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신용등급 강등 “영향 제한적” 전망속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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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미 신용등급 강등 “영향 제한적” 전망속 우려↑ 감세 여파 재정적자 더 확대 예상

기사입력2025-05-20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최근 경제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도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동향을 예의주시하기로 했다.

19일 오전 기획재정부는 윤인대 차관보 주재로 한국은행, 금융위, 금감원, 국제금융센터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시장 영향을 점검하기 위한 관계기관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다른 신평사와 뒤늦게 수준을 맞춘 조치이며, 무디스가 그간 미국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해 온 점 등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 예상된 조치로, 시장에 미칠 영향은 대체로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번 강등이 주요국과 미국 간의 관세협상, 미국 경제상황 등 기존의 대외 불확실성과 함께 단기적으로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체계를 바탕으로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

주식시장 마감 이후 단행된 신용등급 강등, 원인은 ‘정부부채’

앞서 현지시간으로 16일 오후 4시 40분경(한국시간 17일 새벽 5시)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의 장기신용등급을 Aaa에서 Aa1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로 인해 미국은 주요 3대 신용평가사 모두에서 최고등급의 지위를 잃게 됐다. 앞서 S&P는 2011년 8월, 피치는 2023년 8월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한 바 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내놓은 ‘무디스사, 미국 신용등급 하향조정’ 보고서에 따르면, 무디스는 2023년 11월 미국의 향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고금리 지속으로 인한 이자부담 증가, 재정적자 지속 및 민주·공화 양당의 재정정책에 대한 합의 난항 등이 이유였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으로인해, 미국은 주요 3대 신용평가사 모두에서 최고등급의 지위를 잃게 됐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이번 신용등급 하향조정 역시 재정적자 증가, 정부의 부채부담 증가 전망, 재정 건전성 개선 어려움 등을 주된 원인으로 들었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오랜 기간 지속된 문제지만, 최근들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연방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감세 등으로 재정수입은 감소함에 따라 세금·지출을 유의미하게 조정하지 않는다면 재정적자가 2024년 기준 GDP 대비 6.4%에서 2035년에는 9%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감세법이 연장될 경우 향후 10년동안 기본재정(이자지급 제외) 적자가 약 4조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연방부채 역시 지속된 재정적자로 인해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 와중에 금리가 상승하면서 정부부채에 대한 이자지급액도 상당폭 증가했다. 연방정부 부채는 2024년 현재 GDP 대비 98% 수준이지만, 2035년에는 134%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정부 세입 대비 이자지급액의 비중 역시 늘어나고 있다. 국채금리 상승으로 부채상환 능력이 저해됨에 따라 2021년 9%에서 24년 18%로 늘었고, 2035년에는 30%로 확대될 전망이다.

재정건전성 개선이 어려워 보인다는 점도 문제다. 과거부터 역대 미 행정부와 의회는 매년 증가하는 막대한 재정적자 증가와 이자비용 추세를 반전시킬 방안에 대한 합의에 실패해왔다. 게다가 현재 진행중인 감세안을 감안하면 의무지출과 재정적자를 다년간 실질적으로 감축하기는 힘들 것이란 평가다.

다만 무디스는 미국의 경제 규모, 높은 생산성 및 성장 잠재력, 글로벌 기축통화로서의 미 달러화의 역할, 독립적이고 효과적인 연준의 통화정책 등을 감안할 때 거시경제 및 금융 안정성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고, 향후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 역시 당장은 제한적으로 평가되지만, 향후 추세를 단정짓기는 힘든 상황이다.

기재부는 ‘최근 경제동향’ 5월호에서, 글로벌 경제에 대해 “주요국 관세부과에 따른 통상환경 악화 등으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지속 및 교역·성장 둔화”를 우려했다.

이런 환경은 경기부진으로 연결될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재부 역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부문 중심 고용애로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대외여건 악화로 수출 둔화 등 경기 하방압력이 증가”되고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우리 기업 피해지원, 산업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13.8조원 규모 필수추경 신속 집행 등 통상리스크 대응에 총력”을 다하면서, “일자리·건설·소상공인 지원 등 민생경제 회복 노력을 지속·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