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음악 복합예술로 대표 문화유산 여행

프린트

라운지 ㅣ 가족여행 영상·음악 복합예술로 대표 문화유산 여행 군산에서 제주까지… 8개 도시, ‘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기사입력2025-08-08 14:0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문화재는 낮에만 보는 것이라는 편견을 깨는 야간 여행이 시작된다. 문화재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은 8월부터 11월까지, 이 전국 8개 도시에서 선보이는 ‘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국가유산에 미디어아트 기술을 입혀, 전통과 첨단 기술이 어우러진 이색 문화체험 행사다. 단순한 야경 조명을 넘어서, 영상·음악·인터랙션 기술이 동원된 복합예술 연출은 지역별로 다른 테마와 감성을 담아내며 각 도시의 고유한 이야기를 빛으로 풀어낸다.

2025년 국가유산 미디어아트는 ▲군산(구 군산 세관 본관) ▲진주(진주성) ▲고령(지산동 고분군) ▲제주(제주목 관아) ▲철원(철원 노동당사) ▲통영(삼도수군통제영) ▲양산(통도사) ▲경주(대릉원)까지 전국 8개 지역에서 개최된다.

가장 먼저 문을 여는 곳은 군산이다. 일제강점기 건축물로 잘 알려진 군산세관과 조선은행,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일대가 배경이다. ‘군산의 빛, 꽃으로 물들다’라는 주제 아래, 손녀 ‘새별’과 할아버지의 시간여행을 모티브로 한 15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특히 조선은행 창문을 활용한 ‘백년의 군산’은 오래된 건물의 외벽을 타고 흐르는 군산 사람들의 이야기를 빛으로 표현해 큰 기대를 모은다.

통영 삼도수군통제영 미디어아트 <사진=문화재청>

진주에서는 진주성을 무대로 ‘법고창신, 진주성도’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8월 중순부터 행사가 열린다. 진주대첩의 기억이 남은 이곳에서 개막작 ‘진주성, 모두가 꽃이다’가 미디어파사드 형식으로 상영되며, 북을 치면 수로를 따라 빛이 확산되는 ‘영광의 만개’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몰입형 체험으로 눈길을 끈다.

9월 중순부터는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 ‘대가야, 열두 개의 별’이 펼쳐진다. 고대국가 대가야의 신화와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행사는 고분군의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리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대가야의 기억’, ‘6개의 방울’ 같은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고령의 역사적 정체성이 조명된다.

9월 말부터는 제주에서도 불이 켜진다. 제주목 관아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펠롱펠롱 빛 모드락’은 제주의 생태와 공동체 문화를 조명한다. ‘탐라순력도’를 바탕으로 말, 바람, 귤꽃 같은 제주의 상징 요소를 빛으로 형상화해 관람객에게 색다른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같은 시기 강원도 철원에서는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노동당사를 배경으로 ‘모을동빛: 걷히는 구름, 비추는 평화’가 열린다. ‘철원에서 철원으로’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평화를 향한 미래가 웅장하고 감각적인 미디어아트로 펼쳐진다. 건축물의 상흔과 조명이 만들어내는 강렬한 대비는 관람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통영에서는 삼도수군통제영에서 ‘통제영, 평화의 빛’이라는 이름으로 10여 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특히 ‘은하수가 내리는 평화’는 세병관 하늘 위에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은하수를 감상할 수 있어 높은 몰입감을 자랑한다. 조선 수군의 300년 역사를 바다의 도시 통영에서 다시 마주하는 경험이 될 것이다.

10월에는 양산 통도사에서도 빛의 연출이 시작된다. ‘산문의 빛, 마음의 정원에서 인연을 만나다’라는 주제는 천년 고찰 통도사의 깊은 철학을 담고 있다. ‘인연’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미디어아트는 관람객이 각자의 삶을 되돌아보는 명상적 경험을 제공한다.

그리고 10월의 마지막 무렵, 경주의 대릉원에서 ‘대릉원 몽화: 왕릉, 천년의 시간을 열다’가 대미를 장식한다. 신라 왕릉이 밀집된 대릉원은 가을의 낙엽과 함께 영상과 조명이 어우러져, 신비로운 야경 속에서 천년의 시간을 감상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