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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곳곳서 물 사정 열악…관정사업 유망

오지탐험 식수해결용 상품이 출시되기도…아프리카의 물 시장㊤ 

기사입력2016-11-23 13:13
김용빈 객원 기자 (kimcarlos@dmi.or.kr) 다른기사보기

개발마케팅연구소 김용빈 소장, 국제개발학 박사
아프리카를 방문하는 우리 비즈니스맨들에게 아프리카의 첫 인상을 물어보면, 십중팔구 우리 예전 모습과 똑같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 시절에는 뭐가 잘 팔렸는지 옛 기억을 되살려 그 당시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면 되겠다고 지레 짐작한다. 경제에는 발전단계가 있고, 유사한 발전단계에는 유사한 물건이 팔린다는 요상한 평행이론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뻥튀기쮸쮸바를 가져가서 짜릿한 성공을 경험하기도 하고, 중고 가전제품을 가져가서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성공한 사람은 스스로 이 좋아서 성공했다고 믿고, 실패한 사람은 재수가 없었다고 애통해한다. 이래서는 다시 비즈니스에 성공할 수 없고, 또 실패가 되풀이 되는 것을 막을 수도 없다. 되면 되는 이유, 안되면 안되는 이유를 즉 비즈니스 로직(Business Logic)’을 알아야 한다.

 

올해 개봉한 우리 영화 시간이탈자를 보면, 1983년의 고등학교 교사인 조정석이 꿈에서 본 2015년 세계를 묘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2015년에는 사람들이 제각기 전화기를 들고 다닌다는 얘기를 하니, 여고생들이 무거운 전화기를 어떻게 들고 다니냐며 낄낄거린다. 이어 2015년에는 사람들이 플라스틱 병에 든 물을 슈퍼마켓에서 사 먹는다는 말을 듣자, “에이 말도 안된다면서 아예 밖으로 나가버린다. 그때 물은 흔한 자원이었으니,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얘기였을 것이다.

 

그 시절을 살아온 사람들은 학교 음수대에서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물을 벌컥벌컥 마시던 기억이 생생하니까, 그보다도 못한(?) 시절을 사는 지금 아프리카 사람들은 어떻게 물을 마실지 궁금해 할 지도 모르겠다. 혹시 어느 강변에서 빨래도 하고 식수도 한번에 해결하는 험악한 장면을 상상하지 않을까?

 

민주콩고의 어느 강변에서 사람들이 마시는 것을 포함해 물로 하는 모든 일을 동시에 해결하고 있다.<사진=위키피디아>

 

지방 곳곳 물 사정 열악우물 만드는 사업 유망

 

그러한 상황이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일반적이지는 않다. 아프리카를 얘기하면서 늘 거론하지만, 남한의 330배 면적에 54개국이 있는 대륙이 아프리카다. 아프리카에서 일반적으로적용되는 기준은 별로 없다. 물 시장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나온 유명한 상품이 라이프스트로’(LifeStraw)다. 물을 정화해 마실수 있도록 한 빨대 형태의 제품이다. 아이를 안고 라이프스트로를 이용해 강물을 마시고 있는 ‘더 서바이벌 아웃포스트에 실린 사진은 유명하다. 스트로 하나 빼고는 아무 것도 필요없이 흐르는 강물을 직접 빨아들여 마신다. 얼핏 대단한 혁신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대단히 부자연스러운 장면이다.

 

프랑스가 식민지배를 한 세네갈의 고레(Gorée) 섬에 남긴 상수도 시설이다. 대도시에서도 도심지를 벗어나면 이 이상의 시설이 거의 없다.<사진=개발마케팅연구소>
그 어떤 사람도 일상적으로 강으로 가 그 물을 직접 마시지 않는다. 아이까지 안고 들어가서 마시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바꿔말해 우리 일상생활에서 가정용 정수기에 직접 입을 대고 물을 마시는 것을 생각해 보자. 라이프스트로는 그 경우보다 훨씬 적게 쓰일 수 밖에 없다. 물은 직접 마시기도 하지만, 조리용으로도 많이 쓴다. 전쟁 피난민 같은 긴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실생활에 적용하기는 어려운 기술이다. 라이프스트로는 원래 오지 탐험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임시식수 해결책이다. 이것을 식수가 부족한 아프리카에 가서 적용해 본 것이다.

 

제품출시 이후 이러한 비판이 나오자, 라이프스트로는 용량이 큰 가정용 및 마을용 정수기를 출시했다. 그러나 휴대용 제품에 대한 열광적 반응에 비하면, 그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물 문제는 적정기술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문제로, 경쟁력 있는 기술과 제품이 많이 나와 있다.

 

결국 라이프스트로는 휴대용 정수기라는 아이디어의 기발함을 인정받았을 뿐, 정작 고객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는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언론에 대대적으로 노출되고, 탐스 슈즈(Toms Shoes)와 같이 ‘1+1’ 판촉행사를 진행해 아웃도어용 제품의 매출은 다소 신장됐을 것이다.

 

그래서 상수도망이 없는 대부분의 아프리카 지방에서는 우물을 만드는 일이 큰 사업이다. 우리나라 연예인들이 아프리카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우물을 파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실제로 관정(管井) 비즈니스는 아직도 매우 유망한 현지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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