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사업 효율적 교섭위해 단체교섭권 제도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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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가맹사업 효율적 교섭위해 단체교섭권 제도화 필요 가맹점주와 본사간 실질적 협의할 수 있는 파트너십 재정립을

기사입력2025-06-08 00:00

강성민 객원 기자 (y2kteius@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이상기후와 환율 등의 영향으로 커피 원두가격이 급등하고, 조류인플루엔자 여파로 브라질산 닭고기 수급 불안정이 겹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의 원재료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우던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200원 이상 가격을 인상했고, 닭고기 소매가는 1만원에 육박하며 관련 업종 전반에 타격을 주고 있다. 그 외에도 고금리, 고물가에 소비위축 장기화까지 더해지면서 위기감은 한층 더 심화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현재 프랜차이즈 업계의 구조 자체가 이러한 외부 충격을 고스란히 소상공인인 가맹점주의 부담으로 전가되도록 돼 있다는 점이다.

본사가 일방적으로 정한 공급가 인상은 별도의 합의없이 가맹점에 적용되며, 대체메뉴 개발이나 가격조정과 같은 후속 대응에서도 가맹점주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기 어렵다. 이처럼 원재료 가격 급등과 공급 차질이 반복되는 시장환경 속에서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의 구조적 힘의 불균형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계약 구조상 가맹점주는 본사의 공급 시스템과 운영 정책을 수용해야 하는 위치에 있으며, 이로 인해 비용 상승이나 수익 악화가 발생해도 협상의 여지는 제한적이다.

현행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은 가맹점주가 권익 보호를 위해 가맹점사업자단체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본사에는 해당 단체의 협의 요청에 대해 ‘성실히 응할 의무’만을 부과하고 있으며, 단체의 대표성에 대한 요건이나 협의를 강제할 법적 장치는 미비한 상태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가맹점사업자단체를 ‘등록단체’로 규정하고, 본사는 해당 단체의 협의 요청에 대해 대통령령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반드시 응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개정안이 영세·중소 브랜드가 다수인 현실에서 불필요한 분쟁을 야기하거나 브랜드 성장의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하며, 교섭 절차의 단일화, 업무방해 목적의 단체활동에 대한 등록취소 사유 추가 등을 개선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개정안이 입법 취지에 따라 실효성 있게 작동한다면, 이는 단순히 가맹점주의 권익 보호를 넘어 본사 측에도 행정적 효율성과 명확한 협상구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는 복수의 단체와 개별적으로 협의하는 과정에서 교섭창구가 분산되고 책임 소재도 불분명해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지만, 등록단체 제도를 통해 대표성과 절차를 명확히 정비하고 대표단체와의 협의만을 의무화한다면, 본사 입장에서도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정책 운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

물론 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법적 강제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본사가 협의 요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형식적으로 대응하는 데 그친다면 단체교섭권은 유명무실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용을 보완하기 위해 개정안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위반 시 과태료 및 청문 절차를 포함한 행정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좋은친구들컨설팅그룹의 배준성 가맹거래사는 이와 관련 “최근 원재료 인상 등으로 가맹점주에게 비용 부담이 전가되는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와 같은 경제불황 시기일수록 가맹점주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단체의 협의를 법적으로 의무화해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가맹점은 단순한 판매망이 아니라, 브랜드의 최전선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실질적인 운영 주체다. 또한 원재료 가격의 급등과 같은 외부 충격은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가맹점주와 본사가 실질적인 협의를 통해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구조가 필수적이며, 양자 간의 관계 역시 일방적인 지시체계가 아닌 상호조율 가능한 파트너십으로 재정립돼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단체교섭권의 제도화가 그 전환의 첫걸음이자,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핵심기반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대한가맹거래사협회 강성민 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