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영세 식품산업, 농업과의 융합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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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적합업종 “외식업·영세 식품산업, 농업과의 융합이 길” 농업인·기업인 상생…원료조달, 가공, R&D, 판매 연대해야

기사입력2014-05-27 00:00

“먹는 장사가 남는 장사”라는 과거 인식이 아직 자리잡고 있어서인지, 은퇴 연령층의 외식산업 창업은 여전히 꼬리를 물고 있다. 그러나 매출규모와 종사자수를 보면 거대시장임이 분명하지만, 높은 폐업률로 인해 식품산업의 영세화도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실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국의 식품산업 규모는 2012년 기준으로 총 152조원에 달한다. 식품제조업은 75조원, 외식산업은 77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식품산업 종사자는 193만2000명 수준이다. 이 중 제조업 종사자는 17만9000명, 외식산업은 175만300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시장규모를 보면 발전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한국 식품산업의 경쟁력은 취약하다고 농식품부는 보고 있다. 창업과 폐업이 빈번하고 생존율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식품제조업의 창업은 2010년 7720건에서 2011년 7217건, 2010년 6651건으로 다소 줄어들고 있지만, 폐업건수는 2010년 5641건에서 2011년 5685건, 2012년 5943건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외식업의 경우 창업은 2009년 2만9836건에서 2010년 5만6192건, 2011년 6만1155건으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폐업건수 역시 2009년 2만9939건에서 2010년 4만7933건, 2011년 5만7445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창업과 폐업이 빈번하다보니 외식업 창업 후 5년 이내 생존율은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생존율이 저조한 이유는 영세기업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식품제조업체의 규모를 보면 종사자 수 10명 미만 영세업체가 전체의 91.7%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300명 이상 기업은 0.1%, 100명 이상 300명 미만 업체는 전체의 0.6%에 불과하다.

농식품부는 지난 20일 서울 양재동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본사에서 ‘지역 중소식품·외식기업 육성을 위한 식품정책 설명회 및 현장컨설팅’을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정부는 식품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지역의 유망 중소식품기업을 육성하고, 기자재 등 식품연관산업 활성화와 수출시장 개척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농업과 식품가공업의 융합에 무게가 실렸다. 지난 20일 농식품부가 개최한 ‘지역 중소식품·외식기업 육성을 위한 식품정책 설명회 및 현장컨설팅’에서 백대화 중소기업청 벤처정책연구관은 농공상 융합형 중소기업 육성, 농산물 소규모 창업 활성화, 농산업 벤처기업 육성 등을 소개했다.

농식품부와 중소기업청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농공상 융합형 중소기업 육성은 융합기업 300개를 선정해 핵심기업군으로 키우는 게 목표다. 농공상 융합형 중소기업은 농업인과 기업인이 유기적으로 원료조달과 가공, R&D 등을 연대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농업인과 기업이 공동출자해 설립하는 공동출자형은 물론, 농업인과 중소기업이 원료조달과 판매를 협력하는 전략형 제휴형, 농업인이 제조가공 등을 직접 경영하는 농어업인 경영형 등이 있다.

농식품부는 융합형 중소기업에 대해 HACCP 등 각종 인증획득, 경영전략과 마케팅 전략수립 등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농산업 벤처기업은 벤처기업의 ICT융합기술을 농업과 접목해 벤처기업의 육성과 농가 수익확대를 함께 도모하는 방안이다. 농촌벤처가 식물공장 자동화 및 생산된 농산물의 유통 등을 담당하고 농가는 식물재배와 생산에 전념하는 모델이다.

올 8월 개최 예정인 ‘6차산업화 경진대회’ 역시 농업과 식품가공업의 융합 기조가 반영된 사업이다. 6차산업은 1차산업인 농업과 2차산업인 제조업, 3차산업인 서비스업이 복합된 산업을 의미한다.

정부는 농촌지역 일자리 창출과 농업 부가가치 제고에 기여하는 6차산업화 성공모델을 발굴, 전파해 농업인의 6차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6차산업 우수모델을 선정하는 경진대회를 지난해 처음으로 개최한 바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제1회 경진대회에서 입상한 10건의 경영성과를 조사한 결과 우수사례로 선정된 이후 2012년에 비해 평균 매출액이 51%, 일자리는 42%의 증가세를 보이는 등 크게 신장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대상을 수상한 참샘골 호박농원은 맷돌호박을 죽, 음료 등으로 제조·가공해 지역 고령농가 소득작목으로 발굴한 업체다. 농업과 식품가공업이 융합한 사례로, 우수 사례에 선정된 후 매출액은 60%, 일자리는 29%가 증가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금상을 수상한 광제산 영농조합법인은 감, 매실가공품을 생산하면서 체험활동을 함께 운영하는 업체다. 우수 사례 선정 이후 매출액은 31%, 방문객은 23%가 증가했다.

외식산업에서 역시 농업과의 융합을 지원하고 있다. 농업과 외식을 연계한 우수외식업지구를 육성하고, 전통음식 체험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는 등 음식관광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배호열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과장은 “전체 농산물의 60%가 가공을 거쳐 유통되고 있다”며 농업과 식품산업의 융합 지원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국내 식품·외식산업은 지나치게 가격경쟁 위주로 간 결과 가격이 하향평준화됐다”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식품·외식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품질과 가격이 차별화될 필요가 있다고”고 제언했다.