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드라이브? 중소기업엔 ‘무슨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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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핀테크 드라이브? 중소기업엔 ‘무슨 얘기’ 금융규제 완화만 초점…“영업에 핀테크 고려한 적 없어”

기사입력2015-05-22 14:00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기이코노미

정부가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각종 금융 규제를 철폐하고 있으나 아직 중소기업들의 체감온도는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핀테크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부 차원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소기업연구원이 지난달 312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핀테크 인지도와 활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64.1%가 핀테크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기업의 31.7%는 ‘전혀 모른다’, 32.4%는 ‘모른다’고 답했다. 핀테크에 대해 알고 있다는 기업은 17.3%에 불과했다.

핀테크란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기술을 이용한 금융 서비스를 말한다. 카카오톡 친구들과 소액을 주고받을 수 있는 뱅크월렛카카오, 근거리무선통신을 이용한 간편결제서비스 등도 핀테크의 일종이다.

그러나 아직 중소기업들은 핀테크를 어떤 방식으로 업무에 활용할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연구원 설문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95.8%가 자금조달이나 영업활동에서 핀테크를 고려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핀테크를 고려해 본 적이 없는 이유(중복응답 가능)는 △어떤 이득이 있는지 몰라서(51.5%) △어떻게 활용하는지 몰라서(48.8%) △정보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몰라서(28%) △보안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19.4%)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뜨거운 이슈인 보안이나 비용보다도 핀테크에 대한 정보 자체가 부족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중소기업연구원 백강 책임연구원은 21일 중소기업·소상공인 핀테크 활용방안 세미나에서 “최근 핀테크에 대한 논의가 송금, 결제 등 은행권 업무에만 집중돼 있고,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금융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결론으로만 이어지고 있다”면서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핀테크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중기이코노미

백 책임연구원은 “플랫폼을 제공하는 핀테크 창업도 중요한 이슈지만 자금, 인력, 판로 등에서 열악한 경영환경에 놓인 중소기업이 핀테크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방안도 중요하다”면서 “중소기업들이 핀테크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교육프로그램과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백 책임연구원은 중소기업들이 자금조달 과정에서 핀테크를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최근 3년 사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크라우드 펀딩이 대표적인 예다. 금융기관 대출과 정책자금에 의존하고 있는 기업들이 자본 조달처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외부자금 조달 방안은 금융기관 대출이 69.2%, 정책자금 29.9%로 나타났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자본 모집자와 제공자의 거래가 온라인상에서 형성되는 시스템이다. 기업이 신규 프로젝트에 앞서 사연을 올리면 투자자들이 1000원부터 자유롭게 후원할 수 있다. 투자자들에게는 기업이 마련한 별도의 보상이 주어진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돈을 빌려주고 갚는 P2P대출과는 다른 개념이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로는 텀블벅(tumblbug.com), 굿펀딩(goodfunding.net)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황유미씨의 실화를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 역시 이같은 방식으로 제작됐다. 제작진은 굿펀딩을 통해 한 달만에 약 1억2000만원을 모금해 지난해 개봉까지 마쳤다. 레진코믹스는 최근 텀블벅에서 신간인 ‘여자 제갈량’ 단행본 출간을 위해 후원자를 모집하고 있다. 아직 마감까지 12일이 남았지만 목표 금액이었던 300만원을 훌쩍 넘겨 21일 오후 기준 2560만원이 모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