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부실 PF 만기 연장 금융사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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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금융당국, 부실 PF 만기 연장 금융사에 ‘경고’ 금감원 “PF 부실 속도감 있게 제거할 필요”

기사입력2024-01-23 14:48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3일 “정상적 사업 추진이 어려운 사업장마저 만기연장하는 등 부실 사업장 정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금융기관의 부실 부동산PF 사업장 정리를 주문했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최근 저축은행 등의 PF 연체율이 상승하고 부실우려 사업장이 확대되는 등 부동산PF 부실 정리의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사업성이 부족해 공매가 결정됐지만 유찰된 사업장을 대상으로 만기연장과 이자유예가 이뤄지거나, 사업성 부족으로 대주단 협약이 중단된 이후 공매가 유찰되자 재차 협약이 추진된 사례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복원 원장은 “부실PF 사업장의 정리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금융분야의 생산적 자금배분이 저해됨은 물론이고 실물경제의 선순환도 제한”된다며, “PF 부실을 보다 속도감 있게 제거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본PF 전환이 장기간 안되는 브릿지론 등 사업성 없는 PF사업장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금융회사가 2023년말 결산시 예상손실을 100% 인식해 충당금을 적립하고 신속히 매각,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023년 9월말 기준으로 2.42%로 최근 3분기 연속 상승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아울러 “공사지연이 지속되거나 분양률이 현격히 낮은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과거 최악의 상황에서의 경험손실률 등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충당금 적립을 강화”하고, “경·공매 등 손실보전 과정에서 가격 추가하락 가능성을 감안하여 담보가치를 엄정하게 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전에 이미 치솟은 부동산PF 연체율

이복현 원장이 말한 저축은행 등의 PF 연체율 상승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보다도 앞서 벌어진 일이다. 도급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은 2023년 12월 워크아웃을 신청했는데, 금융권 전반의 부동산PF 연체율 상승은 지난해 9월 통계에 이미 드러나고 있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023년 9월말 기준으로 2.42%였다. 2022년말에만 해도 1.19%였던 연체율은 2023년 3월말(2.01%) 2%를 넘어섰고, 같은해 6월말 2.17%에 이어 9월말까지 3분기 연속으로 상승했다.

업권별로 보면, 증권사의 9월말 PF 연체율이 13.85%로 가장 높았다. 6월말(17.28%)보다는 낮아졌지만, 2021년말(3.71%)은 물론 2022년말(10.38%)보다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저축은행 역시 5.56%로 6월말(4.61%)보다 연체율이 상승했다. 2022년(2.05%)에 비하면 두배가 넘는 상승폭을 보였다.

이 밖에 여신전문회사(4.44%), 상호금융기관(4.18%) 등의 9월말 PF 연체율이 하나같이 6월말에 비해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연체율이 상승한데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뒤 캐피탈업계 등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자, 여신금융협회가 직접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4일 여신금융협회는 “최근 캐피탈 부동산PF 시장은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회복 지연 등 사업여건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나, 캐피탈업계 손실흡수능력과 재무건전성 등을 고려 시 충분히 감내할 수준”이며, “2023년 9월말 기준 총자본은 33.2조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등 손실흡수능력이 확충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건전성에 대해 보다 높은 잣대를 대고 점검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2023년말 결산이 끝나는 대로 금융회사의 충당금 적립 실태 등을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라며, “금융회사는 여력이 있는 범위 내에서 충당금을 최대한 적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단기 성과에 치중해 PF 손실 인식을 회피하면서 남는 재원을 배당·성과급으로 사용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앞으로 PF 사업장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통해 우리 금융시스템이 건전하고 생산적으로 작동해 나가도록 철저히 감독해 나가겠다”며, PF 사업장의 연착륙 이전까지는 금융권에 대한 강도 높은 감독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