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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빼고 ‘문, 안, 유, 심’ 모두 법인세 올린다
유승민·심상정 ‘명목세’ 인상 우선…문재인·안철수 ‘실효세’ 먼저
- 기사입력2017-04-20 11:35
박홍기 기자 (phk4876@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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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를 제외한 문재인,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대선후보 모두 강도만 다를 뿐, 증세 수단으로써 법인세 인상을 언급하고 있다. 차기 정부에서는 법인세가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이번 대선의 주요 쟁점 중 하나인 복지부분에 대한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후보들 모두 증세가 불가피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한다. 하지만 조세저항에 대한 우려 때문에 모호한 스탠스를 취하는 후보도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를 대신한 패널들은 한국세무학회·한국납세자연합회 주최로 19일 열린 ‘19대 대통령 후보 조세공약 토론회’에서 각 후보의 관련 공약을 제시했다.
<자료=19대 대통령 후보 조세공약 토론회/그래픽=박홍기 기자> ©중기이코노미◇문재인 후보=문 후보는 비과세·감면 축소를 통해 실효세율을 먼저 인상하고, 그래도 부족하다면 명목세율을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과세표준 200억원을 초과하면 22%의 법인세 최고세율을 적용한다. 그런데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등 각종 감면제도의 적용을 받으면, 기업이 실제로 내는 법인세율은 통계에 따라 다르지만 10%대 후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즉 감면혜택 등을 폐지 또는 축소해 기업이 실제로 내는 법인세 부담비율을 22%까지 올린다는 얘기다.
최고세율 22%가 부족하다면 명목세율을 25%까지 인상한다는 게 문 후보의 공약이다. 문 후보측 패널로 참석한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김유찬 교수는 “R&D세액공제와 같은 이중의 혜택은 즉시 폐지해야 한다”며 “‘선 실효세율 인상, 후 명목세율 인상’으로 순위의 차별은 뒀지만, 일자리·복지지출을 생각하면 당연히 명목세율 인상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명목세율을 인상한다면 200억원 이상 혹은 500억원 이상 과세표준구간에 대해 세율 25%를 적용할 예정”이라며 “내부적으로는 500억원 이상 과세표준구간 적용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안철수 후보=법인세 인상에 대한 안 후보의 입장은 민주당 문 후보와 방법론에서 유사하다.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비정상화된 실효세율을 정상화한 이후 필요하면 명목세율을 손 본다는 기조다. R&D세액공제와 임시·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를 축소하고, 기업소득환류세제·배당소득증대세제 등도 폐지하는 등 조세감면제도를 대폭 손질한다.
안 후보의 지금까지 발언 등에 비춰보면 명목세율 인상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지는 않지만, 국민의당이 지난해 말 국회에 발의한 법인세 인상 개정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법인세 최고세율은 과세표준 200억원 초과 기업의 경우 현행 22%에서 24%로 인상한다. 안 후보측 패널로 나선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박기백 교수는 “법인세율 인상은 민감한 문제라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인상하더라도 (기부금, 후원금 등) 준조세부담은 줄여 기업활동의 자유를 보장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1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한국세무학회, 한국납세자연합회 주최로 열린 ‘19대 대통령 후보 조세공약 토론회’에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측 패널들이 참석해 각 후보의 공약을 제시했다. ©중기이코노미◇유승민 후보=이번 탄핵대선에서 법인세 인상론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후보는 심상정 후보와 유승민 후보다. 법인세 인상을 포함해 경제민주화 담론과 관련해 유 후보의 공약들은 민주당 및 국민의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산업경제정책 공약만으로 보자면, 홍준표 후보를 대선주자로 내세운 자유한국당과 같은 뿌리였다고 상상하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다. 유 후보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중부담 중복지’을 위해서는 법인세 인상을 포함해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인상, 재산세 인상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 후보는 최근 토론회에서 “이명박 정부의 부자 감세, 특히 법인세 인하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느냐”는 심상정 후보의 질문에 “네,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저는 이명박정부 때도 2008년부터 감세를 중단하자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해 온 사람이다”라며 법인세율을 이명박정부 이전 수준(25%)으로 올린다는 입장이다. 유 후보를 대신해 바른정당 하현철 수석전문위원은 “증세 없이 재정지출을 확대한다는 것은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킬 뿐”이라며 “복지수준을 올리기 위해서는 세금을 인상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고소득, 대기업 중심으로 단계적인 증세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상정 후보=법인세 최고세율을 25%로 인상하고, 최저한세율 또한 현행 17%에서 20%까지 올린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이자소득·배당소득 등 자산의 양도소득에 대해 10% 할증과세한다.
이날 토론회에서 정의당 정책위원회 손종필 정책연구위원은 탈세기업 및 사업자에 대해서는 세금감면을 배제하고, 정부조달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배제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또 “경기가 좋으면 찬물을 끼얹는다는 이유로, 경기가 안 좋으면 발목을 잡는다는 이유로 법인세 인상을 피해왔다”며 “이번에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MB정부 감세 이전인 25%로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준표 후보 측은 이날 토론회에 공식적으로 불참의사를 밝히고 참석하지 않았다. 홍 후보는 주요 대선주자 중 유일하게 법인세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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