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문화예술기업’ 인증…기업들 “몰라요”

프린트

Live 중기 ㅣ 기업·제품 인증 3년차 ‘문화예술기업’ 인증…기업들 “몰라요” 인증기업 9개뿐, 홍보 저조…문체부 “대출금리 우대 등 혜택 확대”

기사입력2016-06-10 00:00

[기업 ‘인증’ 무엇이 있나 ㉑문화예술기업 인증]정부가 2014년부터 문화예술 후원 우수기업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정작 기업에는 홍보가 안 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제도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기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인증 혜택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래픽=이혜원 기자> ©중기이코노미

문화예술 후원을 모범적으로 하는 기업을 인증하는 제도다. 2014년 7월부터 시행된 문화예술후원법이 운영 근거로, 첫해 9개 기업이 인증을 받았다. 두산, 신세계, 종근당, 현대약품, 효성, 올림푸스한국 등 대기업이 대부분이다. 운영 첫해라는 점을 감안해도 저조한 실적이다. 올해도 지난 3일까지 인증기업 접수를 받았지만 실적이 저조하자 접수기한을 늘렸다. “보다 많은 단체 및 기관의 참여를 위해” 연장했다는 것이 문체부의 설명이다.

문화예술 후원에 적극적인 기업도 이런 인증이 있는지 몰랐다는 반응도 있다. 4년째 문화예술 후원활동을 해, 서울시로부터 표창까지 받은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이 인증을 아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그런 인증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했다. 꾸준히 문화예술 후원을 해 온 기업조차 제도의 존재를 모른다는 얘기다.

문체부는 홍보에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인증을 운영하는 정부부처는 매년 기업을 대상으로 인증제도 신청방법과 혜택을 설명하는 자리를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체부도 인증 첫 해인 2014년에는 문화예술 기업 인증 설명회를 열었다. 그러나 9일 중기이코노미 취재에 따르면 올해는 기업 대상 설명회 개최 계획도 없다.

문화예술기업 인증이 기업에 메리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인증을 받은 기업은 홍보할 때 인증마크를 쓸 수 있으며, 정부 포상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 혜택의 전부다. 올해 추가된 혜택은 출입국우대카드를 발급해 출입국 심사 시 전용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 내용이다.

<그래픽=이혜원 기자> ©중기이코노미

인증 기업에 대한 금전적 혜택은 전무하다. 중소기업청의 이노비즈·메인비즈 인증, 특허청의 지식재산 경영 인증 등 여타 인증제도가 유관기관과의 협력 아래 각종 혜택을 주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표적인 혜택으로는 신용보증기금의 보증료율 할인과 보증한도 확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정책자금 융자 확대, 방송광고진흥공사의 TV·라디오 광고비 할인, 정부사업 지원 시 가산점 등이 있다.

문체부는 문화예술 후원기업 인증마크로 인한 홍보효과가 가장 큰 인센티브라는 입장이다. 문체부 예술정책과 이혜림 사무관은 9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기업 대부분은 홍보효과를 기대하고 인증을 받는다. 그건 다른 인증제도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안다”면서도 “민간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인증 기업에 대한 혜택을 늘리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 사무관에 따르면 문체부는 인증기업에 KB국민은행 대출금리를 1.5%p 우대해줄 계획이다. 이는 대기업이 아닌 중소·중견기업에만 적용할 방침이다.

올해 문화예술후원 우수기업 인증 신청기한은 오는 24일까지다. 문화예술 후원 성과(50점), 후원 운영체계(25점), 조직역량(25점)을 기준으로 인증 여부를 평가한다. 가장 배점이 큰 문화예술 후원 성과의 경우 후원의 지속가능성을 중점적으로 본다. 기업 홍보를 위해 보여주기식 후원을 하는 게 아니라 체계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기업인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평가 항목은 최근 3년간 문화예술 후원금액, 최근 2년간의 후원금액 증감률, 후원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수, 재정지원 이외의 문화예술 프로그램 지원 실적, 대표적인 문화예술 프로그램 운영성과와 지속성 등이다. 기업은 문체부 홈페이지(mcst.go.kr)의 ‘알림’란에서 서식을 내려 받아 신청서를 내면 된다. 서류심사와 현장심사를 거쳐 오는 8월 중 인증 기업을 발표한다. 유효기간은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