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 매체
2024/07/14(일) 10:00 편집
스마트복지포털

주요메뉴

등기데이터2
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프린트
라운지예술을 읽다

경험, 생각, 느낌을 캔버스에 회화적 언어로 기록

두 개의, 누워 있는, 뿌리가 드러난 세계…전현선 

기사입력2024-07-03 16:12
김현성 객원 기자 (artbrunch@naver.com) 다른기사보기

전현선, ‘배경과 그림’, 2022, watercolor on canvas, 61×73cm. <이미지=조현화랑>

 

전현선(1989~)의 작품은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고간다. 도형이 큰 자리를 차지하는 캔버스는 언뜻 보면 추상 같지만, 들여다보면 어떤 이야기들이 모여있는 듯하다.

 

그녀의 작업은 자신이 경험한 일을 기록하는 데서 시작된다. 장면을 재현하기보다는 상황의 분위기, 기류를 묘사한다. 장면 위에 겹쳐진 기하학적인 도형은 이미지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작가의 감정이나 상황의 분위기다. 작가가 풀지 못한 수수께끼들은 도형이 되어 버렸다. 명확한 것이 아니라 사소한 것, 모호한 것을 그림으로 남기고 싶어 하는 전현선은 구상과 추상이 공존하는 그림의 형식을 통해서도 그대로 전달된다.

 

조현화랑 해운대는 전현선의 개인전 두 개의, 누워 있는, 뿌리가 드러난 세계를 오는 721일까지 개최하는데, 두 대상의 관계와 드러나지 않는 본질에 대한 사유의 흐름을 담은 신작회화 17점이 전시된다. 전시장 중앙에는 2m 높이의 회화 10점이 나란히 엮여 하나의 거대한 캔버스이자 설치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회화끼리의 연결성과 공간과의 관계성을 보여주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담은 것. 모든 것은 주변상황과 함께하는 대상들에 따라 유동적이다.

 

하나의 반 호 모양으로 엮여진 2m 높이의 그림 10점은 전시장 중앙에 위치해 회화이자 설치작업이 된다. 정적으로 벽에 걸려 감상되는 회화로 남지 않고, 공간, 관객과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한다. 하나로 엮여진 캔버스는 10m가 되어, 공간 구성요소로서 동선을 형성하거나 공간에 여백을 만들며 전시장과의 관계성을 맺어간다. 10개의 회화가 연속되면서, 고정된 한 곳에서 전체를 보는 것과 하나씩 보는 것 둘 모두가 어려워졌다. 그렇게 그림을 보는 위치와 방식을 공간 내에서 고안하게 된다. 멀리서 한 눈에 담거나, 따라 걸으며 훑어보고, 또는 가까이 다가가 10개의 캔버스를 하나씩 꼼꼼하게 살피게도 된다.

 

전현선, ‘그림 창문’, 2022, watercolor on canvas, 53×41cm. <이미지=조현화랑>
작가는 이에 대해 스스로를 정해진 것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본인의 이야기를 확정적인 언어로 타인에게 직접 말하는 것보다, “자신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본인을 더 정확하게 설명해준다고 믿는 것이다. 이 말은 작가가 무언가를 단정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을 지양하며, 주변, 대상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성향임을 보여준다.

 

작가는 신중한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경험, 생각, 느낌을 매일 캔버스에 회화적 언어로 기록한다. 이들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이야기처럼 연결되고, 작가는 이를 서사성이라고 칭한다. 그러나 그는 서사성을 인위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도와 목적성이 없다. 전현선이 말하는 서사성이란 자연스럽게 엮이고 확장되며 드러나는 대상과 대상, 그림과 그림, 그림과 공간의 관계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 관계 속에서 대상들의 중요함에 우위가 있어 보이는 걸 원치 않고, 화면 속 평평함을 유지해 중요도가 구분되지 않도록 대상들 사이를 중재한다.

 

큰 하나의 캔버스가 일상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느낌의 꾸준한 기록이라면, 벽에 걸린 작은 캔버스의 작업실 묘사는 그가 매일 마주하며 생각을 멈추지 않게 하는 개인적 공간이다. 이전의 전현선은 대상과 대상이 교차점을 만들며 서로를 이해하고 중간을 찾아가길 바랐지만, 지금은 각자의 다름을 온전히 유지한 채로 오랜 시간을 나란히 누워 함께 하길 바란다. 서로의 다름이 사실 종이 한 장 정도의 작은 차이일 수도 있음을 인지하고 나란히 눕는다면, 그들은 더 오랜 시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속의 뿌리는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면의 근본적인 것에 대한 질문과 중요성을 의미한다. 벽에 걸린 그림엔 작업과정과 작업실을 담아, 그림에 사유를 담는 과정에서 본인이 바라보는 대상들을 보여준다. 작가는 빈 캔버스와 작업 중인 캔버스, 물감들과 붓 등을 묘사해 매일 마주하는 공간과 일상을 공유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예술만세 김현성 대표)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top
스마트에듀센터

객원전문 기자칼럼

 
  • 부동산법
  • 상가법
  • 준법길잡이
  • IP 법정
  • 생활세무
  • 판례리뷰
  • 인사급여
  • 노동정책
  • 노동법
  • 인사노무
  • 민생희망
  • 무역실무
  • 금융경제
  • 부동산
  • 가맹거래
  • 기업법률
  • CSR·ESG
  • 예술만세
  • 작가노트
  • 예술별자리
  • 세상이야기
  • 빌딩이야기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