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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왕된 이는 백성들에게 항산(恒産)을 제공해야

‘일정한 일자리’를 제공 못하면, 백성들의 항심(恒心)을 보존할 수 없다 

기사입력2018-11-30 15:08
문승용 객원 기자 (msy9769@nate.com) 다른기사보기

문승용 박사(중국 문학,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원)
맹자는 어린 시절 홀어머니와 함께 공동묘지, 시장, 서당 부근을 떠돌면서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았다. 공자가 나이 세살 때 연로한 아버지가 죽고 17세 되던 해에 어머니마저 사망하자, 생계를 위해 창고지기와 목동 일을 하며 어렵게 살았던 것에 비하면 맹자의 사정은 좀 괜찮은 편이다. 홀어머니의 뒷바라지를 받으며 서당에도 다니고, 큰 도시로 유학가 공부도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맹자도 어쨌든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랐지만, 그의 사상을 한 마디로 말하면 돈[利]을 추구하기보다는 사랑[仁]과 정의[義]의 실천이다. 그의 책 『맹자』의 첫 장인 「양혜왕(梁惠王)」편 첫 구절에서 양혜왕과 대화하는 장면에는 맹자의 사상이 명료하게 나타난다.

 

당시 절대 왕권을 행사하던 왕들 앞에서도 맹자는 사랑과 정의를 부르짖고 백성들에게는 일정한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사진=문승용 박사>
맹자는 제자들과 함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신의 정치 이상을 유세하고 있었다. 나라 다스리는 조언을 듣고자 했던 양혜왕이 맹자에게 “어르신께서 천리 길을 멀다고 여기지 않으시고 예까지 오셨으니, 앞으로 우리나라에 이익 되는 일이 있겠습니까?(王曰叟不遠千里而來, 亦將有以利吾國乎?)”라고 물었다. 이에 맹자는 “왕께서는 어째서 꼭 이익되는 것만을 말씀하십니까? 역시 인의(仁義)가 있을 따름입니다.(王何必曰利, 亦有仁義而已矣.)”라고 말했다.

 

왕이 나라에 이익이 되는 일에만 관심을 가지면, 높은 관리나 선비로부터 일반 백성들까지 모두 돈 버는 일에만 몰두해 이익을 다투고, 온 나라가 끝내는 위태로워진다. 임금은 모름지기 이익보다는 인의(仁義)가 가득한 나라를 만드는 정책에 힘써야 한다는게 맹자의 가르침이었다.

 

왕이 어떻게 하면 나라에 이익이 되겠냐고 물은 것은 부국강병을 이뤄 이웃 나라와의 싸움에서 승리해, 좀 큰 영토와 많은 백성을 가지고 싶은 사사로운 욕심 때문이다.

 

맹자가 살았던 전국시대(戰國時代)는 그야말로 약육강식의 논리가 판을 치던 전란의 시대였다. 해서 각 나라의 제후왕들이 맹자와 같은 선생들에게 듣고 싶었던 말씀은, 어떻게 하면 나라를 부유하게 하고 군대를 강성하게 해 이웃 나라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묘책이었다.

 

시대가 그러하니 각 나라의 제후왕들은 오로지 부국강병의 방책을 일러줄 선생을 찾는 데에 혈안이 돼 있었다. 그런 제후왕들의 면전에 대고, 맹자는 왕이라면 이익이 아니라 오로지 사랑과 정의의 정책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국강병에 매달리는 것은 진정 왕다운 자세가 아니라고, 맹자에게 면박을 당한 양혜왕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아무리 맹자가 당시 유력한 여러 선생들 가운데 한사람으로, 제자들을 이끌고 가는 곳마다 왕들에게 대접을 받으며 다니고 있더라도, 양혜왕은 그래도 왕이라는 타이틀을 가졌다. 그런데도 왕의 뜻에 어긋나는 말을 당차게 했다는 사실에서 맹자가 가진 용기와 함께 사랑과 정의에 대한 굳은 신념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지만 맹자 역시 백성들이 먹고 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역설했다. 맹자는 「양혜왕」 편에서 “백성들에게 일정한 직업이 없으면 그 때문에 항상된 마음이 없게 됩니다. 만일 항상된 마음이 없게 되면 방탕하고 사치스러운 것을 하지 않음이 없게 될 뿐입니다. 죄에 빠진 다음에 쫒아가서 이들을 형벌로 다스린다면, 이것은 백성들을 그물질하는 것입니다.(若民則無恒産, 因無恒心, 苟無恒心, 放辟邪侈, 無不爲已. 及陷於罪, 然後從而刑之, 是罔民也.)”라고 했다.

 

왕다운 정치를 위해서는 반드시 의로움을 근간으로 해야 하지만, 백성들에겐 먹고사는 것이야말로 그 어느 것에 비할데 없는 최상의 목표임을 맹자도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맹자는 진정 임금 된 이라고 한다면 마땅히 백성들에게 항산(恒産) 즉 ‘일정한 일자리’를 마련해 주라고 했다. 그래야만 사람으로서 항상 지녀야 할 ‘항상된 마음’인 항심(恒心)을 보존할 수 있다고 했다. 항심이란 인간이 다른 짐승들과 다를 수 있는 인간의 착한 본성을 말한다.

 

맹자의 사당에는 성인(聖人) 공자의 뒤를 잇는 존재하는 뜻에서 아성(亞聖)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사진=문승용 박사>
맹자는 인간이 착한 본성을 타고났다고 했다. 또 그것을 그냥 방치해 두면 곧 잃거나 잊어버리게 되니, 늘 힘써 닦음으로써 그러한 착한 마음을 보존하고 확충해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사람이 먹지 않고서는 그러한 착한 마음을 지켜낼 수 없음을 맹자 또한 알았다.

 

“사흘 굶어 도둑질 아니 할 놈 없다”는 우리 속담과 같이 백성들이 일정한 직업이 없으면, 어떻게든 살기 위해 나쁜 짓이라도 하기 마련이다. 그때 포졸들이 쫓아가서 그를 잡아들여 처벌하는 것은 결국 왕이 백성을 ‘그물질’해 잡아들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게 맹자의 생각이다.

 

이번 정부가 출범할 때만 해도 절대적인 지지를 보였던 20대 청년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요즘 들어 지지층에서 이탈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그렇게 된 주요 원인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해 장래에 대한 불안감이 날로 커지기 때문이라 한다.

 

왕다운 왕이라면 당시 백성들에게 일정한 일자리로서 ‘항산’을 마련해 줘야 백성들이 먹고 살 수 있다. 그래야만 인간으로서 본디 가지고 있는 착한 심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맹자의 말을 오늘날의 위정자들도 거듭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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