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합업종 재지정, 8월부터 본격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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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적합업종 적합업종 재지정, 8월부터 본격 진행 동반성장위, 국내 역차별 등 적합업종 논란 해명

기사입력2014-03-14 06:01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동반성장위원회가 적합업종 재지정을 8월부터 시작한다고 12일 발표했다. 지난 2월 대기업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4 동반성장 설명회에서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힌 바 있다. 사진은 2월4일 2014 동반성장 설명회에서 발언중인 김종국 동반성장위 사무총장 ©중기이코노미

올해로 권고기간이 만료되는 82개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대한 재지정이 오는 8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동반성장위원회는 12일 중소기업 적합업종의 재지정 일정에 대해 “금년 8월부터 관련단체의 신청을 받아 대·중소기업간 자율합의에 의해 지정필요성이 있고 부작용이 없는 경우에만 재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권고기간이 만료되는 적합업종 품목은 모두 82개다. 이중 세탁비누 등 14개는 9월에 권고기간이 만료되며, 두부 등 23개는 11월, 단무지 등 44개는 12월에 만료된다. 아연분말은 내년 2월 권고가 만료된다.

동반성장위는 재지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해 시장경제연구원과 중소기업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적합업종 재지정 여부는 사업을 철수한 대기업과 적합업종 지정의 수혜를 입은 중소기업 모두에게 초유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동반성장위는 적합업종 재지정 여부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혀왔다. 지난 2월 대기업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4년도 동반성장 사업설명회’에서도 “재지정을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추진하겠다”면서도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 국내 대기업이 사업철수한 자리를 외국기업들이 차지했다며 적합업종 지정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를 지속적으로 해오자, “적합업종에 대한 오해와 사실”을 밝히면서 향후 재지정 일정도 언급한 것이다.

국내 대기업 역차별 주장 적극 반박

동반성장위는 적합업종이 국내 대기업을 역차별하고 있다는 최근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거나 오해가 있다고 반박했다.

우선 적합업종은 국내에서 사업하는 모든 기업에 적용되고 있으며, 외국계기업까지 포함해 권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적합업종 권고에 따라 사업철수나 확장자제 등의 대상에 포함된 외국계기업은 음식점업의 놀부NBG와 아웃백코리아, 재생타이어의 미쉐린, LED의 GE라이팅스·오스람·필립스 등이다. 가스충전업 역시 린데코리아 등 4개업체가 포함됐다.

또 외국계기업의 국내시장 잠식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일부 언론들은 LED등(燈)시장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필립스 등 외국계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60%에 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2013년 국내 LED 시장 규모 및 외국계 점유율 현황

<자료=동반성장위원회>

동반성장위에 따르면 외국계 기업의 60% 점유율은 백열전구·형광등을 포함한 가정용 조명등 민수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지칭하는 것이며, 적합업종 지정에 따라 대·중견기업이 철수한 시장은 관수시장이다. 민수시장에서 대기업은 벌브형 LED·MR·PAR를 생산하고 있으며 중견기업은 전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관수와 민수를 합친 전체 LED등 시장에서 외국계기업의 점유율은 5%에 불과하다.

음식점업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동반성장위는 주장했다. 한 언론사는 음식점업의 적합업종 지정 이후 가츠라 등 일본계 외식업체가 국내 매장을 급격히 확대해 골목상권 잠식이 우려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동반성장위는 지난 2월 현재 일본계 외식업은 총 40개 업체 89개 점포가 한국에 들어와 있으며, 지난해 6월 적합업종 지정 이후 국내에 진출한 4개 기업은 중소기업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심지어 일부 기사에 예시로 나온 일본 외식브랜드는 국내기업이 운영하고 있음에도 일본계 외국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오해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샤보텐, 코코이찌방야, 만텐보시, 잇푸도, 모스버거, 호토모토 등은 모두 일본 브랜드지만 국내기업이 운영하고 있다.

심지어 적합업종 제도를 비판하는 기사에 적합업종에 지정되지 않은 업종에서 발생한 사안이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김해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외국계인 듀프리토마스줄리코리아가 따내면서 뜨거운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면세점은 적합업종으로 지정되지 않았고, 관세청에서 국내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 듀프리토마스줄리코리아는 국내에서 중견기업 인증을 받아 면세점 입찰에 참여했는데, 관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현재는 외국계회사의 계열사가 중견기업으로 인증받을 수 없게 됐다.

공공기관 급식사업 역시 기재부가 정한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에 의해 국내 대기업의 참여가 제한된 경우다. 적합업종 제도와 무관하데도 적합업종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에 등장하면서 혼란을 초래해왔다.

전경련 “보이지 않는 규제” vs 중기계 “추가지정 필요” 대립 거세

동반성장위는 “적합업종은 초법적 조치가 아니라 법률에 근거한 민간 자율합의로 운영하는 제도”라고 강조하며 헌법과 대·중소기업 상생법을 근거로 들기도 했다. 적합업종 지정이 과거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와 달리 법으로 항목과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2월말 ‘보이지 않는 규제가 더 무섭다’ 제하의 보도자료에서 “대기업의 시장진입 제한, 법적 근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적합업종은 ‘민간합의’를 바탕으로 시행되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와 정부는 자율제도이기 때문에 법적 구속력이 없는 단순 권고라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지키지 않을 수 없다”며 적합업종 지정 제도를 규제의 일종으로 보고 등록해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전경련이 ‘보이지 않는 규제’라고 보는 적합업종 제도에 대해 중소기업계는 오히려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3일 전국 유통상인연합회, 전국문구점살리기연합회, 한국계란유통협회 등 7개 중소기업·소상공인 단체는 공동성명을 통해 “적합업종 제도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합리적인 역할 분담과 민간합의를 바탕으로 지난 3년간 100여개의 업종이 지정되어 중소상공인들에게 큰 희망이 되었음”을 강조했다. 이들은 “대기업이 창고형 매장, 상품공급점 등의 방법으로 도매시장에 진출하고 있고 식자재도매업 등 전통적인 소상공인 업종에 진출해 영세 도매업자의 생계를 빼앗고 있어도 도매업분야의 적합업종 지정은 전혀 진전이 없다”며 도매업을 적합업종으로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