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연봉도, 2억 연봉도 똑같이 소득세율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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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수십억 연봉도, 2억 연봉도 똑같이 소득세율 38% 공평의 원칙이 무너지면 조세저항권이 발동할 수 있다

기사입력2016-08-04 18:44

박현진 기자 (kpla12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지난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아 한국납세자연맹과 공동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우리나라 근로소득자 1618만7649명중 10억원 이상 연봉을 받는 근로자가 1868명이다. 1만명에 한 명꼴이다(0.01%). 연봉수준을 좀 낮춰 3억5000만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근로소득자는 1만5990명이다(0.1%). 그리고 연봉 상위 1%에 해당되는 근로소득자는 17만8830명, 이들의 평균연봉은 2억2020만원이다.

▲1200만원 이하(6%) ▲1200만~4600만원(15%) ▲4600만~8800만원(24%) ▲8800만~1억5000만원(35%) ▲1억5000만원 초과(38%), 현행 소득세법에 따른 과표구간과 세율이다.

김영진 의원 발의안에 따른 과세표준 및 소득세율

<자료=국회>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입장에서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세금 좋아하는 국민은 없다. 국가체제 유지를 위해 모두가 싫어하지만 반드시 거둬야 하기에 조세 제1원칙은 공평의 원칙이다. 이 원칙이 무너지는 순간 국가는 세금을 거둘 수 있는 명분 자체가 사라진다. 반면 국민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될 분명한 명분을 갖게 되고, 국가가 세금을 거두려고 하는 경우 저항권도 발동할 수 있다.

상위 1% 외에는 개돼지로 치부되는 이 나라에서 1%에 해당되지 않는 나머지 99%의 세부담은 그냥 덮어두자. 연봉 상위 1%, 연봉 2억2020만원 이상 받는 ‘주인’들 사이에선 세부담에 대한 공평의 원칙이 지켜지고 있는가. 그것도 아니다. 주인들 사이에도 ‘진짜’ 주인이 있고, 또 ‘짝퉁’ 주인이 있다. 진짜는 연봉 10억원 이상, 그 이상은 통계가 없으니 수십억원일 수도 있다. 그래도 소득세율은 38%다. 짝퉁도 2억2020만원밖에 벌지 못하는데, 소득세율은 38%다. 상위 1%를 제외한 나머지 99% 대다수에게 적용되는 누진이란 개념이 여기엔 없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조세개편안은 짝퉁의 과도한 세부담을 완화시켜줄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정부는 소득세 최고세율을 38%로 고정했다. 오히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짝퉁의 억울함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7월 ‘소득세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과세표준 구간이 ▲1억5000만원을 초과하고 2억원 이하인 경우 35% ▲2억원 초과 4억원 이하 인 경우 40% ▲4억원 초과 10억원 이하인 경우 45% ▲10억원 초과인 경우 50%의 세율이 적용된다. 현행 소득세법보다는 비교적 조세 공평의 원칙이 관철된 법안이다. 짝퉁의 입장에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