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문서 익숙한 표현 ‘bottom line’은 “중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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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미국을 읽다 회계문서 익숙한 표현 ‘bottom line’은 “중요한 것” Money metaphor ⑥count, discount, bottom line

기사입력2018-08-02 11:17

이창봉 객원 기자 (cblee@catholic.ac.kr) ㅣ다른기사보기

이창봉 교수(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동사 count의 본래 의미는 ‘to add up or calculate’이다. 즉 ‘합계를 내다 혹은 계산하다’의 뜻이다. 어떤 대상을 계산에 넣는다는 사실은 그것을 중요한 대상으로 간주한다는 의미와 연결된다. 미국영어에서는 이 뜻이 ‘금전적 가치로 환산될 수 있다’는 식으로 돈의 은유로 확대돼 ‘to be of importance’ 즉 ‘중요하다’는 뜻을 갖게 됐다.

일상 영어회화에서 동사 count가 들어간, 거의 관용적으로 굳어진 표현 중의 하나가 ‘What counts is…’ 구문이다. 문장을 이렇게 시작하면서 ‘중요한 것은 …이다’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구체적인 예로 우리는 일상대화에서 상대방이 여러 가지 요인을 열거하며 조금은 장황한 의견을 늘어놓을 때, 이 구문을 사용하면 자신이 결국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자신있게 밝힐 수 있을 것이다.

I hear all that, but what counts after all is how much profit we can get from this investment.(그 모든 말씀 다 들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이 투자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이득을 볼 수 있냐는 것일 겁니다.)

이것과 비슷한 뜻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반드시 익혀둬야 할 것으로 ‘bottom line’이라는 표현이 있다. 본래 ‘bottom line’이란 회계문서의 맨 밑바닥 선을 말하는 것으로서, 회사나 법인의 순이익과 지출 등을 다 따지고 난 후의 최종 결산합계를 가리킨다. 한 회계기간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과 그 동안의 지출 등은 과정에 불과하고, 결국 중요한 것은 최종적으로 계산된 결산 합계액이 될 것이다.

미국인들은 오랜 자본주의 전통 속에서 여러 가지 종류의 회계문서를 익숙하게 접해 왔고 이런 가운데 자연스럽게 bottom line의 중요성을 친숙히 이해하게 됐을 것이다. 미국영어에서는 bottom line의 뜻이 그 의미가 확대돼 일상의 여러 다양한 상황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뜻하는 굳어진 돈의 은유(money metaphor) 표현이 됐다. 미국인들이 일상회화에서 ‘(The) bottom line is (that) …’이라는 구문을 사용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다’라는 취지의 언급을 하는 것을 자주 관찰하게 된다.

‘bottom line’은 회사의 순이익과 지출 등을 다 따지고 난 후의 최종 결산합계를 가리킨다. 미국인들은 오랜 자본주의 전통 속에서 여러 회계문서를 익숙하게 접해 왔고, bottom line의 뜻이 확대돼 ‘가장 중요한 것’을 뜻하는 돈의 은유(money metaphor) 표현이 된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구체적인 예로 어떤 회사가 적자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허덕이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상품판매를 촉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전략회의를 하고 있다고 하자. 회의 중 이 주제에 대해 여러 의견이 분분해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하고 있을 때, 최종적으로 중요한 것은 세일을 활성화시켜 이익을 보지 못할 경우 봉급이 깎이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올 것이라고 경고하며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Bottom line is that we must find a way to increase out sales; otherwise we have to take a paycut.(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가 판매증진 방법을 찾아야 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면 봉급이 깎이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동사 count로 돌아가서, 그 파생어인 discount와 관련된 표현을 살펴보자. 영어의 접두사 ‘dis-’는 형용사나 동사의 어근에 붙어 그 반대의 뜻을 나타내는 부정접두사다. count는 ‘계산하다 혹은 계산에 넣다’를 의미하는데 여기에 접두사 ‘dis-’가 붙고 나면 ‘계산에 넣지 않다’는 의미를 낳게 된다. 그래서 discount는 그 뜻이 ‘to reduce a price by an amount’ 즉 ‘할인하다’라는 뜻으로 굳어져 쓰이게 되었고 명사로서도 자주 쓰인다.

어떤 물건의 값이나 가치를 깎아준다는 것은 구매자의 입장에서 볼 때, 그것의 정가나 본래 책정된 가치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고 다소 의심과 불확신 속에서 구매를 한다는 저변의 심리를 반영한 것이다. 만일 어떤 물건이 너무도 가치가 뛰어나다면 아무런 주저함 없이 정가를 다 지불하고서라도 사려고 하는 구매자의 태도를 생각해 보면 위와 같은 ‘할인 구매’에 대한 태도를 이해할 수 있다.

미국영어에서는 ‘discount’라는 동사를 위와 같은 구매자의 ‘할인 구매’시 의심과 불확신한 태도에 은유해 ‘to doubt, not accept ~ completely as true’ 즉 ‘(남의 의견이나 주장을) 의심하다 혹은 전적으로는 받아들이지 않다’는 뜻으로 자주 사용한다.

구체적인 예로 회사에서 동료 중 한 사람이 과장이 심하고 항상 어떤 사건이나 이슈를 불려서 얘기하는 경향이 있다면,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그의 말은 완전히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You have to discount what he says. He exaggerates all the time.(그가 말하는 것을 다 믿으면 안 돼. 그는 항상 과장이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