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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친구 탭은 되돌려도 ‘숏폼’은 고집하는 속내는 이용자 볼모 삼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 행보, 이대로 괜찮은가㊥

기사입력2025-12-26 00:00

지난 9월 23일 진행한 대규모 업데이트로 논란에 휩싸인 카카오톡이 약 3달 만에 첫 화면을 되돌렸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톡 친구 탭에서 친구 목록을 바로 볼 수 있도록 12월 16일부터 순차적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왜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3개월 만에 일부 기능을 되돌릴 수밖에 없었을까? 세차례에 걸쳐 이와 관련한 이슈와 시사점을 살펴보고, 앞으로 카카오톡에 주어진 과제가 무엇인지 짚어본다.

카카오톡의 ‘9월 업데이트’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은 비판적인 의견이 주를 이뤘다. 성난 이용자들이 리뷰를 잇따라 게재하면서, 업데이트 이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의 카카오톡 평점은 별점 1점 대로 추락했다. 업데이트를 총괄한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의 이름이 일반 이용자 사이에 오르내릴 만큼 여파가 컸다.

별점 1점 대의 여파, 시가총액 ‘3조 증발’로 이어져

부정적인 반응은 카카오의 기업 가치와 매출에도 직격타가 됐다. 9월 업데이트 이후 불과 나흘만에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3조원이 넘게 증발했다. 업데이트 한달 후 카카오톡 선물하기 거래액은 100억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물하기 거래액이 줄어든 이유는 이용자들이 친구 탭 을 아예 외면했기 때문이다. 친구 탭을 보아야 친구의 생일을 확인하고 선물도 주는데, 아예 쳐다보지 않으니 생일을 알지 못해 선물도 하지 않은 것이다.

업데이트의 여파는 ‘2025 국정감사’ 도마 위에도 올랐다.

우영규 카카오 부사장은 지난 10월 1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은 카카오톡 업데이트로 인해 대다수의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으며, 카카오톡이 독점적 지위를 앞세워 이용자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특히 “미성년자들이 숏폼을 강제 시청하게 하는 것은 디지털 공해를 넘어 테러 수준"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카카오톡에서 제공하는 미성년자 보호조치 신청화면. 카카오톡 화면 하단 세 번째에 있는 ‘지금’ 탭을 누른 뒤, 화면 상단에서 톱니바퀴 모양 아이콘을 누르면 ‘미성년자 보호조치 신청’ 메뉴에 접속할 수 있다.

친구 탭은 되돌려도 ‘숏폼’은 고집하는 검은 속내는

결국 카카오는 12월 업데이트를 통해 친구 탭을 다시 친구 목록으로 바꾸었다. 9월 업데이트에서 이용자들의 게시물을 피드 형식으로 보여주는 기능은 별도의 ‘소식’ 메뉴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숏폼 기능은 그대로 남겨두면서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친구 탭은 되돌렸지만, 숏폼은 유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친구 탭은 첫 화면인 만큼 이용자들의 비판이 가장 컸다. 아예 첫 화면을 외면하는 이들이 늘면서 선물하기 거래액이 뚝 떨어지는 것은 물론, 새롭게 도입한 광고조차 클릭률이 낮은 등 매출에 치명적이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숏폼은 자극적인 영상들을 바탕으로 ‘중독성’을 유발할 수 있기에, 앱에 체류하는 시간을 늘리기 효과적이므로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국민 메신저’로서 사회적 책임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아동 청소년이 유해한 콘텐츠에 노출되거나 숏폼에 중독되는 문제가 심각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러한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고 사익만을 추구한 것이다. 현재는 오픈채팅방에 접속하려면 숏폼을 강제 시청해야 하는 구조인데, 적어도 이용자가 숏폼 기능을 이용할지 않을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카카오가 내세운 미성년자 보호조치는 양육자가 디지털 정보와 복잡한 행정 절차에 밝지 않다면 하기 어려울 수 있다. 사각지대를 없애려면 아동 청소년을 위한 보호조치 절차를 훨씬 간소화해야 한다. 성인 이용자에게도 숏폼을 보지 않을 자유를 부여해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안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