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시장 혁신기업 성장사다리 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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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코넥스 시장 혁신기업 성장사다리 될수 있을까 벤처투자 회복세·생산적 금융 전환으로 자금조달 환경 변화 기대

기사입력2025-11-07 11:3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벤처투자 회복세와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전환 정책이 맞물리며 코넥스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코넥스가 코스닥으로 향하는 징검다리를 넘어, 비상장 혁신기업의 실질적 성장 플랫폼으로 재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나수미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거래소가 6일 개최한 ‘2025 코넥스 시장 상장법인 합동 IR’에서 ‘중소·벤처기업계 현황 및 향후 성장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며 “코넥스 시장은 벤처투자와 코스닥 사이의 중간자본시장으로서, 향후 정책적 환경과 기관투자자의 참여 확대 여부에 따라 재도약의 가능성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나 연구위원은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 환경과 벤처투자 흐름, 정부의 금융정책 방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며 “자본시장 내 구조적 변화 속에서 코넥스의 전략적 역할을 다시 정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코넥스 설립 12년 차…‘중간 시장’ 역할 여전히 유효

코넥스 시장은 2013년 중소·벤처기업의 자본시장 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개설됐다. 코스닥 진입 전 단계에서 기업이 일정 규모의 시장 평가와 투자자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장으로, 개설 초기에는 기술력 중심의 중소기업이 코스닥 이전 상장을 준비하는 ‘성장 사다리’로 기능했다.

한국거래소는 6일 ‘2025 코넥스 시장 상장법인 합동 IR’을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코스닥의 기술특례상장, 이익미실현특례(일명 테슬라 상장) 등 상장 요건 완화 제도가 확산되면서 코넥스 신규 상장 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고, 거래 유동성도 줄었다.

코넥스 시장은 2018년 시가총액 6조3000억원, 상장기업 153개사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며 올해 11월 현재 시가총액은 2조8000억원(–50%), 상장기업은 116개사(–24%)로 줄었다. 특히 개인투자자 비중이 90% 이상으로 높고, 기관투자자나 정책금융기관의 시장 참여가 제한적이어서 안정적인 수급 기반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 연구위원은 “이제 코넥스는 코스닥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를 넘어, 비상장기업이 시장 신뢰를 축적하며 중장기적으로 자본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실질적 중간 플랫폼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코넥스 시장의 거래 유동성 확대를 위해서는 기관투자자, 특히 벤처캐피탈(VC)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VC의 참여는 개인투자자가 96%를 차지하는 코넥스 시장의 편중 구조를 완화하고, 전문적인 기업 분석과 가치평가를 가능하게 하며, 장기 투자 성향으로 시장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벤처투자, ‘제2벤처붐’ 이후 조정기 거쳐 회복세 진입

코넥스 시장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벤처투자 시장은 문재인 대통령 시절인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제2벤처붐을 맞으며 급성장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디지털 전환과 비대면 산업이 각광받으며 투자 규모가 급증했지만, 이후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 여파로 2023년까지 투자액이 감소세를 보였다.

2020년 8조1000억원이었던 벤처 신규투자는 2021년 15조9000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조정기에 들어섰다. 2024년부터는 전년 대비 7.2% 증가하며 반등 신호를 보였고, 2025년 상반기에는 5조7000억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나 연구위원에 따르면,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이 급락한 것에 비하면, 한국은 정부 모태펀드의 역할로 비교적 연착륙했다. 그는 “현재 벤처투자 시장은 초기 스타트업 중심에서 성장기·상장 전 단계 기업 중심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며 “소규모 투자보다 메가딜, 대형화된 라운드 중심의 자금 공급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2조1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소폭 감소한 반면, 후기 기업 투자는 1조원으로 14.9% 증가했다. 보수적인 투자 성향 강화로 인해 Exit(회수)에 임박한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300억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1000억원 이상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은 5개 기업으로 나타났다.

나 연구위원은 “투자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며 “과거에는 기술 아이디어 중심의 투자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시장 검증과 성장 잠재력을 입증한 기업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는 향후 코넥스와 같은 중간 시장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책 변화, 부동산 아닌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 가속

정책 측면에서도 자본시장 중심의 ‘생산적 금융’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촉진하고 있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은 부동산 중심 금융에서 첨단산업과 혁신기업 중심의 생산적 금융으로 자금 흐름을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국 자본시장과 벤처투자 생태계에는 근본적인 변화가 예고됐다. 정부는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하고, 벤처투자 회수 활성화를 위한 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제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또한 은행·보험사 등 기관의 자본규제를 완화해 벤처·중소기업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도 병행될 예정이다.

이재명 정부는 제3벤처붐을 국정과제로 설정해 벤처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2030년까지 누적 40조원의 벤처투자를 조성하고, 유니콘기업 100개 배출, 고학력 청년 창업가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아울러 코넥스 시장을 활성화해 초기 벤처기업 상장시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정부는 올해 10월 코넥스 시장의 재포지셔닝 방향을 공식 확정했다. 코넥스의 정체성을 ‘초기 혁신벤처 전용 상장시장’으로 명확히 하고, VC의 중간 회수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BDC를 통해 일반 국민에게도 코넥스 투자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나 연구위원은 “벤처투자 회수 통로로서 코넥스와 코스닥 시장이 정책 체계 안에서 보다 전략적으로 연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코넥스 재도약의 관건은 ‘정책 신뢰’와 ‘기관 유입’

나 연구위원은 “코스닥 특례상장 요건이 강화되고 자본시장 신뢰 회복 기조가 자리 잡으면, 코넥스를 통한 상장 전 성장 단계 기업 유입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기관투자자의 시장 진입 확대와 정책적 세제 지원이 병행돼야 코넥스가 실질적인 성장 사다리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중소벤처기업은 고금리, 경기 둔화, 글로벌 불확실성 등 복합 위기 속에서도 혁신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며 “이제는 정부와 금융시장이 생산적 금융 환경을 만들어 기업의 도전이 자본시장과 연결되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코넥스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