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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응능부담원칙 따라 인상 필요성 검토”
기업책임 명확히 하면서 성장 위축시키지 않는 정교한 설계 필요
- 기사입력2025-07-21 11:3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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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법인세는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며, 응능부담원칙((Ability-to-Pay Principl))에 따라 인상 필요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 정부에서 최고세율을 25%에서 24%로 내린 데 대한 재조정 필요성을 시사한 것이다.윤석열 정부 당시 시행된 법인세 인하 조치로 2023년 국세 수입은 51조8000억원이 줄었다. 2024년에도 7조6000억원가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2년 새 60조원에 가까운 세수가 사라진 셈이다. 이로 인해 복지와 기초 재정지출이 압박을 받고, 국가 채무비율은 빠르게 상승했다. 법인세 세율은 2017년까지 10~22%였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 10~25%로 인상했다가 윤석열 정부 들어 9~24%로 낮춘 상태다.‘재정건전성’이라는 명분으로 각종 복지지출이나 공공일자리 예산을 줄여왔던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지키지도 못했으며, 세수감소의 주요 요인이 법인세 감세에 있었다는 점은 조세 정의를 훼손했다는 점에서 신뢰받기 어렵게 됐다. 전 정부의 법인세 인하는 기업들의 투자를 늘려 경제 활력을 높이겠다는 명분이었지만, 결과는 달랐다.구 장관은, 윤 정부가 감세정책으로 기업의 투자를 늘리고 그것이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총국세가 계속 줄고 법인세도 감소했으며 성장도 소비도 투자도 모두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실제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OECD 85개국을 대상으로 법인세 실효세율을 10%포인트 인하한 결과, GDP 성장률이 1% 내외로 증가하는 등 일부 경기 활성화 효과는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투자·고용·소비 확대 효과는 미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법인세 정책이 수시로 바뀌면서 정책 일관성은 흐트러지고, 국가 재정에 대한 예측 가능성도 줄어든다. 국내외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현시점에서 법인세는 단순한 세율 조정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경제의 체질을 점검하고, 조세 정의를 바로세우며, 기업의 책무를 새롭게 규정할 수 있는 기준으로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이제 법인세 정책은 새롭게 설계돼야 한다. 단순히 법인세율을 조정하는 수준이 아니라, 연구개발이나 친환경 투자, 고용 창출 등 생산적 활동에 대해서는 세액공제를 확대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북돋고, 과도한 면세나 특혜는 과감히 걷어낼 필요가 있다.기업 활동에 적정한 책임을 부과하면서도 성장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정교한 설계가 필요한 것이다. 조세는 단지 세수를 걷는 수단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경제를 지향하고 어떤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지를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정책이다. 이제는 법인세를 둘러싼 논의가 정치가 아니라 정책의 관점에서 다뤄져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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