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청두’ 소비재 유망…中亞·유럽 진출 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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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중국 서부 ‘청두’ 소비재 유망…中亞·유럽 진출 발판 교통·물류 인프라 활용, 시장 확대 가능성…전자상거래 진출 유리

기사입력2017-02-16 15:59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국 내수시장을 가다 ⑨서남권역 쓰촨성 청두(成都)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려면, 무엇보다 권역별로 차별화된 접근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권역만 놓고봐도 넓고 다양해, 시장진출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가를 따로 찾기가 쉽지 않다. ‘중국 내수시장을 가다’는 중국 관련 여러 전문가들의 분석과 관련 단체 및 기관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 등을 토대로 주요 시장의 특징 및 진출 유망분야를 정리했다. 이를 통해 중국 해당지역에 진출하려는 중소기업에 도움이 되는 기본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중국 내수시장은 화북권역, 화동권역, 동북권역, 화중권역, 화남권역, 서남권역, 서북권역 등 총 7개 권역으로 나눴다. 이번에는 아홉 번째로 서남권역 쓰촨성이다.

중국 서남권역은 충칭시, 쓰촨성, 구이저우성, 원난성, 시짱자치구를 포함하는 내륙지역이다. 중국정부가 동부 연안지역을 집중 육성함에 따라, 서남권역은 1인당 연평균 수입이 인민폐 700위안 이하인 빈곤현(贫困县)이 대다수다. 2014년 기준 1인당 평균 GDP는 2만9864위안으로 중국에서 가장 낮고, 도시화율도 41%로 중국 평균을 밑돈다. 바나듐과 티타늄, 천연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이 매장돼있어 전통적으로 이를 이용한 자원채굴·가공업이 발달했다.

그러나 2000년 후반 이후 중국정부의 ‘서부대개발’ 정책으로 이곳은 변신하고 있다. 최근 5년간(2010~2015년) 1인당 GDP 연평균 성장률을 보면 서부가 11.4%로, 동부(9.4%)와 중부(10.2%)를 상회한다. 또 제조업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대형 제조업체를 유치하고 있으며, 중국정부가 신규 고속도로 건설프로젝트를 내놔 향후 성장잠재력이 큰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서부대개발, 일대일로 중심지…쓰촨성 ‘청두(成都)’

특히 쓰촨성 성도인 청두(成都)는 서부대개발의 중심지이자, 장강(长江) 유역개발의 핵심거점 지역이다. 2015년 청두시 지역총생산(GRDP)은 전년대비 7.9% 증가한 1조801억위안으로, 충칭에 이어 서부지역에서 두번째로 높다. 쓰촨성 경제의 35%, 교역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1인당 GDP가 1만달러를 넘어 소비자구매력이 크다.

최근에는 청두-충칭간 청위경제권(成渝经济圈) 건설을 통해 중국의 4대 경제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 등 국가개발전략에 따라 국제항공노선, 국제화물철도 등 물류환경이 조성되면서 글로벌기업들의 중서부 진출 교두보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구이저우성, 원난성을 포함한 6개성과 직할시인 충칭과 인접해 중국 중서부로의 진출이 쉽고, 동서와 남북을 잇는 화물철도와 수상운송이 가능한 장강이 있어 물류산업이 발달했다. 이러한 물류인프라를 바탕으로 대외무역도 활발하다. 2015년 기준 청두시 GRDP의 76.9%가 대외무역에서 발생했다.

정보통신기술(ICT)·자동차·기계·화학 등의 제조업이 주력산업이고, 최근에는 사물인터넷·클라우드 컴퓨팅·에너지절약 및 환경산업 등 신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약 20여개의 산업단지가 있으며, ▲ICT·바이오·기계산업 중심인 청두 하이테크기술산업단지(이하 ‘청두고신구’) ▲제조 중심의 도심서쪽 ▲서비스 중심의 도심남부지역으로 구분한다. 2015년 기준 500개 글로벌기업 중 199개가 청두에 진출해 있다. 인텔, 보쉬필립스, 텐센트, 화웨이 등이 대표적이다.

청두시는 ‘13·5 규획시기’(2016~2020)에 중국 평균(6.5%)을 상회하는 중고속성장을 유지, 2020년에는 2010년 대비 3배 이상의 경제규모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청두시는 2020년까지 산업별 부가가치 목표(공업부가가치 6500억위안, 서비스부가가치 9800억위안)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1조위안 규모의 1개 클러스터(청두고신구)와 1000억위안 규모의 2개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SUV·화물차 등 다양한 차종을 생산하고 신에너지 자동차기술을 보유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기계는 공업기계와 부품소자, 화학은 전방산업을 집중 육성한다. 식품·경공업 등의 구조개선도 추진한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유통, 관광, 문화 등 생활형 서비스업의 질적 향상도 계획하고 있다. 종합쇼핑몰을 건설하고, 선도적인 글로벌 유통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특히 2020년까지 청두를 중심으로 한 물류인프라 개선사업을 통해 전세계 약 170여개 도시와 연계하는 항공노선과 국제화물철도를 건설한다.

韓 화장품·패션·식음료품 유망…中企 지재권 침해 대비

국내기업이 진출하는 경우 화장품·패션·식음료품 등의 소비재가 유망할 전망이다. 청두는 내외자기업이 집중돼 있어 중산층이 많다. 청두시 소비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4946억위안으로 2015년 대비 10.7% 증가했으며, 고가의 수입소비재 및 자동차 등의 시장규모는 중국내 상위권이다.

한류영향으로 한국제품 구매율도 높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간한 ‘중국 Go West 전략’ 보고서를 보면, 쓰촨성을 포함한 중서부지역 소비자의 92.8%가 한국상품 구매경험이 있다. 뷰티, 패션액세서리, 대형가전, 식음료의 재구매 의사가 높아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오프라인 진출보다는 전자상거래를 통한 진출이 유리하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전자상거래산업 기반시설 지원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쓰촨성 상무청 통계에 따르면 2015년 3분기 쓰촨성 전자상거래 총액은 1조2029억위안이다. 그 규모가 중국에서는 여섯번째이지만, 서부지역에서는 1위다. 이 가운데 인터넷을 통해 제품이 판매된 순수 금액만 따지면 1298억위안에 이른다.

‘전자상거래발전 3년(2015~2017년) 행동계획’에 따라 수출입항구와 종합보세구·보세물류단지 등 세관특수 감독관리구역에 국제물류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해, 통관절차 간소화를 기대할 수 있다. 또 교통·물류 인프라를 활용하면 중국 내수시장 뿐만 아니라 서부 내륙지역과 인접해 있는 중앙아시아, 나아가 유럽지역까지 시장을 넓힐 수 있다.

하지만 내륙지역은 연해지역에 비해 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상표도용 등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브랜드파워는 없지만 경쟁력 있는 제품을 수출하는 중소기업은 현지인의 ‘상표권 선점’, ‘짝퉁제품 출시’ 등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비해야 한다. 또 서부지역은 정부의 정책변화에 따라 성장여부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중국정부의 개발정책을 예의주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