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 화재…쿠팡의 사회적 책임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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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사망사고, 화재…쿠팡의 사회적 책임은 어디에 참여연대 “글로벌 확장 언어도단”…ESG 시대 사회적 책임 부재 논란

기사입력2021-06-22 15:33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참여연대가 물류센터 화재 및 불공정 거래 논란에 대해 쿠팡에 합당한 법적 책임과 함께 사회적 책임을 촉구했다. <사진=뉴시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22일 논평을 통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순직 소방관에 애도를 표하며, 쿠팡에 “합당한 법적 책임은 물론 유니콘 기업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2020년 3월부터 10명에 가까운 노동자의 사망사고가 이어진 점, 수차례 물류센터 화재 위험에 대한 지적에도 쿠팡의 안일한 대응과 스프링쿨러 지연 작동 및 휴대전화 반입 금지 조치 등으로 화재 초기 대응의 어려움이 있었던 점”을 근거로 “쿠팡의 부실한 물류센터 안전 문제 등에 대한 지적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아이템위너·쿠팡이츠 불공정행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문제 등 공정거래 질서를 훼손하고, 노동자 과로사 등을 방치”한 점과 함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공정거래법,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기업활동의 위험요소로 명시해 퇴행적 기업운영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고 비판했다.

◇“화재 발생 날 김범석 의장 사임 발표”=참여연대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라, 쿠팡의 2020년 연 매출이 119억6734만달러(약 13조원)로 2019년보다 91%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성장의 배경에 대한 참여연대의 판단은 냉정하다. “빠른 배송을 위해 사람이 아닌 물류 중심으로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노동자를 위험에 방치한데 더해 심지어 휴대폰 소지 금지, 화장실 사용 통제 등 전근대적 노동환경을 강요”했으며, “아이템위너로 판매자 간 최저가 출혈 경쟁을 조장하고 불공정 약관으로 판매자 저작권 탈취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발판으로 성장해온 셈”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쿠팡 물류센터 산재 승인 건수는 2017년 48건에서 2020년 224건으로 5배 가량 증가했다.

그럼에도 “화재 발생 날 화재 사고 책임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은커녕 김범석 의장 사임을 발표”했다는게 비판의 핵심이다.

창업주인 김범석 의장의 사임 발표에 대해 쿠팡은 “김범석 전 의장의 국내 등기이사 및 이사회 의장 사임일자는 지난 5월31일로, 이번 화재가 발생하기 17일 이전에 이미 사임이 이뤄졌다”고 밝힌바 있다.

사임 사실을 화재 당일에 발표한 이유로는 “사임등기가 완료돼 정부 웹사이트를 통해 일반에 공개된 직후, 이를 열람한 한 언론사 기자가 화재 당일 오전에 사임 관련 단독 보도를 먼저 했기 때문”에 “이 기사를 본 다른 언론들의 관련 문의가 있어 부득이 화재 당일에 사임 소식을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ESG 추세에 사회적 책임 부재한 쿠팡”=참여연대는 “글로벌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김범석 의장의 사임 취지에도 허점이 있다고 봤다.

“ESG가 강조되는 추세를 고려하면 사회적 책임이 부재한 쿠팡이 글로벌 확장에 나서겠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란 것이다. 실제로 세계 주요 자산운용사와 연기금, 금융기관들은 ESG 투자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특히 “S(Society)의 핵심과제가 고객과 협력업체, 안전, 노동존중 등에 관한 것임을 고려하면, ESG에 역행하는 최근 쿠팡의 행보는 글로벌 경영에도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번 화재사고에 대해서도 온당한 법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하며, 여기에는 안타깝게 사망한 김동식 구조대장뿐만 아니라 그동안 위험천만한 환경에 노출돼 온 노동자에 대한 책임 역시 포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동시에, “쿠팡에 건강한 제동을 걸기 위한 국회와 정부의 역할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다양한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율하고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판매자) 지위를 강화해 쿠팡, 네이버, 배달의 민족 등의 소위 갑질을 근절하고 공정한 온라인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