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쏠림 갈수록 심화 성장잠재력 약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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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수도권 쏠림 갈수록 심화 성장잠재력 약화 우려 비수도권 청년 일자리 대책 강화로 대응해야

기사입력2025-07-05 00:00

국내 경제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쏠림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특히 청년인구의 수도권 집중이 많은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수도권 청년 일자리 대책을 강화하지 않으면 성장잠재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보여서 우려가 크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0년 지역산업연관표 작성 결과’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총산출액 중 수도권 비중은 49.9%에 달했다. 반면 수도권을 제외하면 비중이 가장 큰 동남권(15.4%) 마저도 산출액 비중이 20%에 못미쳤다. 두자릿수 비중 역시 동남권과 충청권(13.7%) 두곳에 불과했고, 호남권(9.4%)과 대경권(8.7%), 강원(2.0%) 등은 한자릿수에 그쳤다.

총산출액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44.1%에서 2015년(46.8%)에 이어 이번 조사까지 연거푸 늘어나고 있다. 수도권에 가까운 충청권 역시 2010년 12.4%에서 이번에 13%대로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동남권과 대경권, 호남권의 비중은 일제히 줄어들었다.

총부가가치의 지역별 구성을 보면, 2020년 수도권의 비중은 54%에 달했다. 2010년(51.2%)에 이미 절반을 넘어섰고, 이번에 더 비중이 늘었다.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충청권이 소폭 늘어났을 뿐, 동남권과 대경권, 호남권의 비중이 모두 줄었다.

경제에서의 수도권 쏠림이 얼마나 심한지는 주요 기업들의 본사 위치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CEO스코어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절반이 넘는 56.8%가 본사를 서울에 두고 있었다. 인천·경기 역시 20.2%에 달해, 수도권에 500대 기업 77%의 본사가 몰려 있었다. 반면 수도권 이외에 본사가 가장 많이 위치한 부산·울산·경남은 9.2%에 그쳤다. 그 외 모든 권역의 본사 위치 비중은 5%에 못미쳤다.

유독 공기업 본사만은 수도권 외의 지역에 더 많았다. 500대 기업에 속한 22개 공기업 중 17곳의 본사가 수도권 이외 지역에 있었다. 공공기관 이전 정책의 결과다.

수도권 쏠림 현상의 또한가지 단면은 청년인구의 수도권 집중이다. 한국은행이 펴낸 ‘지역간 인구이동과 지역경제’ 보고서를 보면, 2015~21년 중 수도권에서 증가한 인구 중 청년층(15~34세) 유입이 차지하는 비율이 78.5%에 달했다. 반대로 동남, 대경, 호남권의 인구감소 중 청년층 유출의 기여율은 각각 75.3%, 77.2%, 87.8% 수준이었다.

비수도권 중에서 충청권은 전체 인구변동 중 청년층 이동의 기여율이 10% 미만이었다. 세종시 건설 등의 여파인데, 앞선 자료에서 충청권의 경제비중이 확대됐다는 사실과 겹쳐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게다가 비수도권의 청년층 유출이 심화될수록 전국 출산율이 하락하는 관계가 보였으며, 보고서는 “수도권 집중이 우리나라 출산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에 부합하는 모습”이라고 풀이했다. 또 과밀화로 인해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이 발생하거나,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훼손할 위험도 크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쏠림이 경제활력을 저해하는 수준으로 심화되기 전에 교육과 일자리 두가지 요인을 중심으로 비수도권 청년대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일자리 정책에는 청년 주택공급 등 주거대책도 포함돼야 한다. 비수도권 거점 대학들과 일자리 연계도 필수적이다.

해법은 역시 청년인구의 움직임에 있다. 과감한 투자와 복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이 약화되기 전에 청년정책을 중심으로 한 획기적인 대처에 조속히 나서야겠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