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과 DH, 기업결합 승인요건 못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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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배달의민족과 DH, 기업결합 승인요건 못 갖춰 “배달앱 시장 90% 점유하고, 후발 혁신기업 시장진입 제한 우려돼”

기사입력2020-01-16 18:22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정의당 민생본부는 16일 '배달앱 시장 거래실태 및 상생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수조원 인수대금으로 화제가 된 ‘배달의 민족’. 그러나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진행 중인, 국내 최대 배달앱 서비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과 ‘요기요’와 ‘배달통’의 모기업인 독일기업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의 기업결합 심사가 논란의 중심에 있다. 배달의민족과 DH의 기업결합으로 시장독점 현상이 나타나, 기업결합 승인요건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16일 개최한 '배달앱 시장 거래실태 및 상생방안' 토론회에서 김남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변호사)은 “혁신기업이 새로운 혁신시장을 창출해 시장을 선점했다 해 기업결합과 같은 시장의 독점화 현상을 그대로 방치하면, 후발 혁신기업이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고, 경쟁을 통한 새로운 혁신과 지속적인 혁신이 정체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한다”고 우려했다.

배달의민족과 DH의 기업결합…시장 90% 이상 점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7조 기업결합의 제한 조항을 보면, 기업결합 당사회사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추정요건에 해당할 경우, 일정 거래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것으로 추정해 기업결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김 변호사에 따르면,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는 ▲관련시장의 획정 ▲경쟁제한성 평가 ▲시장집중도(시장점유율 조사) ▲경제제한성 완화요건 심사 ▲효율성 증대와 경쟁제한의 효과 비교분석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기업결합으로 독과점 등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출현하면 새로운 기업의 시장진입이 어려워지고,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거나 잠재적인 경쟁을 막게 되는지를 심사한다. 가격상승, 생산량 조절 등 소비자 후생이 후퇴하게 되는지 또한 심사대상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하나의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 3 이하 사업자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인 경우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한다. 이 경우 기업결합을 시도하는 당사자 회사가 기업결합으로 인해 경쟁제한의 효과가 발생하지 않거나 미미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종합해보면, 기업결합으로 발행한 경쟁제한의 부정적인 효과가 기업결합으로 인한 산업혁신 등 효율성 증대 효과를 넘어서면 기업결합은 승인되지 않는다.

김 변호사는 배달앱 시장의 경우 배달의민족 시장점유율이 50%가 넘고, 나머지 2개 배달앱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90%가 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경쟁제한 효과가 추정된다고 했다.

따라서 기업결합을 시도하는 3개의 회사가 기업결합을 하더라도 중개수수료나 광고비의 인상, 배달수수료 인하, 소비자에 대한 할인판매 등 인센티브의 감소 등 기업결합으로 인한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새 혁신기업 시장진입 제한 우려

예외적인 승인 조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공정거래법 제7조 제2항 제1호에서는 ‘기업결합 외의 방법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효율성 증대 효과가 경쟁제한으로 인한 폐해보다 큰 경우’는 기업결합 제한의 예외가 된다.

배달이민족은, 벤처창업기업이 적은 자금으로 창업해 조 단위 인수대금을 받게 되는 등 혁신적인 기업성공 사례로, 혁신기업의 창업촉진 등 산업정책 효과가 기대돼 기업결합 제한의 예외사유로 주장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언론과 경제지에서는 혁신기업의 성공을 정치권이 간섭해 기업자율을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독과점과 같은 시장지배적 지위를 인정하게 되면, 그 뒤에 새로운 혁신기업이 그 시장에 진입해 혁신경쟁을 하는 것이 차단돼 장기적으로는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침체하거나 후퇴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달앱 시장은 혁신기업인 배달의민족 하나로 혁신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 뒤 새로운 혁신기업이 계속 진출해 경쟁이 유지될 때 더욱 혁신이 이뤄진다는 말도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