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3만시대…호텔·식당도 ‘벤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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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기업·제품 인증 벤처기업 3만시대…호텔·식당도 ‘벤처’ 된다 법인세 감면·코스닥 상장 우대·신용보증 등 혜택 많아

기사입력2015-02-13 14:00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국내 벤처기업 수

단위:개 <자료=중소기업청> ©중기이코노미

[기업 ‘인증’ 무엇이 있나 ①벤처기업-상]지난달 20일을 기준으로 국내 벤처기업 수가 3만개를 넘어섰다. 2010년 5월에 2만개를 돌파한 이후 5년도 안 돼 1만개가 늘어난 것이다. 벤처기업의 매출액을 모두 합하면 2013년말 기준 198조7000억원에 달한다. SK(156조원)와 현대차(150조원) 연매출보다 큰 금액이다.

벤처기업이란 기술력을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인적·물적 지원을 받는 기업이다. 정부는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 1998년부터 벤처기업확인제도를 운영 중이다. 신생기업을 편의상 벤처기업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으나 법적으로 벤처기업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증제도를 거쳐야만 한다.

중소기업청이 벤처기업 확인을 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3년말 기준 벤처기업의 평균매출액은 68억4000만원이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10.2%로 대기업(0.3%)이나 중소기업(5.6%)보다 높다.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기업은 453개, 1조원이 넘는 벤처기업도 코웨이, 팬택, 넥슨코리아, 네이버, 유라코퍼레이션, 한국니토옵티칼, 파트론 등 7개나 된다.

평균적으로 벤처기업들은 매출액의 3.2%를 R&D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1.4%), 중소기업(0.7%)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기업부설연구소 또는 연구전담 부서를 갖추고 있는 벤처기업은 68.9%로 나타났다. 벤처기업 중 연구개발 유형의 경우 기업부설연구소 설치가 필수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일반기업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라는 것이 중기청의 설명이다.

법인세·소득세 감면…특허 심사도 ‘벤처 먼저’

정부로부터 벤처기업 인증을 받으면 세제, 금융, 특허, 마케팅 등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다.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벤특법)을 중심으로 창업법, 증권거래법, 소득세법, 조세특례제한법, 부가가치세법 등 다방면에서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세제 혜택은 창업 후 3년 이내에 벤처 확인을 받은 ‘창업벤처 중소기업’에 전폭 지원된다. 창업벤처 중소기업의 경우 최초 소득이 발생한 해부터 4년간 법인세와 소득세를 50% 감면받을 수 있다. 또 벤처확인일로부터 4년 이내에 취득한 사업용 재산 등기에 대한 등록세와 취득세는 면제해 주며, 재산세도 5년간 50%를 감면해준다.

창업한지 3년 후에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더라도 세제 혜택은 있다. 주식거래나 평가로 인한 손익은 투자신탁의 이익 및 배당금에 포함시키지 않는 소득세 감면, 벤처지주회사가 자회사인 벤처기업으로부터 받은 수익금은 익금불산입(회계상 이익금임에도 과세소득 산출시 이익금에 넣지 않는 것)하는 법인세 감면 혜택 등이 있다.

기업별 코스닥 상장요건

<자료=한국거래소> ©중기이코노미

코스닥 상장 심사에서도 우대를 받을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반기업은 설립 후 3년이 지나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수 있지만 벤처기업은 이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도 된다. 상장요건 중 자기자본 규모도 일반기업은 30억원, 벤처기업은 15억원이다. 벤처기업에게 코스닥 상장 길이 더 활짝 열려있다는 의미다.

신용보증 심사에서 우대 사항도 있다. 기술신용보증기금은 벤처기업에게 우선적으로 신용보증을 해야 한다(벤특법 제5조)는 법적 근거 덕분이다. 벤처기업의 신용보증 한도는 50억원으로 일반기업보다 20억원 많다. 신용보증료율 0.2%도 벤처기업의 경우 감면받을 수 있다.

특허심사 우선권도 있다. 벤처기업이 특허 및 실용신안을 출원하면 우선적으로 심사해주는 제도(특허법시행령 제9조, 실용신안법시행령 제15조)다.

마케팅 부문에서는 광고비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내부 지침에 따라 특허기업에게는 TV와 라디오 광고비를 70%까지 감면해 준다.

벤처기업 우대사항은 각 법률과 제도 수정에 따라 약간씩 변동이 있고 기업 상황별로 다를 수 있으니 근거 법률을 검토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제조업 70% 압도적…숙박업·음식점업 가능

벤처기업 우대조건을 확인했다면 자신의 회사가 벤처기업으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벤처기업에서 제외되는 업종이 있기 때문이다.

벤처기업 제외업종(요약)

벤처기업 인증을 받을 수 없는 업종은 부동산업 및 임대업(주거용건물임대업, 부동산 자문 및 중개업), 오락업 및 문화업(골프장운영업, 무도장운영업, 기타갬블링 및 베팅업), 공공·수리 및 기타서비스업(피부미용업, 욕탕업, 마사지업, 예식장업) 등이다. 모든 부동산업, 오락업, 서비스업이 제외되는 것이 아니라 코드번호(세세분류)에 따라 다르므로 벤처확인·공시시스템인 ‘벤처인’에서 코드번호를 확인하면 된다.

벤처기업 업종 제한은 갈수록 느슨해지는 추세다. 지난해 숙박업에 대한 벤처기업 제한이 풀리면서 여관업, 기타숙박업(하숙집 등)을 제외한 호텔, 리조트 등은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오는 2월부터는 주점업을 제외한 음식점업도 전면 개방된다. 정부의 창업 지원사업에서는 음식점업도 신청할 수 있는데, 벤처기업이 안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한국무역협회의 지적 이후 제도가 변경됐다. 숙박업 제한은 지난해 10월에 풀렸지만 아직 벤처 신청을 한 기업은 없다.

중기청 한 관계자는 지난달 20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숙박업이나 음식점업에서의 수요 때문에 제외업종에서 풀어준 것은 아니다. 최소한 업종 때문에 벤처기업이 못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라면서 “해당 업종에서도 정부에서 예측하지 못했던 비즈니스모델이나 기술혁신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업종 수로 보면 제조업이 벤처기업 중에서 압도적이다. 중기청에 따르면 2014년 12월말 기준 벤처기업의 업종별 분포는 ▲제조업 71.2% ▲정보처리·소프트웨어업 16.4% ▲기타 3.4% ▲건설·운수업 1.4% ▲도·소매업 1.3% ▲연구개발·서비스업1.1% ▲농림어업광업 0.2%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