, 노후 준비에서 국민연금에 대한 기대가 가장 컸다.

주은선 교수는 특수고용형태노동자가 대부분 지역가입자인 것은 이들이 자영업자와 노동자 사이에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 아니라, 국민연금제도에서 이들의 지위, 가입신고, 관리, 보험료 책임 등에 대한 내용이 제대로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민연금을 책임지는 주체 다양화 필요”=주 교수는 현행 국민연금제도의 지역가입자, 사업장가입자 구분은 특수형태노동자의 존재 형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수형태노동자는 기존의 전형적인 노사관계와 달리 다양화된 노무제공 관계에 있는데, 국민연금에서 책임을 지는 주체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용 외주화가 만연한 업종에서 직접적인 사업주만 국민연금 보험료를 책임지는 것은 불공평하며, 다자고용관계를 포괄해 여러 사업주가 책임을 나누도록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플랫폼 업체와 관리업체 간의 사업주 책임 분담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 교수는 특수형태노동자에 대한 사업주의 가입신고 책임과 사업주의 연금보험료 부담이 정착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소규모 사업주의 경우 반발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도입 초기에는 조세혜택을 줘 보험료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