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리스크’가 남긴 프랜차이즈 산업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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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백종원 리스크’가 남긴 프랜차이즈 산업의 민낯 오너리스크에 흔들리는 가맹산업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기사입력2025-05-12 09:22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근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대표를 둘러싼 논란은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고민하게 한다. ‘빽햄’ 가격 인상 논란부터 감귤맥주 함량 표시 오류, 백종원 대표의 방송 갑질 의혹까지, 다양한 이슈가 제기되며 더본코리아는 소비자 신뢰와 가맹점주들의 지지를 동시에 잃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그동안 백종원 대표의 친숙한 이미지와 브랜드 파워에 기대어 3000여 가맹점을 확보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잇따른 이슈로 ‘오너리스크’가 어떻게 브랜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브랜드의 이미지와 실적이 대표 개인에게 과도하게 의존된 구조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사이의 시스템적인 한계를 드러낸다.

사태가 커지자 백 대표는 방송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5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내놨다. 그러나, 연돈볼카츠 가맹점주협의회 공동회장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폐점률이 70%를 넘도록 아무 대책도 없다가, 이제 와서 내놓은 50억 지원안은 매장당 150~16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점주들은 오너리스크 배상책임 조항을 근거로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실제로 일부 가맹점은 폐점 혹은 투자금 회수조차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9일 상생지원 규모를 300억원으로 확대하고, 전국 가맹점주들과 간담회를 통해 소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뒤늦은 대응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본사 차원의 책임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다행이다. 그러나 이미 손상된 신뢰를 회복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사태는 비단 더본코리아만의 문제가 아니다.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에 퍼져 있는 정보 비대칭, 본사 중심 수익구조, 가맹점 권리의 제도적 미비 등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지원금 확대가 아니라, 오너리스크와 브랜드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다. 계약서 내 오너리스크 명시 조항의 실효성 강화, 가맹본부의 브랜드 및 품질 관리 의무 명문화, 사전정보 공개 확대, 가맹점주 협의회에 대한 법적 지위 보장 등 실질적인 변화가 절실한 것이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상생을 전제로 한 동반성장 모델이다. 본사가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단지 위기관리를 넘어, 산업의 신뢰를 되살릴 수 있는지의 시험대이기도 하다. 백종원 대표와 더본코리아는 지금이야말로 브랜드에 걸맞은 책임 있는 경영과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