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 ‘소득’ 기준으로 전면 개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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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포토·인포그래픽 고용보험, ‘소득’ 기준으로 전면 개편된다 고용노동부, 고용보험법 등 입법예고 “보편적 고용안전망 강화”

기사입력2025-07-07 16:21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고용노동부는 7일 소득 기반의 고용보험 체계로 전환하기 위해 고용보험법과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3월부터 노·사·전문가가 11차례에 걸쳐 논의한 결과를 바탕으로 고용보험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마련됐다.

그동안 고용형태의 다양화와 N잡(복수 취업), 잦은 입·이직 등으로 노동시장이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개인별 소득을 기반으로 한 고용보험 체계로의 전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개정안은 고용보험이 지난 30년간 유지해온 ‘근로시간 기준’ 적용 방식을 ‘소득 기준’으로 바꾸고, 국세청 소득자료를 활용해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에 나서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근로시간 아닌 ‘소득’ 기준으로…누락자 직권 가입=현재 고용보험은 주 15시간 이상 근무하는 근로자만 의무 가입 대상이지만, 앞으로는 ‘소득세법상 근로소득(비과세 근로소득 제외)’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이에 따라 국세청이 보유한 소득자료를 통해 사업주 신고 여부와 상관없이 미가입 근로자를 직권으로 가입시킬 수 있게 된다. 국세청이 구축 중인 실시간 소득파악 체계와 연계하면 매월 가입 현황을 확인할 수 있어, 고용보험 보호가 필요한 취약 근로자까지 보다 촘촘하게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복수의 사업장에서 일해 각 사업장별 소득이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합산 소득이 기준을 넘으면 근로자 신청에 따라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구체적인 소득 적용 기준은 노·사·전문가 논의를 거쳐 시행령에서 정할 예정이다.

▲보험료 산정도 ‘실 보수’ 기준으로 변경…이중 신고 부담 완화=보험료 부과 체계도 크게 달라진다. 현재는 사업주가 국세청과 근로복지공단에 각각 보수를 신고해, 전년도 월평균 보수를 기준으로 보험료가 부과된다. 이에 따라 사업주가 이중 신고를 해야 하고, 보수 차액에 따른 정산 부담도 컸다.

그러나 2026년 1월부터는 소득세법 개정에 따라 사업주가 매월 국세청에 신고하는 상용근로자 소득을 기준으로 보험료가 부과된다. 국세청 신고가 곧 고용·산재보험 신고로 간주돼 이중 신고가 사라지며, 실 보수 기준으로 당해 연도 보험료를 부과해 추후 정산에 따른 일시적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구직급여 기준도 ‘임금’→‘보수’…급여 지급 신속화=개정안은 구직급여 산정 기준도 기존 ‘이직 전 평균임금’에서 ‘이직 전 1년간 실 보수’로 변경한다. 보험료 산정 기준(보수)과 급여 지급 기준이 같아져, 사업주가 별도로 이직확인서를 제출할 필요가 줄어들고 급여 지급도 더 신속해진다.

육아휴직급여·육아기근로시간단축급여 역시 통상임금 기준에서 보수 기준으로 개편해 고용보험 전반의 지급 체계를 통일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앞으로 40일간의 입법예고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올해 10월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권창준 차관은 “이번 개정안은 노·사·전문가가 우리나라 고용안전망의 문제와 미래 방향을 함께 고민해 마련한 뜻깊은 성과”라며 “지난 30년간 일자리를 잃은 국민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고용보험이 앞으로 모든 일하는 사람의 보편적 고용안전망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고용보험을 통해 구축되는 실시간 소득자료는 정부가 운영하는 각종 일자리 사업에서 꼭 필요한 사람을 적기에 지원할 수 있는 중요한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