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물류·유통업체 디지털 물류연합군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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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제조·물류·유통업체 디지털 물류연합군 돼야” “지금은 만들어진 물건을 어떻게 판매하는지가 중요한 시대”

기사입력2024-04-23 12: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무역협회는 22일 ‘디지털 전환시대 글로벌 물류 트랜드 세미나’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화주기업이 비용을 줄이고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며, 물류기업은 다양한 파트너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유연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디지털 물류’. 이 때문에 제조, 물류, 유통을 아우르는 생태계 전반의 디지털화와 협력적인 관계가 필요한데, 이러한 디지털 전환은 물류산업의 핵심화두로 떠오른지 오래됐다.

송상화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는 한국무역협회가 22일 개최한 ‘디지털 전환시대 글로벌 물류 트랜드 세미나’에서 “과거에는 물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만들어진 물건을 어떻게 판매하는지가 중요한 시대”라며, “작은 물류창고에서 제조기업, 물류업체, 유통업체까지 디지털 물류연합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건을 파는 방식이 바뀌는 과정에 디지털 전환이 이뤄져야 하고, 제조·유통·물류 과정의 협력업체와 고객 등 제품이 흘러가는 모든 연결고리에서 협력적 관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기술·속도로 생태계 파고드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이마트, 롯데 등 전통 유통산업체뿐만 아니라 쿠팡, 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을 통해 물류산업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알리익스프레스, 쉬인,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이 가격을 비롯 속도·물량·기술을 앞세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다.

송 교수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이커머스를 통한 수출이 중국 이커머스로부터 수입하는 것보다 물량이 훨씬 많지만, 중국의 이커머스 기업들이 생태계 전반의 디지털화를 통해 국내시장에 파고드는 속도 때문에 물류 생태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예를 들어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그룹이 운영하는 해외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알리바바의 물류 자회사인 차이니아오를 통해 물류를 강화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산둥선 웨이하이에 대규모 물류창고를 설립해 인기상품을 보관하고, 주문이 발생하면 평택항, 인천항으로 물품을 선적해 CJ대한통운이 국내에서 배송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과거에는 1~2주 가량 걸렸던 해외직구 배송을 3~5일 내로 가능하게 했으며 무료배송, 무료반품 혜택을 제공해 국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인공지능을 통한 수요예측과 재고관리로 물류 효율성을 높였으며, 글로벌 5일내 발송서비스를 앞세워 매년 유럽, 북미, 동남아 등에 신규 투자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중국 PDD홀딩스(Pinduoduo)의 해외직구 자회사인 테무는 압도적인 저가 전략을 앞세워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테무는 제조공장과의 철저한 분업을 통해 제조단가를 낮췄다. 중국내에 수많은 제조공장과의 연계를 통해 공장은 제품만 만들고, 나머지 마케팅, 물류, 고객 CS까지 모두 테무가 담당한다. 테무는 고객데이터를 분석해 트렌드에 맞춘 제품 생산을 제조공장에 주문하고 플랫폼을 통해 최저가로 판매하고 있다.

중국의 패스트패션 플랫폼 쉬인 역시 디지털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관리)과 제조유통 생태계에서 유기적인 협력으로 두각을 보인다. 쉬인의 6000여개 협력업체중 3000여개가 광저우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주로 10~20명을 고용하고 있는 가내 수공업 형태의 의류공장이다. 송 교수에 따르면, 쉬인은 신상품을 내놓을 때 공장에 100개 정도만 주문한 뒤 AI 기반으로 고객 반응 데이터를 실기간으로 취합하면서 수요를 예측하고 추가 주문에 들어간다. 광저우 밀집 생태계를 통한 생산속도는 글로벌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자라, H&M의 2~3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서비스 거래 단계별로 디지털 물류서비스 도입을”

송 교수는 물류유통산업의 디지털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서비스 거래 단계별로 디지털 물류서비스를 도입하고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서비스 거래 단계별 디지털 물류는 ▲서비스 탐색 및 평가 ▲협상 및 계약 ▲서비스 운영 및 모니터링 과정으로 이뤄진다.

◇서비스 탐색 및 평가 단계=서비스에 적합한 물류서비스 기업을 탐색하고 해당 기업의 서비스 역량을 평가하는 단계다. 송 교수는 디지털 물류서비스는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던 전통적인 물류서비스 거래 프로세스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협상 및 계약=선택된 물류기업과 서비스 범위, 가격 등 세부 계약사항을 조율하고 최종 계약하는 단계다. 송 교수는 물류서비스의 경우 서비스 품질을 사전에 명확히 알 수 없고, 서비스 자체가 주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협상 및 계약과정이 복잡하고, 계약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며, 실시간 모니터링 및 운영 최적화, 데이터 분석역량 등을 필수로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서비스 운영 및 모니터링=계약 후 서비스를 운영하며 성과를 모니터링하고 서비스 개선과 고도화하는 단계다. 운영단계에서는 수요예측, 재고 및 운송관리 등 물류서비스 전반에 걸쳐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최적화 기술 등을 활용하게 된다.

송 교수는 복잡하고 다단계로 구성된 물류산업에서 수요에 맞춰 적합한 서비스 제공기업을 확보하고 적절한 수준의 서비스 공급용량을 결정하는 것이 어려워짐에 따라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며, 디지털 전환을 통해 수요 및 공급 프로세스에서의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물류 수요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물류체계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