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회복지원금 보편 지급 후 사후 과세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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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민생회복지원금 보편 지급 후 사후 과세한다면 “소득공제 축소로 고소득층 더 내게 되면 소득재분배 효과도 가능”

기사입력2025-07-11 09:1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조세정책학회와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10일 ‘조세를 활용한 민생회복지원금의 효율적 운용방안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민생회복지원금의 보편적 지급이 소비진작과 행정비용 절감에 효과가 있는데, 이에 대한 사후 과세로 소득공제를 줄이거나 일정소득 이상에 세금을 부과하면 재정을 일부 환수할 수 있고, 소득 재분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신언 세무사(법학박사, 미 Illinois주 변호사)는 한국조세정책학회와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10일 공동 개최한 ‘조세를 활용한 민생회복지원금의 효율적 운용방안 세미나’에서, “지원금을 보편적으로 지급하고, 이후 소득세 과세를 통해 고소득층의 세부담을 늘리는 방식은 신속성과 형평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보편 지급, 소비진작 효과 높아”=정부는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계획을 발표하고, 이달 21일부터 신청을 받는다. 민생회복지원금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소비 활성화 및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매출확대를 목표로 마련됐다. 총 예산 규모는 13조9000억원으로 1인당 15만원에서 최대 55만원이 지급된다.

김 세무사는 이날 발표에서 보편적 지급의 장점을 먼저 짚었다. 지급 대상 선별을 위한 소득·재산 검증 절차가 필요 없는 만큼, 지급 속도를 높이고 행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 시기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지급 이후 편의점·유통·외식업 등 지역 자영업 시장을 빠르게 활성화시킨 사례로 꼽힌다.

김 세무사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 보편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소비진작과 내수 회복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며, “문제는 이후 고소득층까지 동일하게 혜택을 본 것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있었지만, 이를 조세제도와 결합하면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득공제 축소…고소득층 세부담↑=김 세무사는 구체적으로 ‘소득공제 축소’를 통한 사후 과세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 소득세법은 기본공제로 납세자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1인당 150만원을 소득에서 공제하고 있다.

그는 “지원금을 지급받은 만큼 기본공제를 축소하면, 고소득자는 그만큼 과세표준이 올라가 자연스럽게 세부담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또한 “이 방식은 연말정산이나 종합소득세 신고 때 기존 절차에서 조금만 추가하면 돼 행정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며, “특히 고소득자일수록 세 부담이 커져 소득 재분배 효과가 발생하는 만큼, 보편적 지급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부가가치세, 법인·소득세 자연증가=김 세무사는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의 또다른 장점으로 소비 확산에 따른 부가가치세와 법인·소득세 세수 증가를 들었다. “지원금이 소비로 연결되면 자영업자·중소기업 매출이 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가세가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이후 사업자가 내는 법인세·소득세도 늘어 세수 전체에 긍정적 파급효과가 있다”고 했다.

김 세무사에 따르면,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했을 때 이를 모두 소비에 사용하면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증세 효과가 약 3조20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원금의 약 20~30%가 세금으로 재흡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 세무사는 “결국 지원금이 보편적으로 풀리면 소상공인·자영업자 매출 증대→부가세·소득세 증가→고소득자 연말정산에서 추가 세수 발생이라는 구조로 이어져 재정을 일정 부분 보완할 수 있다”며, “이는 국가채무 부담을 줄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보편 지급과 사후 과세’의 조합은=김 세무사는 “보편적 지급이 단기간 경기부양과 지급준비 비용 절감에 유리하다면, 사후 과세로 소득공제를 줄이거나 일정소득 이상에만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재정을 일부 환수하면, 형평성과 재원확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기본소득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기 전, 이런 방식의 민생회복지원금을 통해 소득재분배 및 소비진작 효과를 충분히 실증적으로 검증해두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민도 ‘얼마를 받았고 얼마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지’ 명확히 예측할 수 있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