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자동차 관세 “아시아 중 한국 가장 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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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미 자동차 관세 “아시아 중 한국 가장 큰 타격” “예상보다 높은 관세”…전세계 타격 상호관세에 시장 ‘술렁’

기사입력2025-04-04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미국이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한미FTA로 사실상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음에도, 각종 규제를 무역장벽으로 규정해 한국이 미국에 50%의 관세를 부과 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미지=백악관 공식 x(구 트위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에 시장이 술렁이는 등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해외 분석기관들은 자동차 관세가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한국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힐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3일 새벽, 전세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당초 공언한대로 10%의 보편관세를 최저 기준으로 적용하고, 상호관세 대상국가에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에는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했다. 이외에 중국(34%), EU(20%), 베트남(46%), 대만(32%), 일본(24%), 인도(26%), 태국(36%), 스위스(31%) 등이 상호관세 부과 대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의 근거로 한국이 미국을 상대로 50%의 높은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국은 미국과 FTA를 체결해 사실상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음에도, 미국 측은 한국의 국방분야 절충무역 등 일부 제도를 무역장벽으로 규정하고 고율의 관세를 적용 중이라고 결론내린 것이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S&P500 선물과 나스닥 선물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이날 오전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발표 직후 달러가치가 상승하고, 미국 국채금리 및 증시 선물지수가 하락하는 등 전반적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높아진 모습을 보였다”며,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조치로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국내 금융·외환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주요 투자은행 “미국 경제 스테그플레이션 우려 증대” 평가

이처럼 시장에는 상호관세에 부정적인 시각이 퍼져나갔다. 이날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와 워싱턴주재원이 공동으로 펴낸 ‘미 상호관세 행정명령 주요 내용 및 금융시장 반응’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 등 시장참가자들은 “국가별 관세율이 예상보다 높았다는 점, 관세부과 대상국이 광범위한 점 등 오늘 발표된 상호관세는 예상보다 강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부정적인 평가의 이유로는 상호관세 적용 국가에 대한 관세율이 높았다는 점, 부과대상국이 주요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교역국이 포괄된 점, 국가별 관세율이 모두 달라서 복잡성이 높아진 점, 관세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 주요국 보복관세 대응 가능성이 높아진 점 등이 있었다.

상호관세 발표로 인해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된 게 아니란 점도 큰 문제다. 기존에 발표된 철강·알루미늄, 자동차 이외에 추가 산업별 관세는 추후에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또 “주요 투자은행들은 예상보다 높은 상호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 경제의 스테그플레이션 우려가 증대됐으며 금융시장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평가”했다고 소개했다.

블룸버그 보도를 보면,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최근 미국의 관세정책의 영향이 과거 오일쇼크에 준하는 공급충격을 불러와 물가 및 실업률을 모두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세가 예상보다 강력했던 만큼 연준이 향후 추가금리 인하 판단에 있어 물가보다는 경제둔화 리스크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보복관세 및 중간재 투입원가에 미칠 파급효과 등으로 인해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상승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 추가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관세가 한국에 미칠 영향도 지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무라 증권은 자동차 관세가 아시아국가 중 한국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이며, 자동차수출이 10% 감소할 때마다 GDP 성장률은 0.2%p 하방압력이 가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주요 글로벌 투자기관들은 이번 상호관세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상당한 경기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관세 회피를 위한 수출기업의 미국 현지생산 확대 가능성 등으로 국내투자 감소 및 고용 부진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현대자동차가 미국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 국내 주요 수출 대기업들이 유사한 행보에 나설 경우 국내투자와 고용이 부진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관세 불확실성이 관세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주요 시장 참여자들은 “강력한 관세부과 영향으로 중국, EU 등에서 보복조치를 취할 경우 미국 경제침체 우려가 증대되고 금융시장 변동성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추후 협상의 여지를 남기는 등 관세정책 완화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은 가운데 개별 국가와의 협상 과정에서 관세율이 상당부분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