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없는 ‘노사문화 우수기업’…혜택만 몰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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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자격없는 ‘노사문화 우수기업’…혜택만 몰아줘 노사발전재단 “심사후 문제가 발생한 사안이지만 제도개선하겠다”

기사입력2018-10-16 19:54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노사발전재단이 주관하는 ‘노사문화 우수기업’이 자격없는 기업에게 혜택을 몰아주는 엉터리 인증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이 노사발전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노사문화 우수기업 인증을 받은 기업은 지난해와 올해만 100여개에 달한다.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지정되면 행정상 우대로 정기근로감독 면제·군수물품 조달 적격심사시 우대·세무조사 유예 등 12가지 혜택을 받는다. 또 대출금리 우대·신용평가시 가산점 부여·신용보증시 보증한도 우대 등 기업경영에 매우 유리한 금융혜택도 받는다.

이 의원은 노사문화 우수기업 중에는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사유가 의심되는 사업장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노사문화 우수기업 인증 시 혜택

<자료=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 노사발전재단 제출자료>

노사문화 우수기업 선정사유에 문제가 있다고 이 의원이 지목한 사업장은 롯데하이마트㈜, ㈜한국야쿠르트, ㈜태림에프웰, 한국남부발전㈜부산발전본부·남제주발전본부, 풀무원식품㈜, 한국남동발전㈜삼천포발전본부, 한국중부발전㈜세종발전본부 등이다.

“자격없는 기업에게 혜택을 몰아주는 엉터리 인증”

이 의원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2017년 말 기준 삼성·LG·대우일렉트로닉스·만도·쿠쿠쿠첸·동양매직 등 납품업체로부터 판매사원 3846명을 공급받아, 전국 22개지사와 460여개 지점에서 사용함으로써 파견법을 위반한 불법파견 사업장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아쿠르트 아줌마’ 쥐어짜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풀무원생활건강의 경우에는 2016년 직원들이 노래방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20대 직영점주를 폭행 숨지게 하면서, 본사와 영업사원 간 주종관계 논란을 초래했다.

한국중부발전은 2016년 성과연봉제 확대도입을 위해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동의서를 내라고 압박해 근로기준법 위반행위가 발생한 사업장이다. 한국남동발전과 한국남부발전 역시 노동자의 동의없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해 불법행위 논란을 불러왔다.

태림에프웰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군납 급식류 구매입찰 과정에서 담합했던 사실이 적발돼, 2017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받고, 검찰고발조치를 당했다. 특히 이 회사는 노사문화 인증기업으로 선정된 2017년, 공정거래법을 가장 많이 위반한 사업장(6회)중 하나로 꼽혔다.

이상돈 의원은 “노사문화 우수기업이 자격 없는 기업에게 혜택을 몰아주는 엉터리 인증”이라고 비판했다. <사진=이상돈 의원실>

이 의원은 “노사문화 우수기업이 자격없는 기업에게 혜택을 몰아주는 엉터리 인증”이라며 “노사발전재단이 제역할을 다하지 못한 결과, 재단이 주관한 인증사업 역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사과정에서 노동법·공정거래법 위반, 언론보도 내용 모니터링 한다”

이상돈 의원의 부실검증 주장에 대해 노사발전재단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 통화에서 “현재 노사문화 우수기업은 고용노동부 산하 전국 8개 청에서 신청을 받아, 노사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 심사를 통해 고용노동부장관 명의로 인증을 하고 있다”며 “우수사업장 심사과정에서 노동법 위반, 공정거래법 위반, 언론보도 내용 등을 모니터링을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우수기업 심사는 7월까지 하게 되며, 한국야쿠르트와 하이마트 건의 경우 심사 이후 불거진 문제이고, 직영점주 폭행 등 문제를 일으킨 ‘풀무원건강생활’은 인증을 받은 풀무원식품과는 대표와 사업장이 다른 곳”이라고 밝혔다.

또 발전사 4개본부 인증과 관련해선 “심사가 진행되기 전인 2017년 4월경 해당발전본부 이사회에서 성과연봉제를 폐지할 것을 확정했다는 언론보도를 모니터링하고 참작해 결정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태림에프웰은 “심사 당시에는 1회의 공정거래법 위반사실이 확인됐고, 심사기준이 3회이상 과징금처분이나 고발 등을 받은 경우에 감점대상이기 때문에 인증기업에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사발전재단 관계자는 “이번에 이상돈 의원실에서 문제를 제기한 만큼 노사문화 우수기업 인증 후 발생한 문제로 인증취소가 가능한 사안인지, 고용노동부와 논의해 절차를 보강하고 제도개선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