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한 끗’ 차이로 공간·브랜드가 달라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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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디자인 ‘한 끗’ 차이로 공간·브랜드가 달라지네 공간 아이덴티티의 시작…공간디자인페어

기사입력2025-08-11 00:0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투명 OLED의 강점은 탁 트인 개방감과 인터렉티브한 표시 기법이다. ©중기이코노미

음식 진열장 안의 케이크 정보가 실물과 함께 감각적이고도 화사한 색상의 문장으로 구현된다. 또한, 실내조명의 색온도를 섬세하게 조절함으로써 내가 편안하게 느끼는 조도로 손쉽게 바꿀 수 있다.

작은 디테일이 브랜드의 매력을 올리고, 공간의 분위기를 180도 다르게 만든다. 약간의 기술만 더했을 뿐인데, 고객이 받아들이는 결괏값은 엄청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능성’보다는 ‘디자인’으로 브랜드의 가치를 매기는 시대다. 기능과 품질이 어느 정도 상향 평준화되고 있는 요즘 시대에, 제품을 선택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디자인에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이 판도를 가른다 하더라도 사람의 감성을 자극할 수 없는 기술은 오래가지 못한다. AI의 외형이 사람처럼 진화하고, 대화 패턴도 감성 자극 추구형으로 발전하는 이유다.

지난 7월30일부터 4일간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공간디자인페어에는 약 700개사가 참여해 브랜드의 가치를 빛내는 공간 연출로 관람객의 오감을 사로잡았다. 중기이코노미가 그 현장을 찾아 최근 상업 공간에서 많이 찾는 공간 디자인 관련 기업을 만나봤다.

사람에게 편안함을 주는 공간 특성별 ‘맞춤 디자인’

LG디스플레이사의 공식 대리점인 ㈜바이서치코리아는 국내에서 투명 OLED를 유통하는 2곳의 대리점 중 한 곳이다. 유리와 같은 투명성과 OLED의 화질을 동시에 제공하는 투명 OLED는 최근 상업 공간에서 가장 많이 주목받는 디스플레이 종류라고 한다.

이 회사의 오건석 책임은 “2019년 첫 출시 때만 하더라도 단가가 매우 높아 쉽게 사용할 수 없던 디스플레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가격이 계속해서 내려가 최근에는 55인치 기준으로 600만원정도 한다”며, “이에 럭셔리한 분위기를 내고자 하는 영업장에서 많이 구매하고 있고, 원하는 곳도 많아져 연간 두 배씩 판매율이 느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오건석 책임이 투명 OLED를 활용해 브랜드를 광고하고 있는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유리를 대체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어디서나 쓸 수 있어 매우 활용성이 높은 디스플레이라고 오 책임은 평가했는데, 특히 호텔 관련 정보를 인터렉티브(Interactive)하게 표시하거나, 카페 오더에 사용함으로써 기존보다 개방감 있게 디자인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현재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점, 홍대점을 비롯해 스타벅스 여수점, 인천공항 여행자 안내센터와 셔틀버스, 호텔, GTX-A 노선 및 버스 유리창, 여러 관공서 등 약 100여곳에서 활용하고 있다.

오건석 책임은 “브랜드마다 원하는 영상 기법을 제작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감각적으로 살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각 룸, 각 층마다 조명의 색온도를 달리해 방의 특성과 사용자의 니즈에 맞게 조명색을 변환시키는 조명 시스템에도 많은 관람객이 모였다.

더 좋은 시스템㈜ 김형석 대표는 “0부터 6000까지 와트 수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며, “집중이 필요할 때는 주광색으로, 편안한 휴식이 필요할 때는 전구색 등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조명 분위기를 맞춤 설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정 방법은 사용자가 버튼을 눌러서 자기의 눈으로 확인하면서 변화시키는 방법과, 미리 세팅해 놓은 세팅 값을 누름으로써 자신이 편안하게 여기는 색으로 단번에 변환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출시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이 조명 시스템은 호텔, 요양원, 공부방, 고급 빌라 단지 등에서 많이 찾고 있는데, 얼마 전에는 600세대 규모의 아파트 홍보관에 설치했고, 분양 시 함께 설치될 예정이라고 한다.

김형석 대표가 색온도를 조절하는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아래 사진은 색온도에 따른 방의 분위기 변화 모습 ©중기이코노미

지속가능한 공간…디자인으로 환경과 감성을 동시에

때때마다 인테리어를 변화해야 하는 상업 공간은 매번 벽체를 부수고, 가벽을 허물기 때문에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폐기물이 골칫거리일 때가 많다. 빌드웰러(builddweller)는 이렇게 소모되는 자원과 비용을 줄이면서 계속해서 공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방법을 찾아 브랜드에 제안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각종 부품을 조합해 집기를 만들고, 집기를 연결해 공간을 만들어 내는데, 우리는 이 공간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SMS 시스템(Store Modular System)을 선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구성은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 PC) 프레임과 자작나무 합판, 스테인리스로 이뤄져 있고, 여기에 15가지 색상의 아크릴을 조합해 브랜드 아이덴티티까지 고려해 만든다. 이 색상은 브랜드의 요구에 따라 얼마든지 조합해 새로운 색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빌드웰러의 부스 전경. 관람객이 수납장을 열어보며 구경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주로 F&B, 전시, 의류 브랜드에서 많이 찾는 이 회사의 솔루션은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성을 어필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SMS는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고, 작년 11월에는 버전 2가 출시됐다”며, “우리의 목표는 단순히 가구와 집기를 만드는 회사가 아닌, 고객들이 이런 시스템을 계속 사용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이에 향후에는 포인트로 재구매할 수 있는 SMS 포인트 제도를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역세권보다 숲세권이 더 주목받을 정도로 조경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에 정원을 디자인한다는 취지 아래 자연과 가구를 배합해 주는 회사도 눈에 띄었다.

가든퍼니처 유한책임회사 양정임 이사는 “사람들이 조경을 보면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낀다. 또한, 도심 속 조경이 희소성이 있는 만큼 사람들에게 가치 부여가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양정임 이사가 조경과 매칭한 색감의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 힐링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프랑스의 아웃도어 가구를 수입한 제품을 유통하고 있는 이 회사는 25가지의 특색있는 색상이 자랑거리라고 한다. 양 이사에 따르면, 분말 페인트를 뿌린 후, 고온에 굽기 때문에 단순히 페인트를 발라서 나올 수 있는 색상이 아니다. 실제로, 이 제품들은 프랑스의 여러 공원에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야외 정원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공간에서 주로 찾는데, 고급 주택, 백화점, 카페, 호텔 등에서 관심을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매년 색을 2~3개씩 론칭을 하고, 동시에 2~3개는 없애 25가지 색상을 유지한다”며, “회사에 색상 디자이너가 따로 있을 정도로 세상에 없던 색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렇게 만들어진 색의 페인트는 특허 등록을 통해 차별화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아마존의 울창한 숲이 지닌 흙과 나무의 풍부한 톤을 구현한다거나, 브라질 리우의 시장에서 만날법한 감귤의 향기가 공기를 채우는 듯한 느낌을 불러오는 색상, 고대 마야인의 문화유산과 자연, 우주와의 깊은 연결을 상징하는 색상 등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색상을 가구에 매치했다.

인공의 멋이 가미돼 있지 않은 자연의 질감을 인테리어에 넣고 싶을 때 대부분 돌, 나무 등의 소재를 많이 활용한다. 하지만, 비용 때문에 쉽사리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천연석본으로 만든 소프트스톤 벽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스톤킴(STONE KIM) 김형일 실장은 “타일과 시트지의 경계에 있는 자재로 만져보면 돌 질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멋스러운 자연의 느낌을 원할 때 많이 찾는다”며, “보통 상가 인테리어 혹은 가정에서 동굴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포인트월로 사용한다”고 귀띔했다.

돌 질감이라고 해서 무게가 많이 나가거나 시공이 어렵지는 않다. 기존 포세린보다 3~5배 정도 가벼워 시공도 빠르고, 인건비 역시 감소할 뿐만 아니라 장판처럼 쉽게 휘어져 어떤 모양이든 공사하기 수월하다.

김 실장은 “현재 유통하고 있는 제품은 중국에서 제조한 것인데, 일년에 수십번씩 해외 박람회를 다니며 선택한 제품”이라며, “같은 소프트스톤이라고 하더라도 다 똑같은 퀄리티를 내는 건 아니다. 어떤 소프트스톤의 경우 3D 프린팅한 것 같은 느낌의 제품도 있기 때문에 꼭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체험한 후 구매할 것을 추천한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