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첨단산업 위해 호주와의 협력 강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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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아시아·오세아니아 “공급망·첨단산업 위해 호주와의 협력 강화를” 핵심광물과 식품산업 분야에 진출 가능성 높아

기사입력2024-12-02 09:39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자원부국인 호주와 자동차·배터리 등 첨단산업을 보유한 한국이 상호협력을 통해 상호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한국무역협회와 주한호주대사관이 최근 개최한 ‘한-호주 미래협력 포럼’에서 ‘한-호주 FTA 10주년 평가와 시사점’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렇게 제안했다. 조 실장은 한국과 호주의 산업은 상호 보완적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1961년 수교 이래 외교, 안보, 경제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발전시켜왔다고 분석했다.

◇FTA 체결 후 양국간 교역액 증가=다자무역자유화의 보완수단으로 FTA 추진을 선택하고 있는 한국은 올해 10월 기준 59개국과 21개의 FTA를 체결하고 있다. 호주는 2014년 12월 한국과 FTA를 체결해 무역장벽을 낮추고, 호주의 풍부한 광물자원과 기술력을 융합해 철강, 화학, 제조업 등 다방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FTA 체결 후 10년간 양국 간 교역액은 2013년 304억 달러에서 2023년 506억 달러로 연평균 5.7% 증가했으며 한국은 호주의 네 번째, 호주는 한국의 다섯 번째 교역국이다. 한국은 석유제품, 자동차, 배터리, 철도차량 등을 호주는 천연가스, 유연탄, 철광석, 원유, 동광 등을 수출하고 있다. 호주 수입시장에서 한국은 중국, 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의 수입품목은 광산물과 농립수산물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천연가스, 유연탄, 철강, 원유는 전체 수입의 70% 이상이며, 가축 육류 역시 수입비중이 높다. FTA 체결 이후 관세가 철폐되면서 특히 천연가스의 수입액이 크게 증가했는데, 2022년 호주는 한국의 천연가스 최대 수입국이 됐다.

한국의 투자품목은 광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광업의 투자 및 비중은 2014년 94%, 2015년 78%를 차지했다가 둔화세를 보였으나, 공급망 다변화로 2021~2022년 광업 투자 비중이 늘어 2023년 전체 투자의 54%를 기록했다.

◇호주 핵심광물·식품산업 투자 매력=조 실장은 특히 호주의 핵심광물과 식품산업 분야에 진출 가능성을 높게 봤다.

호주는 리튬니켈코발트 매장량 세계 2위, 희토류 매장량 세계 6위 핵심광물 주요 생산국이다. 포스코의 리튬 투자는 대표적인 핵심광물 투자 사례다. 포스코는 전기차 캐즘(Chasm)을 극복하기 위해 2차 전지의 핵심광물인 리튬의 안정적인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는 호주의 광산 개발업체인 필바라 미네랄스의 지분을 인수하고 연간 최대 31만톤의 리튬정광 장기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2025년 전남 광양에 수산화리튬 공장을 완공하고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리튬을 생산할 계획이다. 2025년 리튬 생산규모는 연 8만톤에서 향후 15만톤으로 확대한다. 이는 전기차 187만여대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제조할 수있는 규모다.

한국무역협회와 주한호주대사관은 지난달 20일 ‘한-호주 미래협력 포럼’을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식품분야의 한·호주 협력 사례는 CJ제일제당이 대표적이다. CJ제일제당은 127억원을 투자해 호주에 ‘비비고 만두’ 생산공장을 건설했다. 호주 현지 내 한국인이 증가하고 한류로 인해 한국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CJ제일제당은 호주 내 세 곳의 제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에서 원료를 조달해 호주 대형마트 체인인 ‘울월스’ 등 호주 현지 메인스트림 시장에 본격 진입하는 한편, 호주 항공 기내식으로 비비고 만두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호주에서 생산된 비비고 만두는 유럽 등으로 수출되기도 한다.

◇핵심광물, 공급망, 첨단산업 경쟁력=조 실장은 양국 협력이 두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첫째 한·호주 협력은 공급망 안전과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주는 핵심광물인 리튬, 코발트, 리켈의 주요 매장국이고, 한국은 이를 활용한 배터리, 전기차 등 첨단산업 글로벌 선도국이다. 이러한 양국 산업의 상호 보안적 관계는 안정적인 자원 공급망 구축과 미래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데 필요하다는 얘기다.

둘째 한국과 호주는 탄소중립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다. 호주 정부는 탄소 배출량 상한제 등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한국 역시 녹색 기술과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중점을 두고 있다. 조 실장은 향후 수소에너지, 탄소포집, 탄소저감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더불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통상 갈등 속에서 양국은 핵심광물 분야와 에너지, 디지털 방산,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