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도 투자자도 ESG 주목…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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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소비자도 투자자도 ESG 주목…선택 아닌 필수 생존 위한 뒤따라가기 넘어서 시장보다 앞서 나가야

기사입력2025-08-09 00:00

미래세대들은 기업의 ESG 활동에 따라 구매를 결정하거나 중단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투자자들이 ESG 활동에 따라 투자수익률을 측정하기 시작한 것도 이미 오래된 일이다. ESG 활동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된다.

최근 대한상의가 전국 만 17~28세 35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조사결과를 보면, 스마트폰과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첫 세대인 이른바 Z 세대에서 ‘조금 비싸더라도 ESG를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 하겠다’는 응답이 66.9%에 달했다.

물론 이런 응답의 수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 투표를 꼭 하겠다는 응답이 실제 투표율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과 같은 이치로, 응답이 실제 소비자 행동으로 이어지는지에 의문을 제기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어지는 질문이 의미심장하다. ‘기업의 비윤리적 행위나 ESG 관련 부정적 이슈로 구매를 중단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63.7%에 달한 것이다.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구매중단까지 나가는 최근 소비자들의 행동양태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마케팅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는 기업들은 이미 다양하게 체감하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소비자뿐만이 아니다. 투자자들은 ESG 활동을 투자결정의 중요 요소로 꼽고 있으며, 실제로 투자성과의 차이도 체감하고 있다. 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가 지난 6월 펴낸 ‘ESG Screening 전략의 실증 분석 – 동일가중 Positive Screening의 힘’ 보고서는 ESG 평가를 높게 받은 기업에 대한 투자전략의 수익률을 분석했다.

서스틴베스트는 국내 상장기업의 ESG 활동을 7개 등급으로 나눠서 평가하는데, 이중 상위 2개 등급을 받은 기업에 투자하는 포지티브 전략을 구사할 경우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연환산 투자수익률이 8.82%에 달한다고 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연환산 수익률(1.98%)은 물론이고, ESG 하위 2개 등급을 받은 기업을 배제하고 투자하는 네거티브 전략의 수익률(6.32%)도 웃돌았다.

이처럼 소비자와 투자자 모두 ESG 활동을 주목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ESG 활동이 시장의 관심도를 충분히 반영하는지는 의문이다.

서스틴베스트가 지난 6월 12월 결산 국내 1295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상반기 ESG 평가결과를 보면, 지배구조(G) 영역 중 ▲내부 감사부서의 독립성 ▲장기 재직 감사 또는 감사위원의 비중 ▲사외이사의 찬성 외 의견 제시 여부 등 감시 기능과 직결된 주요 지표들이 1년전보다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내부감사업무 지원조직)를 설치하지 않은 기업의 비율이 55.4%로 1년전보다 2.0%p 증가했다. 감사 또는 감사위원이 해당 회사에 6년 넘게 재직 중인 기업의 비중(26.2%) 역시 1년 새 2.0%p 늘었다. 사외이사 전원이 모든 이사회 안건에 찬성한 기업의 비율은 95.3%였다. 서스틴베스트는 “경영진을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가 사실상 ‘거수기’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고 짚었다.

세계 주요국들이 ESG 공시의 의무화를 도입하고 있으며, 한국 금융당국 역시 당초 일정을 연기하긴 했지만 공시 의무화는 추진 중인 상황이다. 소비자와 투자자 모두 ESG에 주목하고 있는데, 기업들이 시장의 움직임을 따라가지도 못해 뒤쳐져서는 곤란하다. 적극적인 대응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성과를 높이는 ESG 경영이 필요한 때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